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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rism] MUJI는 왜 호텔을 만들었나?…그 안에 `삶의 방식`을 압축해 담았다
기사입력 2018.03.16 0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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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공간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가장 설레게 한 소식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무인양품 (MUJI·무지)의 첫 번째 호텔이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에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었을 것이다. 의류부터 시작해서 가구, 각종 가정 용품까지 판매하는 라이프 스타일(Lifestyle) 브랜드를 지향하는 무지가 호텔을 짓고, 그 안에 제품을 비치해 일종의 공간 PPL(Product Placement) 형태로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무지가 그동안 공간에 대해서 보여왔던 기업 철학과 전략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그들이 왜 호텔을 지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이 가능하다. 무지는 상품 자체를 간소화해 꼭 필요한 것만 넣는다는 제품 전략으로 움직인다. 대신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에 좋은 대답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무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략 상품군을 만들기보다 인간의 라이프 스타일을 다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자칫 방대한 제품들을 다루는 느낌을 줄 수 있기에 무지가 전략적으로 힘을 쏟는 것이 `공간 마케팅(Space Marketing)`이다. 무지는 매장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려고 하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무지가 생각하는 좋은 삶입니다`라고 전하고자 노력한다.

무지 공간 마케팅의 정수는 값비싼 일본 도쿄 긴자 인근에 지은 엄청난 규모의 무지 플래그십 매장을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소비자를 맞이하는 것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다. 과일, 채소가 제각각 빛날 수 있도록 스토리를 부여하는 장치들을 마련해 두고 있다. 진열된 과일, 채소 위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과일과 채소를 기르는 농부들의 삶을 보여 준다.

단순하게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 채소와 과일은 이런 철학을 가지고 꼼꼼하게 기르는 농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삶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판매하는 채소와 과일들은 화학 비료를 쓰지 않는 방식을 고수하는 농부들로부터 직접 조달한다. 여러 공간적인 장치들을 통해 무지가 생각하는 좋은 라이프 스타일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그들이 매입하는 과일과 채소가 무지가 생각하는 좋은 식료품이라는 것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2층으로 올라가면 무지 북(Muji Books) 섹션이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무지가 생각할 때 책은 인간의 삶을 다양하게 읽어내는 도구다. 무지는 책을 통해 무지가 판매하는 다양한 제품과 공간들을 연결시켜 주려고 한다. 2층 섹션은 가구와 옷, 생활 용품을 파는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서가들이 서로 다른 공간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공간에서는 고객들이 직접 무지의 가구와 제품을 실제 자신들의 집에 배치하는 것처럼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섹션을 만들었다. 단순하게 상상하지 말고, 자유로운 공간에서 마음껏 상상을 체험하라고 고객들에게 이야기한다.

고객들이 쉬거나 식사할 수 있는 카페도 마련해 두었다. 카페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아래 식료품 섹션에서 판매되는 채소들을 갖고 만든 것이다. 카페에는 무지가 발행한 책을 통해, 카페에서 판매되는 요리들을 어떻게 집에서 할 수 있는지 레시피들을 소개한다.

무지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면 무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무지스러운 라이프`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무지가 호텔은 짓는 이유도 같다. 중국 선전에 지은 호텔에서 무지의 침대와 가구를 느끼고, 무지의 전기 포트로 커피를 내려 마신다. 무지 도서관에 가서 무지가 큐레이션(Curation)하고 발행한 책들을 본다. 식당에서 무지가 준비한 식료품들로 조리한 음식을 먹고 잠든다.
매장은 아무리 잘 꾸며도 고객을 24시간 이상 잡아두기 힘들다. 호텔이야말로 무지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이야기를 가장 오랜 시간 잘 경험하게 하는 최적의 마케팅 장소다. 이게 바로 무지가 호텔을 만든 이유일 것이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대 교수 ·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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