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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3개월이면 세상이 바뀌는 요즘…`70살` 젠하이저가 짱짱한 비결은
모바일 전환 빨랐다…3D 몰입형 오디오 기술 개발
공급망 관리 잘했다…빠르고 유연하게 트렌드 대응
기사입력 2017.12.29 0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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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오디오 명가 `젠하이저` 70년 명성 이어가는 안드레아스 젠하이저 공동 CEO

연말연시 흥겨운 모임마다 맥주는 빼놓을 수 없는 술이다. 과하게 폭탄주를 들이켜는 대신 맥주와 볼링을 함께 즐기는 `볼링펍`, 탁구대 양쪽에 맥주가 담긴 컵을 놓고 상대편 컵에 탁구공을 던져서 들어가면 상대가 술을 마시는 `비어퐁` 게임 등 편안한 분위기에서 모임을 진행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주변에 종종 보인다.

경영학에서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술게임(?)이 있다. 1960년대 제이 포레스터(Jay Forrester)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가 생산과 분배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처음 개발한 `비어 게임(beer game)`이다. 물론 실제로 맥주를 마시는 게임은 아니다.

표준적인 비어 게임은 총 4명이 참가해 각각 공장, 물류센터, 도매상, 소매상 역할을 맡는다. 각 참가자들은 게임 시작 전 일정 재고를 갖고 시작하며, 소비자가 매일 소매점에 4~8병 중 임의의 수량만큼 맥주를 주문하면 소매상은 도매상에, 도매상은 물류센터에, 물류센터는 공장 측에 필요한 맥주를 4일이 소요되는 주문·배송을 거쳐 구해야 한다.

모든 참가자의 목표는 최고 수익을 얻기 위해 적정한 재고를 항상 유지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참가자는 서로 게임 중 대화를 나누거나 주문·배송량을 공유할 수 없다. 이 게임을 진행하면 소비자의 주문이 단 한 번만 변해도 소매상, 도매상, 물류센터, 공장 등 상부 공급사슬로 올라갈수록 주문량 변화가 증폭되는 `채찍효과(bullwhip effect)`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채찍효과는 최종 소비자 수요의 작은 변동이 공급망을 타고 제조업체까지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보가 왜곡돼 발생한다. 이 때문에 공급업자는 재고비용이 늘고 고객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 생산계획에 문제가 생기고 일괄주문(batch order)으로 인해 필요 이상의 시간과 수송 비용이 발생한다. 채찍효과로 인해 모든 공급망을 최적화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정확한 시간과 장소에 제공하는 `공급망 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된다. 전 세계적으로 탁월한 SCM으로 정평이 난 기업은 일본 도요타자동차다. 주로 벤치마킹 대상인 도요타 생산방식(TPS·Toyota Production System)은 △사소한 문제도 수시로 개선하는 기업문화 `가이젠(KAIZEN)` △부품상자에 점표를 부착한 `칸반 시스템(Kanban system)`으로 달성한 무재고 `적시생산(JIT·Just In Time)` △자동화 등이 핵심이다.

TPS가 다시 MIT로 가서 나온 개념이 `린 매니지먼트(Lean Management)`다. 1990년대 경영학자 제임스 워맥 교수 등이 처음 쓴 용어로 TPS를 미국에 맞게 재구성했다. 생산에 초점을 맞춘 TPS와 달리 구매, 생산, 관리, 마케팅, 유통 등 전사적 과정에서 낭비 요소를 제거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개념이다.

1945년 설립돼 70년이 넘는 업력을 지닌 독일의 글로벌 음향기기·오디오 시스템 명가 젠하이저(Sennheiser)도 프리미엄 음향기기 업계에서 `린 매니지먼트`의 대표적 사례다. 젠하이저는 기존의 많은 프리미엄 음향기기 전문기업이 스마트폰 등장과 모바일 음원 시장의 성장으로 어려울 때 재빠른 모바일 전환과 과감한 추가 투자 및 고용에 나섰다. 그 결과 젠하이저는 모바일 음향기기부터 방송, 가상현실(VR) 게임까지 폭넓게 적용 가능한 3D 몰입형 오디오 기술 AMBEO를 개발하며 현재 직원 2800여 명이 일하고 90여 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강자가 됐다. 작년 매출만 6억8220만유로(약 8800억원)에 달한다.

