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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in Biz] 작지만 위대한 무대…다시 소극장으로
기사입력 2018.01.05 0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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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사람이 올라가면 비좁아 보이는 무대, 비좁은 계단형 객석에는 관객들이 불편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배우의 땀방울과 거친 숨소리 하나하나, 그리고 관객의 침 넘기는 소리까지 선명하게 들리던 무대와 객석에 환하게 불이 켜지고 관객들은 배우의 무대 인사에 커다란 박수로 화답한다.`

관객과 배우 또는 청중과 음악가가 시선과 마음을 맞췄던 지난 시절 소극장의 모습이다. 19세기 말 오락적 요소와 흥행 중심의 기업적 상업주의 연극에 반발해 일어난 연극혁신운동은 소극장에서 시작됐다. 1887년 프랑스의 앙드레 앙투안이 인생의 진실한 모습을 재현하는 연극을 표방하며 새로운 가능성과 혁신을 주창한 자유극장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1889년 독일에 자유무대, 1891년 영국에 독립극장이 설립되며 규모의 의미를 넘어 진지하고 혁신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소극장 운동이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한국에서는 1931년 극예술연구회가 소극장 운동을 시작한 이래 1960년대에는 삼일로 창고극장, 공간사랑, 민예극장, 실험극장 등이 연이어 문을 열었다. 1969년 80석 규모의 자유극장 카페 떼아뜨르는 민속인형극, 판소리 등 연극뿐 아니라 한국적 공연을 모색했다. 1975년 운현동으로 자리를 옮긴 150석 규모의 실험극장 개관공연에 올려진 피터 셰퍼의 `에쿠우스`는 관객 1만명을 동원하며 장기공연의 성공을 이뤄냈고, 최초의 예매 제도를 시도하기도 했다.

1981년 12월 공연자 등록 자유화, 300석 이하 공연장 설치 허가 대상 제외, 관람료 허가제 삭제 등을 골자로 한 공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서울 신촌 일대는 소극장 연극거리로 탈바꿈하게 된다. 당시 신촌의 소극장에서는 시대 풍자적 마당극이 인기를 얻는가 하면, 1985년 문을 연 산울림 소극장은 연극은 물론 무용과 음악 등 공연예술 전반을 아우르기도 했다. 애오개, 벗 등의 소극장에서는 상업성을 배제한 포크 가수들의 콘서트가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대학로에 자리를 잡으며 마로니에공원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극장들이 문을 열면서 대학로 시대의 막이 열렸다. 소극장의 수준 높은 연극들은 관객을 끌어모으며 일대의 상권 가치를 활성화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만들기도 했다.

연극과 무대예술에 한정됐던 소극장 문화는 대중음악계에도 전파돼 1981년 숭의음악당, 1986년 미리내 극장에서 가수 조동진의 공연을 시작으로 소극장 콘서트가 활성화했다. 1985년 대학로 파랑새 극장에서 열린 들국화의 소극장 콘서트는 110석 규모 극장에 연일 두 배 이상의 관객이 몰려들어 연장 공연에 돌입하기도 했다. 들국화는 1980년대 600회 이상 진행한 소극장 콘서트를 통해 라이브무대를 정착시킨 음악가로 평가받는다.

들국화의 성공 이후 이광조, 이문세, 한영애, 김현식 등 솔로 가수는 물론 시나위, 부활, 다섯손가락 등 밴드도 소극장 콘서트에 합류하며 1980년대를 소극장 라이브 콘서트의 전성기로 만들었다. 서태지의 등장으로 음반산업의 대형화 기업화, 그리고 방송 의존도가 높아지던 1990년대 초반에도 소극장 콘서트는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1991년부터 시작한 김광석의 소극장 콘서트는 1995년 1000회 공연을 달성하며 진정성이 상업적 성공으로 연결된 시대를 만들었다. 가요계가 상업화의 정점으로 치닫던 1990년대 초반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소극장 공연을 보란 듯이 성공시킨 김민기는 이렇게 말했다.


"음악계가 음반화, 미디어화 일색이 되어가고 최신형 스피커가 아무리 탄생해도 기타 줄 여섯 개가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소리를 능가할 수 없다."

소극장 콘서트는 관객과 직접 소통하며 깊은 교감과 소속감, 현장감을 높이는 장점을 바탕으로 대중과 만나는 장기공연 무대를 만들었다. 가수의 진솔한 이야기와 정직한 연주, 노래가 담겨 있던 소극장은 음반 발매 전에 미발표 신곡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기도 했다.

가수는 진지했고 관객은 설렘이 가득했던 시절, 그 작은 극장의 무대에 울리던 기타 소리와 웃음과 눈물. 작지만 위대했던 무대, 다시 소극장 그곳으로 돌아가 김광석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나만의 바람일까.

[이두헌 경희대 포스트모던 음악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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