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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의 CEO심리학] 실패한 직원이 다시 도전하게 하려면
"기 죽지마" "또 하면 돼" 말하기보다 "실패 만회할 기회야" 이렇게 말해라
기사입력 2018.03.23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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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의기소침해진다. 하지만 조직의 리더라면 실패했어도 자신의 부하가 다시금 도전하기를 바란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니 리더는 속이 타겠지만 말이다. 실패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도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기에는 일단 직관적이지만 별로 소용없는 두 방법이 있다. 첫째, 실패를 경험한 사람에게 기죽지 말라거나 의기소침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감독이나 코치가 선수에게 `긴장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별 소용없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의기소침은 피할 길이 없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인간의 반응일 뿐이다. 둘째, 다시 도전하라는 주문을 단순하게 하는 것 역시 아무리 해봐도 크게 효과가 없다. 이 두 방법 모두 우리가 대부분 경험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니 위로와 격려만으로는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을 다시 도전하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메시지의 맥락을 조금만 바꿔줘도 우리는 분명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손익평형 효과(Break Even Effect)다. 이 효과를 잘 이해하면 해결책이 보인다는 뜻이다. 이 효과는 무엇을 의미하나.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10만원의 손실(즉 실패)을 경험했다고 치자. 이후에 그 사람에게 두 종류의 옵션을 제안한다. 옵션 A는 게임(즉 모험이나 도전)이다. 50%의 확률로 4만원을 얻을 수 있고 나머지 50%는 4만원을 잃는 게임이다. 옵션 B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B를 선호한다. 즉 어떤 시도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옵션 A의 게임 금액이 획득과 손실 모두에서 10만원으로 바뀌면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그 게임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난다.

심지어는 금액이 낮아져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2만원 손실을 경험한 사람에게 옵션 A(4만원 획득 50% 또는 4만원 손실 50%)를 제안하면 하지 않겠다는 옵션 B에 더 손을 든다. 하지만 옵션 A의 금액이 2만원으로 바뀌면 A를 선택하는 경향이 훨씬 늘어난다는 것이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획득이든 손실이든 금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그 금액이 이전의 손실과 같은 경우에만 도전과 모험인 게임을 한다는 것이다. 즉 `이전의 손실을 만회`한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에만 사람들은 도전하고 모험한다.

그러니 결론은 분명하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에게 다시금 도전하게 하려면 그 도전이 `이전의 실수나 손해에 대한 만회`라는 생각을 정확하게 해주면 해줄수록 시도해 보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러니 자신의 부하가 어떤 쓰라린 실패를 맛보고 의기소침한 상태에서 더 이상 도전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 부하에게 `이전의 실패를 잊으라`는 순진한 주문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새로운 도전이 이전의 그 실패를 메우고 만회하는 바로 그 기회다`라고 좀 더 지혜로운 주문을 해야 한다. 그저 드높은 기상과 패기만으로 사람은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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