젠하이저에서 `린 매니지먼트`를 총괄하는 이가 안드레아스 젠하이저(Andreas Sennheiser) 박사다. 3세 경영인인 그는 친형 다니엘 젠하이저(Daniel Sennheiser)와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지난 10월 젠하이저는 한국 프리미엄 음향기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마케팅 전문가 출신인 이동용 사장을 한국법인 대표로 영입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지난 7일 한국 사업을 챙기기 위해 방한한 젠하이저 박사를 만나 젠하이저만의 `글로벌 린 매니지먼트` 전략과 이상적인 가족경영 시스템에 관해 물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젠하이저에서 지금까지 `린 매니지먼트`와 공급망 관리총괄 등을 맡았다. 모든 회사의 고민인 공급망관리(SCM)와 `린 매니지먼트`는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가.

▷젠하이저는 `린 매니지먼트`의 원칙과 철학을 두 가지 축으로 실천하고 있다. 첫째는 신속성, 둘째는 유연성이다. 린 매니지먼트 원칙을 적용해 우리는 효율적이고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덕분에 조직 전체가 유연해진다. 둘 다 모두 중요한데 이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서 완벽한 사업계획을 세우는 일이 항상 어렵기 때문이다. 빠르고 유연해야 시장 트렌드에 잘 대응할 수 있다.

SCM은 `이상적`이거나 `바람직`한 상황은 없다. 다만 어떤 대응이 필요할 때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3개월이면 시장 상황은 바뀐다. 특히 젠하이저가 직면한 글로벌 시장은 개별 시장마다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한국 시장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발전하며 소비자도 기술에 관심이 많다. 반대로 러시아는 초기 단계 제품이 필요한 시장으로 성장이나 변화가 느리다.

그래서 한국 시장의 경우 1~3년의 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시장 트렌드가 전부 바뀌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특정 제품을 내년뿐 아니라 다음해에 팔아도 괜찮기 때문에 중장기 공급계획을 짤 수 있고 리스크도 낮다. 대신 한국 시장에서는 많은 혁신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우리는 한국 시장을 하이엔드 제품을 테스트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AMBEO 스마트헤드셋 제품은 마이크를 이어폰에 내장해 스마트폰과 쓸 수 있게 처음 개발한 신제품으로 첫 피드백을 한국에서 받았다. 이후 피드백을 수차례 거치면서 성공적인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공급망관리(SCM) 분야에서 제기되는 교과서적 문제인 `채찍효과`를 해결하는 젠하이저의 비결은?

▷채찍효과를 완전히 해결하는 비결은 따로 없다고 본다. 다만, 채찍효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전하고 싶다. 우리가 생산계획을 장기적으로 짤수록 채찍효과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것을 계획하지 말고 빠르게 움직여라.

내가 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 수행했던 `비어 게임`에서는 생산계획을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더 좋은 성과를 냈다. `무경험이 비밀`일 정도로 아이러니한 결과인데 그럼에도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속도다. SCM은 결국 신속성에 관한 문제다.

―도요타가 실천해 세계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된 `도요타 생산방식(TPS)`처럼 젠하이저만의 생산방식이나 공급관리 기법이 있는가?

▷1990년대 서구 경영학계에 만연했던 오해 가운데 하나가 도요타 생산방식이다. 당시 많은 미국, 유럽 회사들은 왜 도요타가 TPS를 채택했는지 생각하기보다 그저 도요타가 하는 방식을 모방이나 벤치마킹하려고 했다.

내가 볼 때 린 매니지먼트든 TPS든 재고 최적화 같은 특정한 목표를 수행하는 방법론이라기보다 기업문화라고 본다. 기업의 모든 생산 과정은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며 실제로 그렇게 고객이 느낀다면 성공한 것이다. 공급관리용 엑셀에 무언가를 타이핑하는 일 자체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린 매니지먼트는 결국 마인드셋(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고객이 무엇을 위해 값을 지불하려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어떤 생산 과정, 프로세스에서 고객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폐기해야 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개선을 위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린 매니지먼트는 결국 최적화를 위한 특정 기법이 아니라 현상 유지로부터 나아가 끊임없는 개선활동을 하기 위한 고객가치 창출 노력이다. 물론 마인드셋을 현실화하기 위해서 모든 방법론이나 각종 기법도 필요하다. 그러나 마인드셋에 관한 이해가 없는 한 경영기법만으론 기업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1990년대 앞다퉈서 린 매니지먼트를 도입했던 델, GM, 포드, 월마트 등의 실적을 보면 명암이 갈린다. 린 매니지먼트가 마인드셋이라면 젠하이저의 린 매니지먼트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가?

