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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鐵人과 명장의 만남…패럴림픽서 새역사 쓴다
기사입력 2018.03.02 0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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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맞춤썰매 선물한 포스코

캐나다에서 열린 `2017 월드 슬레지 하키 챌린지`에 참여한 대한민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사진 제공 =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차가운 빙판 위에 퍽(아이스하키 경기에 사용되는 공)이 떨어진다. 퍽을 차지하기 위해 두 개의 스틱이 치열하게 부딪친다. 선수들은 스케이트가 아닌 썰매를 타고 퍽을 차지하기 위해 무서운 속도로 질주한다. 대부분 한쪽 다리 또는 무릎 아래가 없는 모습이지만 상대팀과의 격렬한 보디체크(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모습을 담은 포스코의 디지털 광고 `철인` 편의 한 장면이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앞두고 장애인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을 불러모으고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제작됐다. 전 세계 장애인 선수들의 동계스포츠 축제인 동계패럴림픽은 오는 9~18일 평창과 정선, 강릉 일원에서 열린다.

한국은 동계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6개 전 종목에 출전한다. 그중 아이스하키는 메달이 기대되는 경기 종목이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장애인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할 만큼 강한 실력을 갖고 있지만 열악한 썰매 장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썰매 부품과 장비는 모두 캐나다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는데, 무게도 많이 나갈 뿐 아니라 경기 중 발생하는 충격을 견디기에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의 대표적인 철강 기업 포스코는 지난해 국내 빙상 장비 전문 업체인 매시브 블레이드와 함께 자사 철강재를 사용한 국내 최초의 아이스하키 썰매를 만들어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 기부했다. 포스코의 신소재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썰매로, 기존 제품 대비 무게를 34% 줄였으며 충돌 안정성 또한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스코가 만든 아이스하키 썰매를 타고 본격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게 된 선수들은 다음 동계패럴림픽부터는 더 빠르면서도 안전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처럼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CSR) 중에서도 자사의 핵심 역량을 활용한 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앞두고 포스코가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 기증한 썰매에 적용된 포스코의 첨단 소재와 기술력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마그네슘 합금…썰매에 날개를 달다

장애인 스포츠는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다. 단순한 도구로서의 기능을 넘어 선수들의 몸 일부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주장 한민수 선수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종목은 장비의 성능이 경기력의 60% 정도를 차지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썰매가 더 가볍고 견고하면 보다 좋은 경기력을 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썰매 제작 프로젝트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인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당시 권오준 회장은 썰매의 성능 개선을 위한 신소재 적용을 직접 지시했다. 마그네슘(Mg) 합금과 고망간(Mn) 방진강이 대표적이다.

그중 마그네슘 합금은 썰매 무게를 대폭 줄이는 핵심 열쇠가 됐다. 캐나다에서 수입해 사용하던 기존 썰매는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마그네슘은 알루미늄보다 3분의 2 이상 가벼우며, 강도가 높고 비중이 낮아 기존 썰매보다 튼튼한 썰매를 만들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간 마그네슘 합금 대신 알루미늄이 적용된 썰매가 주로 만들어졌던 가장 큰 이유는 마그네슘 가공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었다. 주변 환경으로 인한 재질 변화가 크며, 상온성형이 어려운 특성으로 인해 가공 조건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수적이었다. 포스코는 마그네슘 합금 가공을 위해 인천, 부산, 창원 등 국내 주요 가공업체를 직접 방문해 가공 방법을 논의했으나 가공 기술을 가진 업체는 전무할 정도였다.

포스코는 오랜 기간 다양한 철강 제품을 생산하면서 쌓아온 자체 연구개발(R&D) 역량에서 답을 찾아냈다. 철강 신소재 선정부터 소재의 성형, 가공, 용접, 부품 설계 등에 이르기까지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기가스틸상용화추진반 등 포항과 광양에 있는 관련 기관들이 적극 참여했다. 특히 포항산업과학연구소(RIST)는 2014년부터 자전거 프레임이나 대학생 자동차 제작 지원 등 마그네슘 소재를 이용한 제품화 연구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관련 기술과 설비를 활용해 마그네슘 합금을 성공적으로 가공해냈다.

고망간 방진강… 더 안전하고 거침없게

일반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동계패럴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인기 종목이다. 스케이트를 타면서 하는 아이스하키 경기와 다를 바 없는 보디체크와 퍽을 향한 투지 등 박진감이 넘친다.

포스코는 이를 고려해 썰매를 경량화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더욱더 거침없이 경기를 할 수 있게 썰매의 안정성도 한층 강화한 것이다. 포스코의 신소재 고망간 방진강이 이를 가능케 했다.

고망간 방진강은 알루미늄 소재보다 강도가 2.5배 이상 높고 진동을 흡수·방지해주는 방진 기능까지 있어 충격 흡수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썰매 구조물에 적용하면 충격이나 충돌이 있을 때 진동을 줄이고, 충격으로 인한 선수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포스코는 썰매를 완성해 지난해 8월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에 기부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3시 30분 강릉하키센터에서 일본과 예선 첫 경기를 시작한다.

※ 공동기획 = POSCO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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