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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큰 이슈 하나만 말하세요"
작은 이슈와 함께 엮으면 주의력 떨어져 효과 반감
기사입력 2018.02.23 0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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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언제 망각되는가. 결과적으로 비극적이거나 궤멸적인 결과를 낳게 되는 위험 요소를 우리는 왜 간과하고 이른바 소 잃고 외양간 고칠까. 위험뿐 아니다. 굉장히 큰 이득이나 성취를 줄 수 있는 일에 왜 뛰어들지 못하고 작은 일에 오히려 집착하는 이른바 소탐적 행동을 하는 것일까.

얼핏 달라 보이는 이 두 가지 오류는 사실 같은 원인에서 기인한다. 작은 것들을 그 큰 것 옆에 너무 바싹 붙여 놓기 때문이다. 무슨 이야기인가. 우즈마 칸 마이애미대 교수와 다니엘라 쿠포 보스턴대 교수는 최근 이와 관련해서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사람 중 절반에 해당하는 A그룹에 새로운 의약품에 대해서 들려주었다. 그런데 이 의약품은 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이 있음을 덧붙여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약품에 대해서 얼마나 위험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두 번째 그룹인 B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같은 내용에 더해 발작보다는 덜 위험한 부작용인 혼란감이나 피로감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서도 추가로 알려줬다.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오히려 B그룹의 사람들이 그 새로운 약품을 덜 위험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다시 말해 덜 심각한 부작용의 추가가 더 심각한 부작용인 발작에 대해 느끼는 위험성을 일부 잡아먹은 셈이다.

비슷한 현상은 다양한 다른 곳에서도 관찰됐다. 여행자보험 상품에 대한 구매 의향을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A그룹 사람들에게는 이 보험이 보장하는 심각한 부상의 종류를 알려줬다. B그룹에는 여기에 더해 그 보험이 보장하는 다른 사소한 질병과 사고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이 경우에도 B그룹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여행자보험 상품을 구매할 의향이 더 약하게 나타났다. 복권도 마찬가지다. 아이패드를 받을 수 있는 복권에 비해 다른 더 저렴한 상품이 당첨되는 경우가 추가된 복권에 사람들은 덜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렇게 우리의 상식적 예측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일어나는 것일까. 더 작은 위험 혹은 이득이 추가됨으로써 더 큰 위험 혹은 이득에 관한 매력이나 평가가 더 축소되는 걸까. 그 이유는 바로 주의 분산과 확률에 있다. 사람들은 더 작지만 높은 발생 확률을 지닌 위험이나 이득이 추가될 때 확률은 적어도 더 큰 위험이나 이득으로부터 주의가 분산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큰일의 확률이 심리적으로 축소된다.

실제로도 우리는 이런 경우를 주위에서 빈번하게 보게 된다. 집 안의 큰 위험 요소인 화재 방지책을 고민하다가도 별로 중요하지 않아도 빈번하게 눈에 띄는 사소한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 고민의 중심이 그쪽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확률은 높지 않아도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나 큰 성취를 가능하게 하는 큰일을 이야기할 때는 보다 확률이 높은 작은 일들을 연이어 이야기하거나 논의하는 것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라면 `자질구레한 일들은 잠시 접어두고 이 일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해보자`는 대승적이면서도 집중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종합선물세트식의 보고를 받으면서 내가 다 파악하고 있고, 다 통제하고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어떨 때? 구성원들이 여러 가지 일로 분주하고 혼란스러울 때다. 칸 교수 연구진이 이렇게 큰일에 대한 평가절하의 효과를 가장 크게 관찰한 장소는 번잡하고 시끄러운 복도나 구내식당이었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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