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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고민의 바다서 직원을 건져라
`사내 상담제도` 체험기·전문가 심층 인터뷰
기사입력 2017.06.16 0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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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직장인들은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빠져 있다. 우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근로시간이 가장 길다.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치열한 사내 경쟁으로 회사에서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다. 젊은 직원들은 조직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중년 직원들은 젊은 층을 이해하지 못한다. 직장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런 고충을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엉뚱하게 일터에서 터져나오고, 힘들게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쉽게 회사를 떠난다. 역설적이지만 이처럼 마음의 상처를 받은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회사의 `사내상담사`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 도입되기 시작한 사내상담 제도는 초기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는 일부 중견기업도 도입하는 등 꾸준히 확산돼 왔다. 자체적으로 운영할 여력이 되지 않는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상담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사내상담실의 존재를 모르거나 이곳의 도움을 받는 것을 거부한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팀은 사내상담 제도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기업인 현대모비스, LG상사, HS애드 등을 찾아 사내상담사 4명과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심층 인터뷰했다. 또한 사내상담을 경영학적 측면에서 살펴보기 위해 해외 상담 심리 전문가인 리 뉴먼 IE 비즈니스 스쿨 교수(현 인문과학 기술대 학장(Director of IE School of Human Science & Technology))와 캐리 쿠퍼 맨체스터 비즈니스 스쿨 교수를 인터뷰했다.

사내상담 제도를 도입한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사내상담 제도가 단순히 직원들의 복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원의 심리적 문제를 해소해주는 것은 개인의 업무 성과와 기업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든, 가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든 직원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은 회사의 기업문화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지난해 사내상담 제도를 도입한 HS애드의 인사 담당자는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회사 내 업무에도 영향을 주는 사례가 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사내상담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는 사내상담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HS애드에서 사내상담을 맡고 있는 예담 심리상담센터의 안미경 심리상담사는 "현재 대기자가 많아 상담을 받기까지 3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인 미미박스 인사담당자 역시 "상담 신청을 공지하면 하루 만에 상담 인원의 6배가 넘는 인원이 몰렸다"며 "그만큼 직원들이 심리상담을 필요로 하고 참여할 의지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미박스는 지난해 정부 지원으로 한국EAP(근로자지원프로그램)협회로부터 상담서비스를 제공받았다.

상담사들은 직원들이 상담을 통해 그간 고민해왔던 문제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지연 현대모비스 상담실장은 "100명 중 98명 정도가 상담사에게 말을 한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진 것 같다`며 고마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어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감정의 정체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훨씬 더 잘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담사들은 사내상담이 회사의 전반적인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창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상담실장은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회사에 다니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뭔지를 심층적으로 듣는 퇴직면담을 실시하고 있다"며 "조직의 체질을 바꿔보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담의 독립성만 유지할 수만 있다면 고충을 갖고 있는 직원과 회사 간 매개 창구 또는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실제로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오는 직원도 많다"고 말했다.

A사에서는 상사의 인격적 모독으로 인해 퇴사를 고민하던 젊은 직원이 상담 과정에서 조언을 얻어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다. 상담사의 조언에 따라 이 직원은 인사부에 직접 이메일을 보냈고 인사부서에서는 면담 후 이 직원을 원하는 부서로 옮겨줬다. 상담실을 통한 이와 같은 선순환적 조치는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애사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이 긍정적인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비밀보장이다. 누가 상담을 받았는지 그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른 직원은 물론 HR 부서에 절대 알려지지 않도록 칸막이가 필요하다.

이 상담실장은 "인사 부서에 막혀 있는 상담실도 있는데, 이는 상담사 윤리에 완전히 위배될뿐더러 그렇게 해서는 상담실이 유지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상담사들은 조직 구조상으로는 대부분 인사부에 속해 있지만 인사부는 물론 회사의 다른 직원들과도 거의 교류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내담자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심리상담사들은 상담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상담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찾아오지 않는 직원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김희영 한국EAP협회 상담사는 "정부와 회사에서 비용을 지불하며 제도를 마련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을 받는다는 이유로 자기가 `문제 있는 사람`으로 인식돼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연 LG상사 상담실장은 "문턱을 낮추기 위해 상담 초기 `자율신경계 테스트` `맞벌이 부부를 위한 육아정보 메일링 서비스`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많이 했다"며 "궁금해서 또는 책을 빌리러 오기도 하고, 온 김에 상담을 받고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상담실의 공간 배치와 출입 방식도 문턱 높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상담실장은 "처음에는 본사 상담실이 인사부서 바로 앞에 있었고 출입 시 신분증으로 태그(tag)도 해야 했는데 직원들이 싫어했다"며 "별다른 의도가 전혀 없었음에도 상담실 문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상담실 위치도 옮기고 태그 시스템도 없앴지만 애초부터 그런 부분을 신경썼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LG상사는 상담실이 회의실이 모여 있는 곳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이 회의실에는 모두 반투명유리를 설치해 누가 상담실에 들어가는지 절대 알 수 없다.

[박종훈 기자 / 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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