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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rism] 벤치마킹과 베끼기는 다르다…제2의 `방탄` 어려운 이유
기사입력 2018.01.26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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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16년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K팝(K-Pop)을 주제로 기고를 한 바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業)의 게임 규칙을 바꿔 `스타는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란 명제를 정립한 K팝을 비즈니스 모델 혁신 사례로 봐야 한다는 것이 글의 요지였다. 일례로 방탄소년단이 작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와 올해 ABC 신년 특집 방송에 출연한 것은 미국 내에서도 뉴스거리였다. 필자가 강의하는 MBA 수업에서도 K팝을 주제로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데, 해마다 K팝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을 체감한다.

K팝 인기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는 K팝과 유사하게 스타를 육성하는 카피캣들이 나타났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BGA(Boys Generally Asian)라는 K팝 패러디 그룹이 활동한다. 이들은 K팝 그룹과 아주 유사하지만,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성공 사례를 찾기는 힘들다.

전문가들은 K팝 역시 성공적 벤치마킹의 사례로 보기도 한다. 대중음악 평론가 신현준 성공회대 교수는 K팝은 "미국 팝을 모방하는 것의 연속" "매력적 요소만을 추출한 패키지"라고 평가했다. 물론 K팝은 맹목적 모방의 산물은 아니다. K팝은 단순히 히트곡을 카피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 시장에 최적화된 것을 출시한다.

K팝과 후발 주자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벤치마킹은 큰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을 것 같은 전략임에도 불구하고, 그 성공 사례를 찾기는 의외로 쉽지 않다. 벤치마킹이 성공하기 어려운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기업들은 성공 기업만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영국 워릭 경영대(Warwick Business School)의 저커 덴렐 (Jerker Denrell)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아티클에서 벤치마킹에서 흔히 나타나는 선택편향(selection bias)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가령 성공 기업이 A를 한다고 해서, A가 성공을 이끄는 요소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무리가 있다. A를 했지만 실패한 기업도 분명히 많았을 것이다. 실패 기업도 같이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벤치마킹은 선도 기업의 결과물을 표절한다는 부정적 정서가 뒤따른다. 사실 이는 벤치마킹의 의미를 오해한 것이다. 벤치마킹의 목적은 단순히 베끼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혁신으로 이르는 단서를 얻고자 함이다. 스타벅스 회장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 출장 중 커피 문화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이는 이후 스타벅스의 사업모델에 영향을 끼쳤다. 창립 45년 만인 2018년에서야 첫 스타벅스 매장이 밀라노에 문을 열었을 정도로 미국과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는 다르다. 슐츠는 단순한 모방이 아닌 다양한 분석과 시행착오를 통해 오늘날의 스타벅스를 탄생시킨 것이다. 조직 구성원들이 벤치마킹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부정적 정서를 극복할 수 있다.

셋째, 상당수의 벤치마킹이 성공의 실제 원인이 아닌 외형적 요소를 도입하는 것에 그친다.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양만큼`만 조달, 생산하는 도요타의 적기생산방식(JIT·Just in time)은 수많은 제조업체들이 벤치마킹했던 방식이다. 이들 기업에서 흔히 나타난 부작용은 부품업체들의 과다한 재고 보유였다. 자사의 재고량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위해 협력업체들은 보다 많은 부품을 준비해야 했던 것이다. 자사의 재고 지표와 같은 단순 수치에만 집중하고, 부품업체들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는 간과한 것이다.

넷째, 벤치마킹의 성공은 벤치마킹을 통해 얻은 교훈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기업 문화로의 접목에 달려 있다. 선도기업과 유사한 외형적 요소를 갖추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조직 구조, 기업 문화, 구성원의 사고 방식, 평가 및 보상 체계 등 여러 요소가 벤치마킹을 뒷받침해줘야 한다. 똑같이 해도 선도기업은 성공하지만, 후발주자는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형은 같아도 전략을 실행하는 시스템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피카소는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 했다. 천재 화가 피카소조차도 `시녀들` 등 상당수 작품을 다른 화가들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재창조했다. 성공적인 벤치마킹은 결국 혁신과 창조를 위해 거치는 과정이어야 한다.

[오원용 미국 네바다주립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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