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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주말엔 쉬게 하라, 왜?
휴일 근무 할때 더 일한 것처럼 느껴…더 많은 보상 원해
기사입력 2018.01.12 0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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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행동경제학의 교황이라 불리는 리처드 세일러.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이론을 단 한마디로 정의해야 한다면 필자의 답은 이렇다. "돈에는 제목이 있다." 무슨 뜻일까? 사람들은 같은 돈이라도 제목을 달리 붙이면 그 다르게 붙여진 제목에 맞게 쓰려고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평소 가보고 싶던 가수 콘서트를 찾았고 입장권 가격은 5만원이다. 입장권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열어봤는데 5만원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았다. 그렇다면 5만원을 지불하고 콘서트 입장권을 구입하겠는가? 그렇다면 다음 상황은 어떤가? 콘서트 입장권을 5만원에 미리 구입했다. 공연 당일 공연장에 도착했는데 입장권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 재발행되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시 5만원을 지불하고 콘서트 입장권을 구입하겠는가?

대부분 사람들이 왠지 첫 번째 상황에서보다는 두 번째 상황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자 하는 마음이 줄어든다고 대답한다. 실제 결과도 그렇다. 두 상황 모두에서 5만원에 해당하는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고 콘서트를 즐기려면 5만원을 다시 지불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왜냐하면 두 번째 상황에서 콘서트를 즐기기 위한 돈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어떤 돈에든 제목이 붙게 되면 그 제목에 입각해 사람들이 생각을 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현상이 꼭 돈에 대해서만 일어나라는 법은 없다는 점이다. 더 정확하게는 대부분의 인간 행동에서 관찰되는 현상이다. 그래서 행동경제학의 연구 결과는 조금만 확장시켜 생각해 보면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연구를 하버드대의 젊은 심리학자 애슐리 윌런스(Ashley Whillans) 교수 연구진이 작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국제 판단과 의사결정 콘퍼런스(SJDM Conference)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월화수목금토일 가운데 어떤 요일에 일을 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한 것 같은지 알기 위해 주관적으로 생각한 근무시간을 실제 일한 시간과 비교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사람들은 쉬는 날이라고 명시된 휴일에 일한 경우 실제 일한 시간보다 더 길고 많이 일한 것으로 느꼈다. 따라서 이를 위한 보상에도 주말에 실제로 일한 것보다 더 많은 보상을 원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즉 쉬기 위한 날인 `주말`이란 제목과 맞지 않은 행동을 하니 더욱 불편하고 싫은 것이 우리의 느낌이다.

연구자들은 주중에도 각 요일과 시간에 다양한 제목을 붙여 보았는데 그 결과 휴식, 여가, 혹은 레저를 위한 제목이 부여된 시간대에 일을 한 경우 같은 결과가 관찰됐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꽤 많은 직장에서 수요일 정도를 이른바 패밀리 데이라고 이름 붙여서 직원들로 하여금 일찍 퇴근해 가족과 시간을 보내게 하고 있다. 패밀리 데이에 일을 하는 경우에 훨씬 더 많은 불만과 고충을 토로하는 것을 주위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세일러의 개념이 시간에도 정확하게 적용되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므로 주말이나 공휴일처럼 특별한 제목이 붙여진 날에 어쩔 수 없이 일을 한 부하가 있다면 실제로 일한 시간보다 약간 더 길게 쉴 수 있게 해주거나 보상해줘야 한다.
혹시 비용이 아깝다면? 반드시 쉬는 날에는 제대로 쉬게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쉬는 시간을 결국 비용으로 지불할 테니 말이다. 그게 사람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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