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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갈등을 해결하는 여러방식 봉합이냐, 해소냐, 치유냐
기사입력 2017.11.10 0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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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입장에서 참으로 난감한 일 중 하나가 갈등의 해결이다. 부하들 간의 갈등 혹은 내 조직과 남의 조직 간에 벌어진 갈등 등 유형과 관련 대상도 다양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갈등을 ○○한다`는 표현에서 그 ○○에 들어가는 말이 꽤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갈등을 `봉합`한다는 말도 쓰고 갈등을 `해소`한다는 표현도 쓴다. 게다가 `치유`라는 말도 최근에는 종종 사용한다.

그런데 그 봉합, 해소, 치유 등 다양한 말이 각기 의미하는 바가 다 다른데도 왜 우리는 갈등을 해결해야 할 때 여러 가지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소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갈등의 해결 방식이 그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즉 갈등은 봉합해야 할 때도 있고 해소해야 할 때도 있으며 치유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식은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음이 최근에 연구자들에 의해 일부나마 밝혀졌다.

토리 히긴스 교수를 비롯한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최근에 그 실마리를 제공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들은 인간이 갈등을 만났을 때 두 가지의 동기 중 하나를 중심으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함을 밝혀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둘 중 어느 것이 더 갈등 해결의 의지를 북돋우고 더 상황을 해결하는가가 경우에 따라 다르다. 첫째는 변화적 이동(locomotion)에 기초한 동기다. 즉 그 상황에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제3의 상황이나 국면으로 전환을 해서 그 갈등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의도를 말한다. 둘째는 조사적 평가(assessment)를 중심으로 한 동기다. 이는 세부적으로 어느 쪽이 더 잘하고 부족한가, 혹은 더 정당하고 합리적인가를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따져 갈등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그에 기초해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와 관계된다.

둘 중 무엇이 더 나을까? 연구진의 대답은 이렇다. 일상적이거나 심각하지 않은 갈등의 경우에는 이동이 더 낫다. 즉 갈등을 직면해서 구구절절하게 풀어나가기보다는 `자 이제 이 갈등은 잊고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메시지가 사람들로 하여금 더 갈등 해결을 잘할 수 있도록 돕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갈등이 심각하고 매우 비중 있는 것이라면 정반대의 동기가 더 지혜로운 해결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정밀하게 그 갈등의 이유와 갈등 당사자의 주장이나 입장에 대한 비교와 평가가 있어야만 이후 사람들은 더 적극적으로 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많은 요인들 역시 이와 관련돼 상호작용하겠지만 우리의 근현대사를 비롯해 최근의 다양한 갈등을 보면 오히려 이와 정반대로 접근하는 사례가 더 많은 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그리 크지 않은 갈등인데도 자신이 오히려 더 불쾌해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시시비비를 따지는 모습이나, 깊고 만성적인 갈등을 직면했으면서도 `다 잊고 새 출발을 하자`는 공허한 주문을 하는 리더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니 말이다. 작은 갈등이면 신속하게 벗어날 지향점을 제시하고, 깊고 큰 갈등이면 시간을 좀 더 쓰더라도 진지하게 머무르면서 비교하고 따져봐야 미래의 더 큰 갈등과 오해를 막을 수 있다는 심리학자들의 연구가 요즘 들어 더욱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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