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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리더의 기억 vs 부하의 기억…왜 다를까
기사입력 2017.12.01 0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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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 `같은 회의에 참석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기억이 다른가요?`라고 말이다. 마찬가지의 하소연이다. `분명하고 명확하게 지시를 했는데도 부하는 전혀 엉뚱한 걸 기억하고 정작 중요한 건 까맣게 잊고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내용을 주고받았는데도 리더와 부하의 기억이 영 딴판인 경우. 의외로 많은 분들이 토로하는 문제다. 부모-자녀나 교사-학생 사이에서는 둘 중의 한쪽이 신경을 거의 쓰지 않아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다 같은 성인이 그것도 집중을 해서 대화를 나눴는데도 기억하는 바가 많이 다르면 적지 않게 당혹스럽지 않겠는가. 도대체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고 그 차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이 편집되기가 쉽고 간섭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

첫째, 기억은 매우 쉽게 `편집`된다. 사람들에게 창틀, 블라인드, 커튼, 유리창과 같은 단어들을 들려주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아까 들었던 단어를 기억해 써보라고 하면 엉뚱하게도 `창문`이라는 단어를 실제로 들었던 단어들보다도 더 많이 이야기한다. 즉 단어들을 들으며 (그 개별단어들이 한데 묶여 의미하는) `창문`도 실제로 들었을 거라는 기억의 편집을 하는 것이다.

둘째, 기억은 `간섭`의 영향을 매우 강하게 받는다. 심리학에서 간섭 현상은 어떤 대상에 대한 기억이 그 대상 전후로 경험됐던 다른 내용들에 의해 억눌리는 현상을 뜻한다. 초임교사는 자기 반 학생들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만 담임을 수십 년 하신 선생님들이 학생들 이름을 자주 헷갈리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다. 게다가 간섭현상은 두 가지 양상으로 일어나는데 먼저, 역행간섭은 새로운 정보가 이전의 정보를 방해하는 현상이다. 즉 나중에 경험된 것이 이전에 경험된 것의 기억을 방해하는 것이다. 반면, 순행간섭은 이전의 정보가 새로운 정보의 기억을 방해하는 현상이다. 즉 이전에 경험된 것이 나중에 경험되는 것의 기억을 방해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종류의 간섭현상은 기억돼야 하는 정보가 서로 비슷할수록 더 강하게 일어난다.

자, 그렇다면 리더와 부하의 기억에서 차이가 발생한다면 먼저 무엇을 들여다봐야 하는가? 첫째, 누구의 기억이 더 함축적이고 포괄적이냐는 것이다. 즉 `창문`이라는 듣지 않았던 제3의 의미를 누가 만들어 냈느냐다. 필자의 경험을 통해서 보면 대부분 리더 쪽에서 더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즉 리더의 기억은 편집되기 쉽다. 부하와의 대화에서 실제로 등장하지 않은 무언가를 만들어 기억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더 거시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간섭은 누구에게서 더 많이 일어나겠는가? 대부분 부하들이다. 왜냐하면 리더와의 대화 전후에 그 내용과 안건을 직접 몸으로 수행하기 위해 더 많은 세부항목들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게도 편집이든 간섭이든 두 경우 모두에서 리더는 이렇게 느끼게 된다. `내 부하가 나보다 덜 기억하고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는 양쪽 모두의 실수이지 부하의 실수만은 결코 아니다.

그러니 해결책은 무엇인가? 1대 1의 대화든 아니면 1대 다수의 회의든 마치고 나면 항상 그 내용의 핵심들을 3~5개 정도로 다시 요약해 정리하고 더욱 중요한 건 이를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만 편집이든 간섭이든 기억오류의 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시간에 쫓겨 늘 바쁜 리더일수록 이를 습관화해야 한다. 그래야 시간과 노력에 있어서 같은 일을 반복하는 불필요한 수고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부하를 필요 이상으로 탓하는 부작용도 방지할 수 있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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