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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in Biz] 커피는 역사와 음악을 어떻게 바꿨나
기사입력 2017.11.03 0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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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신중현이 이끌었던 애드훠(Add4)의 데뷔앨범에 `내 속을 태우는 구려`라는 노래가 있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오지 않는 연인을 기다릴지 말지 고민하는 내용의 이 노래는 4년 뒤 펄시스터즈가 `커피한잔`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불러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장기하는 그의 노래 `싸구려 커피`에서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고 룸펜의 일상을 노래하고 있다.

터키 속담은 커피를 이렇게 말한다. `커피는 지옥처럼 검어야 하고, 죽음처럼 진해야 하며, 사랑처럼 달콤해야 한다.` 1987년 커피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사치품에서 일상품이 된 이후 현재 우리나라 성인 절반 이상이 하루에 습관적으로 2~3잔의 커피를 마시고 있으며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만 300여 개의 커피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카페 플로르 단골이었던 실존주의자 사르트르가 에스프레소 한잔을 주문하고 12시간을 머물렀듯이 서울의 커피전문점들은 이 시대의 젊은 사르트르들을 위해 콘센트와 푹신한 의자를 준비하고 있다. 커피의 역사를 쓴 하인리히 에두아르트 야콥은 "커피는 예상치 않게 인간 두뇌의 능력과 활동을 자극하고 강화해왔기에 망원경이나 현미경의 발견만큼이나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서술하고 19세기 프랑스 역사가 쥘 미슐레는 "새로운 풍습을 만들고 인간의 기질까지 바꿔놓은 사건, 즉 커피의 출현이 창조적 사고에 큰 몫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듯 커피가 유럽에 들어오면서 런던과 파리 등 여러 도시에 생긴 카페에서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며 사회와 정치, 예술에 대해 토론을 열었고 이로 인해 민주주의와 혁명이 태동하고 예술이 꽃피었으며 근대적인 신문과 금융이 잉태되었다. 1789년 7월 12일 법정보다 카페에 더 많이 머물렀던 프랑스 혁명의 주역 변호사 카미유 데물랭이 귀족에 대항해 무장하라고 연설을 한 곳은 팔레루아얄의 카페 드 푸아였으며, 배가 난파하기 일수였던 시절 런던의 로이즈 커피점이 배가 무사히 도착하면 선주가 로이즈에, 배가 난파하면 로이즈 측에서 손실을 물어주기로 했던 일종의 내기는 근대적 보험의 발단이 되었고 훗날 로이즈는 커피 판매를 중단하고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 런던 로이즈가 되었다. 터키가 오스트리아 빈을 포위했다가 퇴각하며 버린 커피 자루는 빈 최초의 카페라고 이야기되는 블루보틀을 탄생시켰으며, 터키 국기의 초승달 모양을 따서 만든 빵 `피처`는 훗날 프랑스혁명 비극의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가 르 크루아상이라고 이름 붙이며 세상에서 가장 정치색 짙은 유럽의 아침식사로 두고두고 터키의 패배를 조롱하고 있다. 유럽에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이래 200년 동안 기근과 역병은 사라졌고 정부의 민주화는 가속되었으며 문맹률은 현격히 낮아졌다. 음악가들에게도 커피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의 음료였다.

베토벤에게 커피는 없어서는 안 될 양식이었고 그는 원두 60알을 일일이 세서 커피 한 잔을 내렸다. 브람스는 매일 아침 5시에 커피 한 잔을 스스로 만들면서 `나보다 진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세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독일 루텐부르크가 2차대전 직후부터 개최하고 있는 모차르트 음악제는 단지 모차르트가 마차의 말을 바꾸는 동안 커피 한 잔을 마셨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라이프치히 커피하우스에서도 연주되었던 바흐의 `커피 칸타타` 마지막은 커피를 예찬하는 합창이다.

미국 국립과학원은 높은 기온과 강수량 변화에 따라 현재 지구의 지표면 온도가 2도 상승할 경우 2050년까지 중남미 커피 생산량이 최대 88%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발표했으며 영세한 커피 농부들이 커피 재배를 포기할 경우 지구상에서 커피가 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커피가 사라진 세상에서 인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에티오피아 하레르에서 커피를 매매하다가 결국 커피 때문에 목숨을 잃은 랭보의 `지옥에서 보낸 한철`을 읽으며 또르륵또르륵 커피 한 잔을 내려본다.

[이두헌 경희대 포스트모던 음악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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