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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단돈 1000원짜리 제품도 무릎 탁 치게 디자인하라
전통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디자이너들 깜짝놀랄 신제품 매달 300개씩 내놓죠
기사입력 2017.03.17 0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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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통념을 깬 천원숍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미샤엘 헤우게 쇠렌센 CEO

사무용품, 주방용품 등 일상에서 필요한 제품을 모두 1000원에 파는 `천원숍`들은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사랑받는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 바로 `디자인`이다. 아무래도 디자인이 좋은 제품을 사고 싶다면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이런 통념에 도전한 브랜드가 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이름 높은 북유럽 디자인을 접목한 `천원숍` 콘셉트의 브랜드 스토어다. 누군가는 이곳을 `북유럽의 다이소`라고, 또 누군가는 `이케아의 천원숍 버전`이라고 부른다. 덴마크의 디자인 브랜드 스토어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Flying Tiger Copenhagen)` 얘기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은 세련되면서도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평범한 제품을 특별한 제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제품의 가격은 대부분 1000~1만원 수준이고 가장 비싼 제품도 4만원대다.

최근 매경 비즈타임스와 인터뷰한 미샤엘 헤우게 쇠렌센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소매 업계의 통념에 도전하고 싶다. 또 소비자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며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은 가격이 낮으면 상품의 질도 낮고 디자인도 별 볼 일 없다는 공식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이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건 멋진 디자인이 고객들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쇠렌센 CEO는 "우리의 매장은 쇼핑하는 사람들을 위한 놀이터"라며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을 갖춘 제품들을 탐험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의 제품으로 고객들이 평상시의 삶을 더 편리하고, 재밌게 만들었으면 한다는 것.

계절이 바뀌거나 축제나 기념일 등 특별한 날이 다가오면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은 이에 맞는 특별한 상품을 준비한다. 쇠렌센 CEO는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은 생일이나 부활절 등 특별한 날에 필요한 장식품이나 파티 소품을 살 수 있는 곳"이라며 "평소에도 그냥 좀 특이한 도구를 사고 싶을 때 찾는 곳이 우리 매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월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새로 디자인된 하트 모양의 머그잔과 쿠션 등이 출시되고, 부활절에 맞춰 양 인형과 부활절 달걀 장식 소품이 출시되는 식이다. 파티용 가면, 요정 모자와 왕관 등 아이와 어른들을 위한 파티 소품도 많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은 창업 초기부터 고객의 `행복`을 추구했다. 창업자 렌나르트 라이보시츠는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 커피와 쿠키를 나눠주고, 토요일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마술쇼를 열기도 했다. 그에게 가게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었다. 그는 가게를 고객들이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만들고자 했다.

매장 이름이 `타이거(호랑이)`가 된 데는 사연이 있다. 창업자 라이보시츠와 그의 아내는 1988년 코펜하겐 근교에 우산과 양말 등 잡화를 파는 가게 `지브라(Zebra)`를 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창업자 동생의 여자친구에게 잠시 가게를 맡겼는데, 물건의 가격을 찾지 못해 당황한 그녀가 라이보시츠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의 물음에 라이보시츠는 "그냥 모든 물건을 개당 10크로네(약 1600원)에 팔아라"고 말했고 `타이거`라는 이름은 여기서 비롯됐다. 10크로네를 뜻하는 덴마크어(tier)가 `타이거`의 덴마크어 발음(tee`-yuh)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라이보시츠는 1995년 코펜하겐에 모든 물건을 10크로네에 파는 가게 `타이거(Tiger)`를 열었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은 빠르게 성장해왔다. 2000년까지 덴마크에 38개 매장을 열었고 2010년에는 10개국 100개 매장 규모로 성장했다. 그리고 지금은 30개국 740여 개 매장을 갖춘 디자인 브랜드 스토어가 됐다. 2015년 기준 매출은 35억7200만 덴마크크로네(약 5900억원)로 전년 대비 45% 성장했고 순이익은 2억4300만크로네(약 400억원)를 기록했다.

`쿨`한 디자인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팔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은 끊임없이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매달 `신상`이 나오기 때문에 고객들이 매장을 자주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쇠렌센 CEO는 "매달 우리는 몇백 개의 신제품을 매장에 선보이고 이 중 상당수는 오로지 4~5주 동안만 매대에 진열된다"고 말했다. 제품의 재고가 다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고 그 제품을 다시 파는 일은 거의 없다. 고객들은 꼭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가 아니더라도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매장에 놀러와 새로운 제품들을 구경하고, 이것이 구매로 이어지면서 회사 매출도 덩달아 올라간다. 쇠렌센 CEO는 "이런 콘셉트는 국제적으로도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 고객들은 아직 이런 방식에 익숙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희 매장을 한번 방문해 보신다면 매장에 신제품이 또 뭐가 나왔는지 보기 위해 매장을 자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의 디자인은 모두 코펜하겐 본사의 디자인팀이 담당한다. 디자인의 질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쇠렌센 CEO는 "우리는 정말 많은 제품을 팔고 있고 지난 20년간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렇게 해온 결과 신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선보이는 데 있어 굉장히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디자인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덴마크 디자인이 이렇게 인기가 많은 이유는.

▷디자인은 아름다움이나 미학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덴마크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굉장히 기능적이고 실용적이면서도 개인주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왔다. 덴마크에는 위대한 디자인 전통이 있지만 한편으론 많은 디자이너들이 그 전통에 도전하고자 한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의 강점은 실용적인 덴마크 디자인을 저렴한 가격과 결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을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제품은 얼마나 자주 나오고 매장에 진열되는 제품은 몇 개나 되나.

