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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콘텐츠 쓰나미` 뚫고 우뚝…불문율 깬 광고들
기사입력 2018.02.09 0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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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가 지난 블랙프라이데이 즈음 출시한 돔 텐트 `인터넷 탈출 포드(Internet Escape Pod)`. 인터넷 신호를 차단해 쇼핑업체들의 쏟아지는 판촉 쿠폰을 막아준다. [사진 제공 = KFC]
영국의 작가 닐 부어맨은 저서 `나는 왜 루이비통을 태웠는가?`에서 "현대인은 하루에 3000개 이상의 광고에 노출되면서 살고 있다"고 했다. 하루에 3000개라니, 놀라운 숫자다. 세어볼 수도 기억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광고의 홍수` 시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작가가 얘기한 시점이 지금이 아니라 10년 전이라는 점이다. 이후 10년 동안 세상은 그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변했다. 어떻게 그리 단언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그의 상징과도 같은 리바이스 501의 앞주머니에서 첫 아이폰을 꺼낸 그 순간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라고 답할 수 있겠다. 그는 "우리 모두의 삶을 바꿔놓을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자신 있게 소개했고, 그의 말대로 우리 삶의 방식은 그 이후로 완전히 바뀌었다.

넷마블 게임 세븐나이츠 광고 화면 캡처. [사진 제공 = 넷마블]
10년 전과 완전히 달라진 지금, 우리는 하루에 몇 개의 광고에 노출되며 살아가고 있을까? 앞서 언급한 TV나 신문, 잡지 같은 전통적 미디어가 전부인 그 시절에도 우리는 `광고의 홍수` 시대를 살고 있었다. 지금 우리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손안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완전한 디지털 환경에서 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기의 발전은 고가의 장비와 많은 인력 없이도 누구든 혼자서 촬영·편집해서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다.

이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대표되는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은 그렇게 만든 수많은 콘텐츠의 유통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 냈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가 폭발적인 조회 수와 좋아요 수를 기록하며 스타가 되고, 그들을 모셔다 전문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방송 채널이 생길 정도다. 이제 홍수는 아무것도 아닌 `쓰나미`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광고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위기라 할 수 있다. 돈과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어 낸 결과물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순식간에 밀려드는 콘텐츠의 쓰나미에 휩쓸려 사라져 버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 브랜드나 제품들이 경쟁자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차별점 없이 다 비슷해지는 것도 이런 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 하고 있다. 제품 고유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반복해서 전달하는 `USP(Unique Selling Point)`가 통하지 않는 시대이기에 제품의 특징을 아무리 말해도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잡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다. 쓰나미가 밀려와도 살아남을 방법이 있지 않을까. 패스트푸드 격전지 미국에서 KFC는 수년 전부터 치킨보다 별난 짓(?)에 집중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최근 KFC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미국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 즈음 새로운 상품을 자사 온라인몰에 내놨다. 그런데 치킨이 아니었다. `인터넷 탈출 포드(Internet Escape Pod)`라는 소형 돔 텐트였다. 이 텐트는 모바일 데이터와 통신 전파 등을 방해하는 기능이 있다. 우습게도 `블랙프라이데이`와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할인행사가 이어지는 `사이버먼데이(미국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첫 월요일)`에 쉼 없이 날아드는 쇼핑업체들의 판촉 쿠폰을 막아줄 수 있다고 광고한다.

더 재미있는 점은 처음 이 제품의 가격이 1억여 원(9만6485달러)을 넘었다는 것. 한 발 더 나아가 사이버먼데이에 한해 9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해 소비자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패스트푸드업체가 얘기해야 할 `맛`에 대한 메시지는 온 데 간 데 없고 창립자인 커널 샌더스 할아버지가 텐트를 껴안고 있는 모습, 그 하나만으로 KFC를 떠올리게 할 뿐이다.

눈을 돌려 우리나라로 오면 이곳은 그야말로 모바일 게임 전쟁터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게임이 나온다. 초기에 관심을 받지 못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에 마케팅도 활발하고, 광고도 엄청나게 쏟아진다. 그래서 누구나 알 만한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화려한 게임 영상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요즘 게임 광고의 불문율이다.

하지만, 얼마 전 넷마블은 정반대의 게임 광고를 내놨다. 우선 광고 대상 게임인 `세븐나이츠`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심지어 그 흔한 게임 장면조차 나오지 않는다. 누구나 알 만한 광고 모델도 없다. 그저 희한한 몸짓과 함께 "세나(세븐나이츠)하자" "씐나"라는 가사를 반복하는 중독성 짙은 노래만 부를 뿐이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먹혔다. SNS에서는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댓글이 달리며 "혼자 보기에 억울하다"며 친구들을 태그하고, 이를 패러디하는 영상이 쏟아졌다. 콘텐츠의 재생산이 활발히 이뤄진 것이다. 과감하게 제품에 대한 메시지를 덜어내고, 소비자에게 한 발짝 다가가는 시도를 한 게 주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수많은 콘텐츠 중 살아남는 방법은 `소비자와 호흡할 수 있느냐? 없느냐?`라는 단순한 질문에 답이 있다. 제작자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담을 것. 그리고 그것을 갖고 놀 수 있도록 만들 것. 그게 이 시대 콘텐츠의 생존법이자 또 근본적인 존재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많이 비울수록 많이 채울 수 있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시대가 바뀌어도 결국 답은 소비자에게 있다. 이제는 그들을 시청자 혹은 관객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이 답을 찾는 길일 수 있다.

[황치훈 SM C&C 광고사업부문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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