▷사견이지만 모토롤라나 노키아에 비해 삼성이나 애플 같은 회사가 다른 이유는 그들이 현상 유지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스스로 `재발명(reinvent)`하는 회사,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해 줄 수 있는지 모든 것에 끊임없이 질문하는 회사가 번영하게 된다.

젠하이저가 기업문화 측면에서 지닌 강점 중 하나가 현상 유지에 대해 심각한 `창의적 불만`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건 연구자 출신인 1세 젠하이저 창업주 프리츠 젠하이저 박사로부터 기인했다. 우리는 어떤 일에서 성취를 달성하더라도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존재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창의적 불만`이 젠하이저의 전통이자 기업문화다. 설령 소비자가 우리 제품에 대해 괜찮다고 말해도 우린 아직 아니라고 여긴다.

앞으로는 린 매니지먼트를 연구개발(R&D)이나 엔지니어링 부문을 넘어 일반경영, 물류, 인사관리(HR) 등 모든 분야로 확산시키려 한다. 이를 위해 지난 2년간 젠하이저도 회사 내부에서부터 많은 변화를 시도했고 지난 2개월 전부터 회사 내부조직 구조 변화도 시작했다. 보다 고객 지향적인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2014년 미국의 벤처기업가 에릭 리스가 `린 스타트업` 개념을 꺼내면서 한국에서도 모든 비즈니스에서 `린(Lean)`하게 군살을 빼는 일에 관심이 많다. 젠하이저도 `린 스타트업` 방식에 관심이 있나?

▷`린 스타트업`과 관련된 사례가 바로 AMBEO마이크 제품이다. 가상현실(VR)용 3D오디오 기술이 적용된 마이크 제품이다. 2~3년 전 미국 최대 가전박람회(CES)에서 시제품을 처음 선보였지만 당시만 해도 명확한 제품 개발 방향에 관한 아이디어가 없었다. 일단 시제품을 만들어 보여주자 구글, 페이스북, 애플에서 사람들이 와서 샘플을 달라고 했다. 샘플을 50개 한정 무료로 공급하는 대신 피드백을 부탁한 결과 9개월 뒤 소비자들과 공동개발을 거쳐 기존 단점을 해결한 VR마이크 완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지금도 젠하이저의 많은 제품들이 개발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동개발에 참여할 미래 소비자를 물색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음향기기 오디오 강자 젠하이저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모바일 무선 이어폰을 출시한 애플이나 인공지능 스피커를 선보인 아마존에 맞설 수 있을까?

▷내가 볼 때 4차 산업혁명과 `인더스트리 4.0`은 동의어에 가깝다고 본다. 모든 것이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되는 지점에서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리가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효율적으로 만들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젠하이저 역시 중장기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 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P2P(참가자 대 참가자) 거래로 직접 연결되고 중개업자가 사라질 것이다. 이것이 젠하이저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줄 것이다.

이를 위해 젠하이저는 하드웨어(HW)에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 제작 부문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처럼 향후 HW에서 수익을 내기 보단 HW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젠하이저가 여전히 프리미엄 음향기기·오디오 HW의 품질과 내구성을 개선해 다른 HW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는 것도 전략의 한 축이다.

젠하이저는 이미 수 년 전부터 항공기용 디지털 음향기기 제품 `S1`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해 소리를 분석하고 있다. 지금은 해당 사업을 하지 않지만 여전히 제품에 쓰인 핵심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

―젠하이저는 `린 매니지먼트` 외에도 70년 넘게 3세 CEO로 안정적인 가업 승계에 성공한 가족경영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젠하이저의 가족경영은 두 가지 이유에서 큰 장점이 있다. 첫째는 가족 소유에 무차입경영을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야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음 분기, 때론 연간 실적은 우리가 고객을 위해 제대로 일하고 있다면 젠하이저 가족에게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때도 있다.

우리가 신흥 시장에 진출할 때 중국은 20년 전부터, 인도는 12년 전부터 진출해 해당 국가경제와 함께 성장했다. 오너 CEO가 충분히 자격을 갖춘 사람이란 전제하에 가족경영은 시장경제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젠하이저의 가업 승계를 위한 과정은 어떤가? 젠하이저만의 엄격한 후계자 검증 방법이 있는가?

