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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기업 국외비리 안 들킨다? 탈탈 털리는 시대 왔다
기사입력 2018.03.16 0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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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고 코스 OECD 뇌물방지 워킹그룹 의장,
에프라임 워닉 美법무부 국외부패방지법 부서 차석대표


독일 전기·전자업체 지멘스(Siemens)는 준법윤리경영을 실천하는 모범 기업으로 꼽힌다. 자사에 관련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실행하는 것은 물론 2009년부터 세계은행과 함께 청렴성(integrity)을 촉구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 세계에 지원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8 페어플레이어클럽 서밋 및 반부패서약 선포식`도 그중 하나다. 페어플레이어클럽(FPC)은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가 주최하고 글로벌경쟁력강화포럼(GCEF)이 주관한 준법윤리경영 민관 협력 포럼으로 지난 3년간 다양한 국가와 산업에 속한 기업들에 반부패 관련 법과 제도를 소개하고 역량 강화를 도왔다.

지멘스가 이처럼 준법윤리경영에 앞장서게 된 배경에는 2000년대 겪은 일련의 사건과 그로 인해 얻은 뼈저린 교훈이 있다. 당시 지멘스는 매년 수천만 달러를 뇌물 예산으로 배정하는 등 뇌물 문화가 팽배해 있었다. 결국 2006년 독일 검찰의 조사로 중국과 러시아, 그리스 등 전 세계에서 각종 사업 상 이익을 얻기 위해 거액의 뇌물을 뿌린 혐의가 드러나 약 8억달러(8500억여 원)에 달하는 벌금을 냈다. 또 미국 국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가 인정돼 2008년 미국 법무부(DOJ)와 증권거래위원회(SEC)에도 약 8억달러를 벌금으로 냈다. FCPA는 외국 기업이라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을 적용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막대한 벌금을 문 것은 물론 대표적인 뇌물 기업으로 인식되는 등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지멘스는 이후 최고위 경영진 중 80%를 교체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멘스 등 부패 범죄로 크게 처벌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많은 기업들이 준법윤리경영(compliance)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그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당장의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직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갖추지 않거나, 시스템은 있지만 업데이트된 법과 제도를 반영하는 등 실행 여부를 꾸준히 점검하지 않는 곳도 많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지난 7일 페어플레이어클럽 서밋 및 반부패서약 선포식에 기조 연설과 세션 강의를 위해 방한한 드라고 코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뇌물방지 워킹그룹 의장과 미국 법무부 FCPA 부서 차석대표를 맡고 있는 에프라임 워닉 검사에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준법윤리경영 트렌드와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코스 의장과 워닉 검사는 각각 인터뷰와 세션을 통해 각국 행정부와 사법부는 물론 기업 및 기관 등 전방위적인 차원에서 준법윤리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다면서 "기업에 실질적인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워닉 검사는 최근 FCPA 적용과 관련한 트렌드와 한국 김영란법과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간 FCPA는 국내에도 많이 알려졌지만 실무 책임자가 방한해 직접 구체적인 적용 방침을 설명한 것은 처음이다. 워닉 검사의 세션 내용은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코스 의장은 먼저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들 이익이 S&P500 기업들에 비해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준법윤리경영에 대한 투자가 헛돈을 쓰는 것이란 편견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 행정부와 사법부 역시 준법윤리경영을 잘 운영하는 기업들에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바꿔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준법윤리경영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으면 조달사업 선정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 이탈리아가 대표적이다. 코스 의장은 또 "미국의 FCPA 적용 트렌드 역시 뇌물 범죄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일뿐만 아니라 부패 범죄와 관련해 기업이 지켜야 할 미래 표준을 정립·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닉 검사 역시 세션에서 이 점을 인정했다. FCPA 위반 기업의 협조 정도와 준법윤리경영 시스템 운영 여부가 벌금액 산정과 기소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워닉 검사는 이에 대해 "벌금을 수천만 달러까지 깎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준법윤리경영 시스템을 통해 자사의 뇌물 공여 사건을 발견하고 스스로 신고하면 형사처벌하지 않는 정책을 최근 도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FCPA 부서에 그 어느때보다 많은 전담 검사가 투입되고 지난 몇 년간 FCPA 위반 기업에서 징수한 벌금액과 기소된 인원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준법윤리경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좋은 법과 제도를 갖추고 있지만 처벌과 제재 등 그 적용이 충분히 엄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스 의장은 "한국 사법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제적으로 기업이 죄를 인정하고 사법당국과 양형 등을 합의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기업은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는 사례가 많다는 질문에 대해선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다가 결국 선고받는 형량이 높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반면 미국에서는 법 적용이 엄격해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다가는 기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워닉 검사는 세션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FCPA 적용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선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삼성전자와 롯데그룹 등 한국 기업들에 대해 "아주 중요한 영향력이 있지만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이 범죄 과정에서 구글의 지메일 등 미국 이메일을 사용했을 때 FCPA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미국에 근거를 둔 이메일 계정이 사용됐다면 적용 대상"이라면서도 "다만 이메일 사용 여부만으로 조사하진 않고 훨씬 더 정확한 적용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FCPA는 외국 기업이 뇌물 범죄 과정에서 미국 은행 계좌와 이메일을 사용했을 때도 적용된다. 이 때문에 법조계와 언론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롯데그룹에 대한 FCPA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한국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과 FCPA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김영란법의 금액 제한 기준은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이를 위반했다고 해서 FCPA 적용 여부를 검토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김영란법 위반 사례가 이후 더 많은 부정부패로 연결된다고 판단하면 조사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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