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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흔들림 없는 조직을 원한다면 무엇을 고민할지를 고민하라
기사입력 2017.07.21 0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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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주의자로 의심되는 이민자에 의해 테러가 발생한 직후 독일인들에게 물었다. "독일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인가?" 극우주의라고 대답한 사람들이 거의 35%에 달했다. 그런데 그 테러 직전, 즉 평상시에는 이를 주요 현안으로 거론했던 응답이 거의 0%에 가까웠다.

2001년 9·11 테러 발생 10주기 추모 기간, 즉 2011년 9월에 미국인들에게 물었다. "지난 70년간 미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9·11 테러라고 응답한 비율은 65%에 달했다. 그런데 2주 후에 다시 같은 조사를 해보니 그 비율은 30%로 뚝 떨어졌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부 독자들께서는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만 소위 냄비 근성이 있는 게 아니군` 정도로 치부하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현상은 인간의 판단과 결정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를 우리에게 부여한다.

정치학자 버나드 코언은 이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말을 이미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언론(즉 세상)은 사람들에게 `무엇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지(what to think about)`를 알려주는 것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이다. 하지만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what to think)` 그 자체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주는 바가 없다." 무슨 뜻인가? 어떤 이슈를 꺼내놓고 그 이슈에 대해 어떤 의견과 고민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열띤 논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5년 후 혹은 10년 후를 위해서는 어떤 논쟁을 지금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경우는 별로 찾아볼 수 없지 않은가.

처음에 예를 든 것처럼 `무엇에 대한 생각`은 아주 작은 말의 변화만 일어나도 사람들 의견은 극과 극으로 바뀌기 십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수서고속철도(SRT) 입안 초창기에 "KTX 일부 노선의 사기업 매각에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찬성 17, 반대 100의 모의투표 결과가 나왔지만 "KTX 일부 노선의 경쟁체제 도입에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찬성 100 대 반대 60으로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물론 이런 조사가 모두 쓸모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어떤 어젠다가 이미 누군가로부터 나온 시점에는 너무나도 쉽게 무엇이 핵심인지를 조작, 왜곡, 심지어는 통제할 수 있다. 그래서 자의적인 해석과 반응이 난무하고 논의는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자체에 대한 고민을 선행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혁신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기 전에 "혁신이 필요한가" 더 나아가 "우리는 미래에 어떤 것을 고민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이러한 `무엇을 고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다.

왜냐하면 무엇을 고민할지가 분명해진 다음에는 (혹은 그런 고민을 이미 해본 사람들에게는) 극우주의자든, 9·11 테러든, SRT든 어떤 이슈에 대한 반응이 사소한 말장난으로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통찰력 있는 리더라면 한번쯤 꼭 고민해보시기 바란다. 나는 지금 `무엇을 이미 정해놓고 그것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가`만 주문하고 있는지. 아니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자체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열어놓고 있는지 말이다. 두 번째의 경우 답을 얻기 위해 멀리 돌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 더 빨리 그리고 흔들리지 않으며 앞길을 걸어갈 수 있는 방법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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