▷우리는 매달 300개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매장에 진열되는 제품 수는 매장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매장에 1500~2000개의 제품을 배치하고 있다.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제품은 무엇인가.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갖추고 있다. 나는 업무상 여행을 자주 하다 보니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제품 중 여행 관련 액세서리를 많이 사용하고, 일터에서는 우리 제품을 사무용품으로 많이 쓴다. 또 우리 제품 중 특이한 것들을 가져가 가족들을 놀라게 하는 것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자랑스러운 점 중 하나는 우리가 저렴한 제품으로 국제적인 디자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2015년에는 `Tea Bird` 찻주전자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와 미국 `굿 디자인 어워드(Good Design Award)`에서 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Hi Haj`라는 이름의 물병이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Fold` 주방용품 시리즈는 `레드 닷(Red Dot)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같은 해 `버터보드와 나이프(Wooden Buttering Board with Knife)`도 올해의 굿 디자인 어워드 상을 받았는데, 이게 내가 현재 가장 좋아하는 제품이다.

2016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Hi Haj` 물병.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의 생산이나 경영 업무 중에 제3의 업체에 아웃소싱하는 부문이 있나.

▷그렇다. 우리는 현재 어떤 생산설비도 갖고 있지 않으며 우리의 모든 제품들은 외부에서 생산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소매업계의 관습에 도전하고 고객들에게 새롭고 재밌고 유용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새 매장이 들어서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매장 위치나 크기, 디자인 등의 측면에서 정해진 조건이 있는지.

▷우리 매장은 도시의 중앙광장이나 사람이 붐비는 보도, 인기가 많은 쇼핑센터 등에 들어선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만나고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곳이어야 한다. 길가의 1층 매장이나 다른 인기 있는 소매점들이 많은 곳에 주로 들어선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매장의 이상적인 조건은 판매 공간이 150~250㎡ 정도로 넓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고객들이 제품들을 마음껏 구경하고 매달 나오는 신제품을 발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 크기의 매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매장 바닥은 목재로, 벽은 하얀색으로 꾸민다. 따뜻한 조명,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에서 엄선한 매장 음악과 친절한 매장 직원들까지 매장의 모든 요소에 신경 쓰고 있다. 이런 요소들이 고객들에게 특별한 쇼핑 경험을 안겨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30여 개국에 740여 개 매장이 있다. 더 확장할 계획은 없나.

▷지금까지 우리는 급속도로 성장해 왔고 지난 몇 년 새 10곳 이상의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지금으로서는 현재 진출해 있는 시장에 집중하고 이 시장들에서 비즈니스를 확장하려고 한다. 한국에서는 2016년 9월 이후 5곳의 매장이 성공적으로 문을 열었고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게 돼서 기쁘다.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 항상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지.

▷그렇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때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지분을 50대50으로 투자한 조인트벤처 형태의 파트너십이다.

파트너를 고를 때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기 마련이지만 몇 가지 중요하게 보는 점을 꼽는다면, 먼저 우리의 관점과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인지를 본다. 우리의 모델을 이해하고 비즈니스 감각도 강해야 한다. 또 소매업 분야와 고객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 전문성을 가진 곳이어야 한다.

―현지 파트너사와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본사의 업무는 어떻게 나뉘나.

▷현지 파트너는 사업 운영과 확장에 있어서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그들이 현지 시장에 있어서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타이거 지원 센터는 파트너사들에 제품 이외에도 디자인 콘셉트와 브랜드, 물류 솔루션 등을 공급한다. 무엇보다 본사와 현지 파트너가 서로 동등한 지위에서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현지 파트너와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은 양측에 모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하고 고객들이 최고의 쇼핑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은 고객의 행복을 1순위로 꼽고 있다. 고객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회사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고객은 우리의 최우선이다. 우리는 고객을 위해 존재하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또 기발하고 장난스러운 제품으로 고객을 깜짝 놀라게 하고자 한다. 고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창업자 렌나르트 라이보시츠는 1995년 연 첫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직접 커피와 쿠키를 제공했다. 한국에서는 매장에 따라 방문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에코백 등 증정품을 드리기도 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자 하는, 이런 정신을 유지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로 우리는 매력적이고 기발한 제품들을 계속 만들어 나가야 한다. 두 번째로 우리는 고객들에게 특별한 쇼핑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우리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미소 짓게 하고 싶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고객들이 우리 매장을 더 자주 방문하게 될 거라고 본다.

―당신은 현재 임시 CEO이고 회사에서 새 CEO를 찾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는 성장에 있어서 다양한 국면을 겪기 마련인 것 같다. 자비에르 비달 전 CEO는 이러한 국면 중 한 시기에서 회사를 이끌었고 지금은 회사가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갈 때라고 본다. 새로운 국면에서는 성공의 토대를 단단하게 다지고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새 CEO는 국제적으로 소매업 분야에서 경력이 있고 글로벌 브랜드를 키운 경험이 있는 인물이 될 것이다. 또 고속 성장하는 비즈니스를 경영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다.


■ He is…

미샤엘 헤우게 쇠렌센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최고경영자(CEO)는 덴마크 의류 브랜드인 ECCO그룹에서 19년 동안 일하면서 글로벌 소매 업계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2013년부터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의 이사회 멤버로 참여했으며 2017년 CEO로 선임됐다. 인시아드(INSEAD), IMD 그리고 스탠퍼드대에서 경영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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