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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창의적 전문가 키우려면 중간보고 횟수를 줄여라
기사입력 2017.09.08 0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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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수많은 기업으로부터 받은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조직의 구성원들을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까`다. 그런데 그 질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면 다음과 같다. `우리 조직의 전문가들이 창의성이 떨어집니다.` 즉, 이제 막 조직에 들어온 신입사원의 창의성을 높여달라고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일에 숙련되고 조직의 여러 규칙을 익히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사람들이니 말이다. 조직의 고민은 언제나 이것이다. 일에 익숙해지고 노련해질 만하면 이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거나 혁신적인 일을 추진하기 어려워한다. 어떻게 해야 이런 현상을 개선할 수 있을까? 당연히 여러 가지 해답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거의 생각하지 못했던, 사소해 보이지만 매우 흥미로운 점을 일깨워주는 연구가 하나 있어 오늘은 이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문가들에게는 창의적인 것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너무 많은 보고를 중간에 받지 말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드렉설대학의 데이비드 로젠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은 최근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재즈 피아니스트들에게 창의적인 음악을 만들어 내라는 지시를 줬다. 이들은 매우 숙련된 전문가 수준인 사람부터 이제 초보를 막 벗어난 수준에 해당하는 사람까지 매우 다양했다. 어떤 피아니스트들에게는 새롭고 참신한 코드와 리듬 패턴 혹은 기승전결을 만들어 보라는 매우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지시를 내렸다. 반면 다른 절반의 피아니스트에게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보라는 상대적으로 훨씬 더 짧고 추상적인 주문만 했다. 결과는 참으로 흥미로웠다. 비전문가 그룹은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지시를 받을수록 기존에 없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경향이 높아졌다. 그런데 전문가 그룹은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구체적인 지시를 받을수록 창의적인 것을 내놓는 경향이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 실험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구체적인 지시를 받는 과정에서 중간중간 자신의 연주나 작곡을 실험자에게 보고해야만 했다. 이 경우 전문가 그룹은 오히려 더 창의적인 결과를 못 내놓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음악 분야에서만 한정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굉장히 많은 다른 기술 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자주 발견된다. 전문가들은 창의와 혁신이 필요한 일에서는 중간보고의 양이 많아질수록 기존의 것과 결국 비슷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더 많다. 더 정교해질뿐 창의적인 것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비전문가들은 어떤 일이든 심사숙고하기보다는 얼마 되지 않는 기존 지식을 사용해 무작정 덤벼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이러저러한 기존 지식을 모두 알고 있으니 심사숙고하려는 경향이 크다.

그러니 전문가들이 심사숙고하려는 경향을 줄여주면 기존에 없던 것을 생각하거나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반면 비전문가들은 오히려 심사숙고하게 만들어 줘야 자신이 기계적으로 사용하는 지식들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 자, 그러니 결론은 간단하다. 내 조직의 전문가에게 기존보다 좀 긴 시간을 부여하고 일정 시간 참을성을 가지고 믿어보는 수밖에. 보고하는 횟수와 양을 줄여보면 그들은 이제 의외의 결과를 리더 앞에 가져올 것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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