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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rism] 기업평판 전환? 프레임 차별화 시도해봐라
기사입력 2018.01.05 0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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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의 평판경영

`정치는 프레임.`
`정치인의 스피치는 프레임 싸움.`
특히 선거 때가 되면 정당 간, 후보자 사이에서 프레임(Frame) 싸움이 치열하다. 자신에게는 유리하고 상대에게는 불리한 프레임을 만들어 공격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공격한 프레임을 잘 뒤집으면 강력한 역공이 되기도 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프레임 전환`에 능숙했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그의 장인이 좌익 활동 죄로 18년 복역 중에 세상을 떠났고 이는 판사 임용 때도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경쟁자들이 공격해왔다. 그러자 당시 노무현 후보는 "제 장인은 좌익 활동을 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뭐가 잘못됐습니까. 그러면 제가 이런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고 맞받아쳤다. 경쟁자들은 친북 활동을 했던 장인의 행적을 토대로 색깔론 프레임을 씌우려고 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는 이를 `인간적 도리, 인륜, 사랑`이란 프레임으로 뒤집고 전세를 뒤집었다. 이는 프레임에 대한 이해가 정치인의 평판 관리에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프레임은 어떤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프레임은 세상을 특정한 방향으로 보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기준틀이 되기도 한다.

선진국의 현격한 장기 기증률 차이도 프레임으로 설명된다. 에릭 존슨과 대니얼 골드스타인은 2003년 `Do Defaults Save Lives?`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 연구자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장기 기증률이 99.9%가 넘는 반면, 덴마크는 4%, 독일은 12%, 영국은 17%에 불과한 현실을 이상하게 여기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교통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장기 기증 여부를 물은 것이다. 그 결과 문화적으로 유사한 유럽 국가 사이에서 장기를 기증할 의향은 비슷하더라도 기증 양식(Form)에 따라 그 비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밝혀냈다. 즉 장기 기증률이 높은 나라는 기증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그 의사를 직접 표기해야 하는 옵트아웃(opt out·선택적 거부) 양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별도로 표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장기 기증 의사가 있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장기 기증률이 낮은 국가는 옵트인(opt in·선택적 동의) 양식을 쓰고 있던 만큼 장기 기증을 하고 싶다면 신청 양식에서 직접 표기를 해야 했다. 따라서 장기 기증률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신청서 양식을 바꾸면 된다. 본인이 신청서에서 별도로 표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고 간주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프레임을 전환해 평판 뒤집기에 성공한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자동차다. 1986년 엑셀 모델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는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고전했다. `고장이 많고 성능이 좋지 않다`는 오명을 얻어 소비자의 뇌리에는 `현대차=Lemon(싸구려 차)`이란 등식이 있었다. 꾸준히 품질과 성능을 개선한 현대차는 1998년 미국에 내놓는 모든 신형차를 대상으로 `10년간 10만마일 무상수리 보증`을 내걸었다. 당시 자동차업계의 평균 무상수리 보증기간 3년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한 수였다. 미국 신문들은 이 소식을 경제면 톱기사로 보도했다. 현대차는 이 캠페인으로 `열악한 품질`이라는 프레임에서 빠져나와 `최장, 최고의 무상수리 보증`이란 프레임을 선점했다. 그 후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대수를 끌어올려 2012년 미국에서 70만대를 팔았다. 이처럼 프레임을 바꿈으로써 기업 브랜드나 기업 평판까지 바꿀 수 있다.

프레임은 개인 평판 관리 때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경력직으로 전직할 때의 면접을 생각해 보자. 성격이 급하고 참지 못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성격을 프레임을 바꿔서 소개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저는 진취적이고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과 맡겨진 과제를 이른 시일 내에 독하게 해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평소에 일을 미루다가 번번히 마감시간을 넘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은 프레임을 택할 수도 있다. "저는 침착하고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고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하는 심사숙고하는 편이라 윗사람이 믿고 일을 맡긴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선택하거나 바꾸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남들이 자신에게 적용하는 좋지 않은 프레임을 바꾸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회사 내에서 사람이 좋아서 여기저기 불려 가서 술을 많이 마시고 체중 관리를 못해 과도한 비만이라는 수군거림이 있는 경우다. 이럴 때는 헬스클럽이나 스포츠센터의 런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거나 크로스핏을 하고 있는 사진을 본인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판 관리를 위해서는 프레임을 이해하고 남들과 다른 프레임으로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김대영 매일경제 금융부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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