▷젠하이저엔 가족헌장(Family Charter)이 있다. 가족헌장은 경영 승계를 위한 구체적인 자격 요건뿐 아니라 정기적인 감사에 대한 것도 명시하고 있다. 나와 내 형은 각자 다른 회사에 먼저 취업해 먼저 평범한 일반인의 입장에서 경험을 쌓은 뒤 젠하이저로 들어갔다. 또한 2세 오너 경영자였던 아버지는 매년 우리 형제에 관한 감사보고서를 받아 보고 후계자로 적합한지 객관적인 시각으로 검토할 수 있다.

―한국 재벌은 적은 지분을 갖고도 대규모 기업집단을 지배해 왔다. 때론 오너 일가 내부 갈등으로 대그룹이 쪼개지기도 하고 2·3세들이 갑질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독일의 가족경영은 오너 가문의 `사고뭉치`에 대해 어떻게 제재하나?

▷독일의 가족기업은 여러 가족 주주가 있지만 모든 개별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대신 3~4명가량 풀을 만들어 대표의견을 제시하는 식의 거버넌스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가문의 수장이란 이유로 어느 한 개인 가족구성원이 모든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은 없다. 독일에서도 다른 가족구성원과 함께 일하기 싫으면 결국 회사를 쪼개는 경우에 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가족경영을 이어가는 회사는 오너 일가의 내분이나 사고뭉치 오너 2·3세의 문제를 방지하는 많은 예방책을 갖고 있다.

내가 볼 때 성공한 가족경영 기업에는 결과적으로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가족끼리 서로 질투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계산된 자아(calibrated ego)`를 갖는 것이다. 대부분의 독일 가족경영 기업들은 어느 한 오너 일가 구성원이 혼자서 영웅 행세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가족 구성원은 뒤에서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식으로 일하지 독일 주요 미디어의 1면을 장식하지 않는다.

오너 2·3세의 각종 사회적 물의에 대해서는 더 많은 사회적 권력을 가질수록 자신의 힘을 적게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왕과 독재자의 차이는 그들 모두 막강한 힘을 가졌지만 좋은 왕은 실제로 그 힘을 쓰지 않고, 독재자는 항상 권력을 남용한다는 점에 있다. 이건 바람직한 경영에도 마찬가지다.

―지속 가능한 가족경영 체제를 위한 젠하이저만의 비결은 따로 있는가?

▷젠하이저는 오너 일가의 개별 주주가 가진 의결권의 영향력이나 보유 지분 규모가 회사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우린 지분 규모 차이가 있어도 오너 일가끼리 동등한 의결권을 행사한다. 우리는 대지분을 가진 가족이 다른 가족을 억누르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결된 가족 자체를 회사의 미래 디딤돌로 보기 때문이다. 가족회의를 연 3회 별도로 진행해 모든 가족 구성원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감정적인 유대감을 갖게 만든다. 가족회의는 가족 간에 오해를 없애고 개인적인 감정이 회사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중요하다. 나와 내 형도 서로 100% 신뢰한다. 우린 매월 1회 반드시 단둘이서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 일과 사생활 등 다양한 화제를 두고 대화한다. 난 내가 없을 때 내 형이 행한 모든 의사결정을 완전히 지지한다. 내가 형과 유일하게 공유하는 취미는 조깅뿐임에도 그렇다.

▶▶ 안드레아스 젠하이저 박사는…

1974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난 안드레아스 젠하이저(Andreas Sennheiser) 박사는 글로벌 음향기기·오디오 명가 젠하이저(Sennheiser)의 3세 경영인이다. 그의 친형인 다니엘 젠하이저(Daniel Sennheiser)와 함께 2013년 7월 공동CEO로 임명돼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스위스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Z)에서 생산경영(Management and Production)을 전공했고, 졸업 후 2004년 ETHZ에서 `공급망관리(SCM)에서의 성과지표와 벤치마킹`(Performance Indicators and Benchmarking in Supply Chain Management)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젠하이저 박사는 리히텐슈타인에 위치한 힐티AG(Hilti AG)에서 기업 물류 및 통제 관련 업무를 진행하며 경력을 쌓았다.
2007년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튀링겐으로 이주해 거주 생산 설비의 기술 매니저로 일했다. 2010년 3월부터 젠하이저에서 린 매니지먼트(Lean Management)와 전략적 공급망 설계를 담당했다. 2011년 1월부터 이사회(Executive Management Board)의 일원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도 회사의 대표로 젠하이저의 생산 설비, 물류, 구매 업무를 포함하는 공급망 관리 부서를 총괄하고 있다.

[안갑성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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