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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꾸미지 않아도 강렬한 광고들…마음을 움직이는건 `팩트`
기사입력 2017.12.22 0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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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F&B `바른어묵` 광고의 한 장면. [사진 제공 = 동원F&B]
`아르고` `캐치미 이프 유 캔` `하늘을 걷는 남자`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 영화들은 거짓말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기에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실제같지 않아서 더 힘을 얻는다.

하지만 핵심에는 팩트(fact)가 있다. 납치된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영화 제작자처럼 위장하는 이야기, 생각지도 못할 스케일로 사기 행각을 벌이며 쫓고 쫓기는 이야기, 위험해 보이는 고층 빌딩 사이를 안전장치도 없이 줄을 타는 남자, 15년 동안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혀 옥살이를 해야 했던 일가족의 이야기까지. 시놉시스만 보면 너무 실제 이야기같지 않아 소재로써의 매력을 잃었을 수도 있지만, 모두 실화라는 게 가장 큰 반전이다. 아무리 거짓말 같아도 그게 진짜 일어난 일이기에 이야기의 반향은 더 커진다. 팩트의 힘은 강하다.

광고는 제품에 이야기를 만들어 주고, 극적인 역할을 부여한다. 제품의 특징에 근거해서 이야기는 시작되나,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 늘 반전과 하이라이트라는 장치가 등장한다.

하지만 제품 자체가 정말 매력 있다면 그런 게 필요할까? 온라인으로 많은 콘텐츠가 공유되고 전달되면서, 오히려 입증적이고 실증적인 메시지가 더 큰 설득력을 가지게 됐다. 유명 배우가 나와서 예뻐 보인다고 하는 것보다 실제로 네티즌이 그 제품을 직접 써 보며 의견을 이야기하는 콘텐츠가 더 설득력 있다. 그래서인지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메이크업 포에버`는 예쁘게 화장한 모델의 포스터에 이런 문구를 써 넣기도 했다. "포토샵이나 리터치를 전혀 하지 않은 광고입니다."

으레 화장품 광고라면 모델의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포토샵을 하고 색을 보정하지만, 이 브랜드는 있는 그대로 모델의 메이크업을 담았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모델이 더 예쁘고 완벽하게 나오는 광고보다 이 광고에 더 많은 신뢰를 갖게 됐을 수 있다.

요즘 LG전자는 여러 가전제품의 `필요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공해가 많은 요즘, 예전에는 없었던 `옷을 빨아 입는 스타일러`의 필요성을 만들었으며, 세탁기 외에 옷을 쾌적하게 말리는 건조기, 드럼세탁기를 얹어서 두 개로 쓸 수 있는 세탁기, 피부를 개선하는 뷰티 마스크까지. 모두 전에는 필요 없던 물건이지만 `필요가 있게 된` 제품들이다. 제품 카테고리 자체가 신선하기에 다른 이야기나 구조 없이 있는 그대로 제품을 잘 전달하는 게 매력이 되기도 한다.

퓨리케어 정수기는 다른 정수기와 달리 물이 지나가는 직수관을 무상 교체해준다는 이야기를 깔끔하게 전달한다. 팩트 자체가 새로운 이야기라 설득력이 있다. 물맛이 좋다거나 몸에 좋다는 이야기보다 제품의 강점을 깨끗하게 보여주니 신뢰가 생긴다. `쓰던 정수기를 새 걸로 교체해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메시지가 설득력을 높여준다.

팩트에 가장 민감한 카테고리는 식품일 것이다.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는 제품이기에 만드는 공정이나 원료, 보관 방법 등에 민감하다. 조미료가 제일 처음 `MSG` 이슈를 꺼냈을 때, 커피가 `카제인나트륨`을 화두로 꺼냈을 때 시장은 모두 움직였다.

동원F&B의 `바른어묵`은 `기름`이라는 팩트를 화두로 꺼냈다. 기름에 튀기는 공정을 거치는 대부분의 어묵. 그래서 어묵의 질은 기름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브랜드가 며칠씩 쓴 기름으로 어묵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깨끗해 보인다고 해도 며칠씩 사용한 것이라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바른어묵은 그런 소비자의 마음을 건드리기 위해 `매일 새 기름으로만 만든다`는 팩트를 꺼냈다. 맛과 종류, 원료도 중요하지만 가장 강한 팩트인 `기름`을 꺼낸 것이다. 광고는 군더더기 없이 어묵이 튀겨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며칠씩 쓴 기름과 하루만 쓴 기름을 비교하는 광고. 하루만 쓴 기름은 어묵이 튀겨질 때 생기는 기름 방울의 크기부터 다르다. 어묵은 건강하게 기름 속을 유영하다 위로 떠오른다. 반면 며칠씩 쓴 기름에는 기름방울이 많이 생기지 않는다. 가라앉았다 바로 떠오르는 게 전부다. 아이에게 먹일 어묵을 고르는 엄마에게 가장 설득력 있게 보일 메시지다. 팩트만으로 만든 설득력이다.

요즘은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스테디 프로그램 `서프라이즈`는 유명인들에게 숨겨진 미담이나 역경을 다룬다. 먼저 성공한 벤 애플렉이 매번 캐스팅에 퇴짜를 맞은 맷 데이먼을 응원한 우정, 백혈병에 걸린 동료 선수의 딸을 응원하기 위해 함께 삭발한 클리블랜드 야구 선수들의 이야기, 자신을 기다리다 추락사한 아들을 기리며 만든 에릭 클랩턴의 `티어즈 인 헤븐`에 얽힌 이야기. 감춰진 이야기가 강하기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할 만큼 관심을 받는다. 그 이야기들은 실제로 일어난 `팩트`이기에.

지금 가장 핫(hot)한 방송인 김생민 씨 역시 자신의 습관을 `팩트`로 내세운다. 다소 재미없는 개그맨으로 기억됐던 그가 요즘 들어 핫해진 것은 그의 실제 습관이 주는 매력 때문이다. `돈이라는 건 원래 안 쓰는 것이다`를 내세우며, 영수증을 평가해주거나, 재미있는 절약 방법을 제안하는 건 어쩌면 취업이 힘든 이 시대에 가장 필요했던 이야기일 수 있다. 게다가 김씨는 그 원칙을 경제학자나 경영학자의 입장이 아니라 실제 자신의 삶을 내세워 이야기한다. 김씨가 입증한 방법(?)이기에 우리는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그의 절약은 사람들을 웃기기 위한 예능 콘셉트가 아니라 팩트니까 말이다.

그동안 이야기할 수 없었던 팩트를 다룬 영화들도 화제다. 이미 1000만 관객을 넘겨 수없이 회자됐던 `택시운전사`를 비롯해 개봉을 앞둔 `1987`, 내년에 개봉될 `1급 기밀`까지. 모두가 감춰진 진실을 향한다. 팩트는 모두가 알아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는 이야기다.
사회가 가는 방향이 왜곡되는 것는 팩트가 제대로 공유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팩트는 신중히 다뤄져야 하고 철저하게 검증돼야 한다. 영화에서도 광고에서도 방송에서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팩트는 지나칠 수 없는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 소재라는 것이다. 장르가 무엇이 됐건.

[신숙자 HS애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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