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제
  • mbn
  • 매경TV
  • 매경이코노미
  • luxmen
  • citylife
  • M-print
  • rayM
뉴스  ·  증권  ·  부동산  ·  비즈&  ·  교육  ·  스타투데이  · 
5월 27일 (일) MK thebiztimes
전체기사주별보기
경제용어 웹검색
Cover Story 바로가기 View&Outlook Case Study 바로가기 Trend 바로가기 Insight 바로가기 Human in Biz 미니칼럼 바로가기 Edu Club 바로가기

inmunhak HOME > (媛쒗렪) Human in Biz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Human in Biz] 美서 고개든 해시태그 `#TimesUp`
기사입력 2018.03.16 04:04:02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전 세계가 `미투(#MeToo)` 열풍에 휩싸였다. 할리우드 유명 프로듀서 하비 와인스타인에 대한 폭로로 촉발된 미국 여성들의 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에서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에 대한 폭로가 기폭제가 됐다. 현재 미투와 함께 가장 많이 쓰이는 해시태그는 `#WithYou`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서로 용기를 북돋울 때 쓰던 해시태그지만 지금은 일반 대중이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다`는 지지의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WithYou`와 함께 많이 쓰이는 해시태그는 `#TimesUp`이다. 즉 `때가 됐다`는 의미다. 전과 달리 지금은 때가 됐으니 주저하지 말고 자신이 당한 경험을 공유하고, 우리 사회에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다.

`#TimesUp`이란 해시태그는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생각해보면 과거에도 이런 폭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몇 년 전 오프라 윈프리는 "어릴 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고백했다. 그의 지위나 위상으로 볼 때 이 고백은 센세이셔널한 것이었지만, 당시 사회적 반응은 그저 그에게 위로를 보낼 뿐 성폭행 근절이나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려야 한다는 범사회적 운동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그때와 달리 지금의 폭로와 고백이 사회적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말 그대로 시대가 바뀌고 있다. 하나의 여론이 조성되기 위해선 여러 과정이 필요하다. 첫째, 누군가 나의 의견을 공표해야 하고, 둘째로는 그에 대한 많은 동조가 일어나야 한다. 셋째, 반박도 있지만 그보다 동조가 더 크다는 사회적 확인이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이 과정 자체가 `언론 매체`란 제한적 창구를 통해서만 가능했기에 여론이 조성되기 어려웠다. 나의 의견을 공표하려면 언론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그런 기회는 하늘에서 별 따기였고 어렵게 폭로해도 그에 대한 동조를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반박 의견들이 더 크게 다뤄지기라도 하면 실제론 수많은 동조가 있었음에도 `이 폭로는 해프닝`이란 결론이 순식간에 내려졌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전혀 다른 경로로 여론이 조성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지금은 굳이 언론을 통하지 않아도 누구나 자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견을 공표할 수 있는 시대다. 2015년 천재적인 구찌의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데뷔할 때 있었던 일이다. 패션쇼에서 남성 모델들이 여성처럼 머리를 길게 기르고 하늘하늘한 리본 블라우스를 입고 걸어 나왔다. 그때 첫 줄에 앉아 있었던 에디터 중 일부는 이 쇼에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악평을 남기고 싶어했다. 그 쇼는 기분 나빴고 품위와 전통을 지켜온 `구찌`라는 명망 있는 하우스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리뷰를 쓸 수 있는 에디터는 많이 없었다. 에디터들의 전문적 리뷰는 쇼가 끝나고 통상 1~2일 뒤에 게재되는데, 그 1~2일 동안 미켈레의 쇼는 이미 `SNS 여론`에서 극찬을 받는 쇼로 떠올랐던 것이다. 일부는 소심하게 "지금 극찬을 보내는 이들은 구찌의 실제 소비자가 아니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그가 데뷔한 지 2년 만에 구찌는 경이로운 성장률로 그 여론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는 `고이고 썩은 물`은 반드시 터질 시한폭탄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도 고이고 썩은 물이 있다. 사학 비리, 교수들의 표절 문제, 연맹이나 협회의 태만한 업무 등 수상하고 미심쩍은 것들은 반드시 터지고 말 것들이다.
이를 에워싼 폐쇄적인 벽들은 점차 투명한 유리벽이 돼 간다. 속사포처럼 여론이 번져가는 시대를 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TimesUp, `때가 됐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고 스스로 자정 작업을 시작하는 혜안이 누군가에겐 있기를 바랄 뿐이다.

[김소희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관련기사

빈칸
PDF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