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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통계 너머 本心을 잡아라…육아에서 확인한 `칭찬의 효과`
기사입력 2017.11.10 0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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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아빠육아` 캠페인

보건복지부의 `2017년 가족문화 개선 캠페인` 캡처 화면.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숫자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1.17명(2016년 기준)이다. 세계 최하위 수준인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정부 차원에서 100조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저출산 문제는 부동산 문제, 경제 문제, 노동 문제 등 여러 사회문제들이 얽혀 나타나는 사회현상이다. 지금도 각 정부 부처 성격과 업무 영역에 따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인식 개선의 일환으로 `가족문화 개선 캠페인`의 2차 연도 캠페인을 진행했다.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엄마들의 `독박 육아`로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빠들의 육아 참여 독려` 캠페인이다. 언뜻 생각하면 이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아빠도 육아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해주면 된다. 가장 쉽게는 아이의 어린 시절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임을 강조하면서 이를 놓치지 말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 걷기 시작하고 말을 배우는 시간들이 돌이켜보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아니면 육아는 `엄마의 몫`이 아니라 `부모의 몫`이라는 관점으로 `아빠의 책임`을 강조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캠페인 준비 기간 동안 실제 사내에서 고민했던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유난히 캠페인 방향성 수립 단계에서부터 매우 강한 논박이 있기도 했다. 모두가 `육아`에 대해 이미 경험했거나 지금 경험하고 있거나 혹은 옆에서 지켜본 경험이 있어서 각자 자신이 아는 `육아`의 기준으로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Insight(인사이트)`이다. 풀어서 이야기 하자면 `Inner(안)-sight(보다)`로, 말 그대로 `안에 숨어 있는 본질을 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것을 믿는다. 바로 눈에 보이는 현상에 집착하게 되고 그것을 토대로 한 것을 정답이라고 믿게 된다. 아빠 육아도 마찬가지다. 육아와 관련한 각자의 경험을 넘어 육아의 실상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눈앞에서 접하게 되면 어떨까.

우리나라 평균 근로시간은 2285시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70시간, 독일 1371시간과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긴 시간을 일을 하는 데 보낸다. 그러다 보니 아빠와 자녀의 하루 대화 시간은 OECD 국가 중 꼴찌인 6분에 불과하다. `아빠들이 일하느라 바빠서 육아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문제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답은 앞에서 말한 대로 아빠 육아의 가치를 설명하거나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옳은 방법일까.

트랜드 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92.2%의 아빠들은 이미 `아빠의 육아 참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70.2%의 아빠들은 `육아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고 한다. 직접 아빠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아빠가 육아를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대답한다. 단순한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엄마들의 독박 육아라는 현상은 왜 생기는 걸까.

정답은 무관심이 아니라 무능력에 있다.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투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즘 아빠들은 `육아는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과 생각도 아이에 대한 관심도 있지만 해보지 않은 익숙하지 않은 일인 데다가 손도 여물지 못하고 또 아기를 안거나 하는 일들이 불안해서 자꾸 실수를 하게 된다. 그리고 남편이 실수를 계속 반복하다 보면 아내 입장에서는 일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다. 짜증이 나고 몸은 더 힘들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아내의 반응으로 위축된 남편은 자꾸 육아에서 겉돌게 되고, 그와 동시에 아내는 `내가 그냥 다 하고 말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들의 독박 육아라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엄마의 독박 육아는 사회적인 문제일 수 있지만 사실 시작점은 지극히 사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지극히 사적인 관계 속에 숨어 있는 본질을 보는 것이어야 한다.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한 주부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해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바로 `칭찬`이다. 남편이 실수를 해도 몇 번씩 꾹꾹 참아가면서 다시 요령을 가르쳐주고, 조금이라도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5월 `마음처럼 쉽지 않죠?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응원 한마디`라는 보건복지부의 캠페인이 만들어지게 됐다. 기획 단계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실제 주부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칭찬`이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은 우리가 다하는데 일 조금 도와준 걸로 칭찬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응원`이라는 단어를 찾았다. 아빠들의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에 대한 지지의 의미를 담으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유명인이 아닌 주변의 엄마와 아빠들을 보여줬다. 어색해 하면서 육아를 하는 아빠, 또 어색하게 "수고했다"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어색함은 연출된 것이 아니다. 평소에 육아에 관해서 아빠들은 어색해 한다. 그리고 엄마들은 그런 아빠들을 인정하고 칭찬해주는 것을 해본 적이 별로 없으니 어색함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대부분의 부부가 육아에 관해서 어색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공감 가는 방식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야 우리가 전하고 싶었던 `마음처럼 쉽지 않죠? 그래도 해보세요. 가족이 응원할게요`라는 메시지가 뻔한 표현이 아니라 진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우리가 이번 캠페인에 담고 싶었던 것은 국가 차원의 계도나 계몽이 아니었다. 마음을 이해하는 것, 육아에 관해서 정말 힘들어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볼 계기가 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결국 사회적인 큰 변화도 그 시작은 마음을 이해하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김동현 엘베스트 어카운트 플래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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