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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rism] 호재땐 場개시전·악재는 마감후…실적공시의 `타이밍 방정식`
기사입력 2018.02.02 0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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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Google)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2012년 10월 18일을 생애 최악의 날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날 구글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종가보다 10.5%나 하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이었다. 이유는 3분기 이익 공시 때문이었다. 21억8000만달러로 당초 예상보다는 다소 저조했지만 주가가 그만큼 하락할 정도는 아니었다. 문제는 이익 공시가 장중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악재 공시는 대개 장 마감하는 걸 고려할 때 이례적이었다. 이익 공시 대행업체인 알알도넬리(RR Donnelley)의 실수였다.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페이지는 구글 주식의 거래 중지를 요청했다. 그리고 이익은 전 분기 대비 20% 하락했지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나 증가했다는 공식 공시를 내 놓았다. 하지만 이날 하루 동안 시가총액은 220억달러나 증발했다. 물론 구글 주가는 이후 1년 반 만에 정확하게 두 배가 되었다.

기업 재무 담당자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공시다. 상장 기업을 포함해 다수 주주로 구성된 외감법 대상 기업들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에 대해 이해관계자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인수·합병, 주요 주주 지분 변동 등 특수공시부터 유가증권 발행과 관련된 발행시장 공시, 기업의 경영활동 내용과 연관된 유통시장 공시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익 공시는 투자자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제다. 여기서 재무 담당자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공시를 언제, 그리고 어느 시간에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까. 실적이 좋은 경우는 별 상관이 없지만 나쁜 경우는 생각이 복잡하다.

일단 공시 일자와 관련해서 실적이 저조한 경우 금요일에 공시를 하려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격이 주말을 거치면서 희석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한 스탠퍼드대 교수 등은 정반대의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투자자들이 주말에 여유시간이 많아 전자공시 시스템에 접속해 실적을 내려받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금요일 공시보다는 시장이 바쁘게 돌아갈 때의 공시를 추천한다. 시장에 다른 이슈가 많거나 많은 기업이 분기 실적을 동시에 보고하는 경우 특정 기업의 저조한 실적에 대한 주의는 그만큼 산만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공시 일자를 조정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한다.

공시 시점과 관련해서는 장 마감 후 이익 공시를 선호한다는 통설이 있다. 라일 노스웨스턴대 교수 등의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익 공시의 5%만이 장중에 이뤄진다고 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장 개시 전과 장 마감 후 공시 비율이 엇비슷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24시간 공시가 가능해 자정을 기준으로 장 마감 후와 장 개시 전으로 구분한다. 이들은 이익 공시에 대한 주가 변동성을 측정한 결과 장 개시 전이 마감 후보다 일평균 3.2% 더 높다고 밝혔다. 이익 관련 정보에 대한 처리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으로 추론한다. 이는 이익 공시가 발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장 이상현상으로 설명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적이 나쁜 경우 장 마감 후 공시하는 관행은 나름 타당한 것으로 증명된 셈이다. 또 장 개시 전, 마감 후 중에서도 공시 시점이 주식 거래시간과 멀면 멀수록 주가의 변동성은 확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시간에서 멀수록 정보에 대한 해석의 상이성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7시까지 마감 후 제출은 익일 공시) 전자공시를 할 수 있다. 과거 악재의 경우 저녁시간에 공시하는 소위 올빼미공시로 인해 공시의 신뢰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어 야간과 주말공시는 폐지됐다. 미국과 비교해 볼 때 특이한 점은 장중 이익 공시가 아직도 전체의 45%에 이른다는 것이다. 또 장 개시 전 공시가 1.5%에 불과한 점도 색다르다.
물론 실적이 저조한 경우의 장중 공시 비율은 35%로 소폭 낮아지기는 하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적이 저조하다면 다른 기업이 이익 공시하는 일자에 맞춰 장 마감 후 가급적 늦은 시간에, 실적이 좋다면 다른 기업이 공시하는 날을 피해 장 개시 전 이른 아침에 공시하는 전략을 생각해 볼 만하다. 이익 공시에는 조삼모사가 성립하지 않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주가는 본질 가치에 수렴할 것이므로 별 차이는 없겠지만.

[이준서 동국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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