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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in Biz] 불공정의 상징?…공정위원장님, 샴페인 잔은 억울합니다
기사입력 2017.12.29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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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샴페인이 주인공인 시즌이다. 성탄절과 연말 송년회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와인이다. 샴페인은 오로지 프랑스 샴페인 지역에서 허용된 품종으로 전통 방식에 따라 양조할 때에만 불리는 호칭이다. 그래서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모두 샴페인으로 불러서는 안 된다. 샴페인은 지극히 특별하다. 와인애호가에게 이런 명제는 상당히 위험하다. 와인은 품종과 지역에 따라 선호도가 `다를 뿐` 우열이 없다는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 correctness) 태도다. 하지만 샴페인만큼은 예외로 해도 될 만큼 각별하다.

왜 이토록 샴페인은 독특한 것일까? 샴페인은 보통 와인과 달리 1차 숙성을 한 뒤 2차 발효를 거친다. 굳이 이런 이유가 없어도 샴페인은 샴페인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각광받았다. 나폴레옹은 즐겨 마시던 `모에 샹동` 샴페인을 전쟁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칼로 병목을 쳐서 따는 사브링(Sabring) 용도로 사용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노후에 건강이 악화돼도 `폴 로저` 샴페인을 매일 1병씩 마셨다고 한다. 급기야는 그의 건강을 염려한 폴 로저 측에서 원래는 생산되지 않는 작은 사이즈를 별도로 만들어 매달 그에게 보냈다고 한다. 샴페인 `페리에주에 벨에포크`의 꽃 문양도 인상적이다. 1811년 `피에르 니콜라스 페리에`와 `아델 주에`의 결혼으로 신랑과 신부의 이름을 따온 샴페인이라 결혼식 축하주로도 유명하다. 특히 병에 새겨진 아네모네 무늬는 1902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르누보 유리공예가 에밀 갈레가 새겨 넣은 것으로 벨에포크(La belle epoque) 당시의 낭만과 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영화에서도 샴페인은 화려한 장면을 연출할 때 어김없이 등장한다. 최근 리메이크된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서도 `뵈브클리코` 샴페인이 식당 칸의 고급스러운 식기들과 어우러져 영상미를 더했다. 1964년작 `007골드핑거`에서 제임스 본드 역의 숀 코네리가 `동 페리뇽`에 대해 말하는 장면은 영화사에 남을 만한 샴페인을 향한 헌사였다. "그대여, 몇 가지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으니 `동 페리뇽`을 화씨 38도보다 높게 마시는 일이 그중 하나이지, 그것은 귀마개를 끼지 않고 비틀스 음악을 듣는 것만큼 몹쓸 일이라오!"

샴페인의 대명사인 `동 페리뇽`은 베네딕트 수도원의 수사이자 셀러 마스터였던 피에르 페리뇽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17세기 화이트와인 저장고에서 병이 터지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생산자들은 `악마의 술`이라고 두려워했는데, 페리뇽 수사에 의해 병 속 포도당이 2차 발효 과정으로 가스를 생성해서 내부 압력이 높아져 병이 터진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샴페인 제조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오늘날의 명성을 얻게 됐다.

샴페인은 크게 자기 밭에서 재배한 포도로 양조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RM(레콜탕 마니풀랑·Recoltant Manipulant)과 다른 밭의 포도를 구입해 생산하는 NM(네고시앙 마니풀랑·Negociant Manipulant)으로 분류되지만 급의 차이는 아니다. `떼땡져`와 `루이 뢰더러` 같은 거대 샴페인 하우스는 대개 NM 생산자고, RM 생산자는 `제롬 프레보`와 `엠마뉴엘 브로시에`처럼 최근 인기를 더하고 있다. 샴페인의 색이 모두 황금색을 띠고 있어서 화이트와인 품종만으로 생산된다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화이트 품종인 샤르도네뿐 아니라 레드 품종인 피노누아와 피노뮈니에도 사용한다. 샴페인이 통상 기포로 인해 맛과 향의 차이를 느끼기 쉽지 않지만 섬세하게 접근하면 샴페인처럼 변화무쌍한 와인도 드물다. 당도가 전혀 없는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부터 브뤼(Brut), 엑스트라 섹(Extra Sec), 섹(Sec), 드미 섹(Demi Sec)으로 구분되며 짙은 당도의 두(Doux)까지 다양하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맥킨지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한국 경제를 샴페인 잔으로 묘사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거대 기업도 있지만, 중견·중소기업이 구성하는 허리 부분이 취약한 것을 위와 아래는 두껍고 가운데는 얇은 샴페인 잔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가 17세기 당시 혁신적인 샴페인 제조 기법을 발견한 이후 끊임없이 변화와 경쟁을 통해 성장한 샴페인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오히려 김 위원장은 샴페인 경제를 주창할 것으로 믿는다.

[장지호 한국외국어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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