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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판타지·로맨스·어드벤처…여행은 한 편의 장르영화다
떠나는 이유가 저마다 다른만큼 여행의 방법도 모두 달라야 한다
기사입력 2017.08.11 0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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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한국여행의 8가지 이유`

한국관광공사가 선보인 `한국여행의 8가지 이유` 광고.
23세에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 여행을 떠난 청년이 있었다. 4개월간의 여행은 멀쩡하던 오토바이까지 망가뜨렸지만, 그는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 만남들은 인생의 방향을 잡는 나침반이 되었다. 체 게바라의 여행이다. 만 37세 생일을 맞은 사내는 갑자기 짐을 싸 훌쩍 여행을 떠난다. 늘 동경하던 이탈리아로의 여행은 2년간이나 이어졌고, 106장에 이르는 스케치와 수천 줄의 글, 거장의 작품으로 남았다. 여행을 무척 사랑했던 작가, 괴테의 이야기다. "내가 로마로 들어서던 날부터 진정한 재탄생이 시작된 것이다." 그에게 여행은 작품에 대한 영감을 주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건축가보다는 화가가 되고 싶었던 24세의 청년은 선생님의 권유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건축은 그에게 인간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했으며, 건축 철학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 건축의 거장 르코르뷔지에의 여행이다. 괴테에게 여행은 글이 돼 주었고, 르코르뷔지에에게 여행은 새로운 공간이 돼 주었으며, 체 게바라에게 여행은 사람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돼 주었다. 여행은 이렇게 누구에게든 어떤 식으로든 흔적을 남기고 영향을 남긴다. 그게 거장의 글과 작품처럼 거대한 것이 아니라 며칠간의 소소한 평화일지라도.

여행처럼 대부분의 사람을 설레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낯선 곳으로 떠난다는 것은 새로운 눈으로 그곳을 바라보게 해주고, 호기심으로 일상을 받아들이게 해주며, 관심으로 사람을 마주 보게 해준다. 낯설기에 가치를 지니는 풍경들이다.

하지만 짐을 싸고 비행기 티켓을 사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 떠나고 누군가는 유적과 고대의 흔적을 찾기 위해 떠난다. 누군가는 스릴을 찾아 떠나기도 하며, 누군가는 트렌드나 음식을 찾아 떠난다. 그러니 그들을 여행하게 하는 방법도 모두 달라야 한다.

7월 티저광고를 시작으로 8편의 광고를 선보인 한국관광공사. 외국인들을 주 타깃으로 집행되는 글로벌 광고로 다양한 여행의 특성을 반영했다. 다채로운 여행자의 취향을 반영하려 했으며, 한국으로 여행 오게 되는 이유 8가지를 정의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했다.

한국 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곳을 다룬 시그니처 코리아, 전설이나 불가사의함이 담긴 문화재를 다룬 미스터리 코리아, 레포츠나 다양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매력의 어드벤처 코리아, 핫한 거리나 음식, 트렌디한 지역을 다룬 트렌드 코리아, 한국인의 실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포장마차나 한옥을 담은 다큐멘터리 코리아, 으스스한 동굴이나 바닥이 내려다보이는 유리 전망대를 담은 스릴러 코리아, 현실을 잊은 듯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반딧불이 숲과 대나무 숲의 판타지 코리아, 연인들이 가기에 좋은 선셋 포인트나 바닷가를 담은 로맨스 코리아 등 각각의 타이틀에 어울리는 관광지와 분위기를 반영해 제작되었다.

사실 취향을 가장 쉽게 나타낼 수 있는 툴(도구)은 영화나 소설에서 쓰이는 `장르`다. 스릴러를 생각하면 으레 떠올리는 장면과 분위기, 배경음악이 있다. 로맨스 하면 떠오르는 장면과 분위기와는 또 사뭇 다르다. 영화 장르는 특별한 설명 없이도, 콘텐츠의 특징을 쉽게 전달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한국관광공사 광고 콘텐츠는 영화 장르를 차용했다. 장르적인 타이틀을 붙이고 그에 잘 어울리는 관광지, 연출 분위기와 배경음악을 적용했다. 마치 영화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시대를 맞으면서 마케팅은 점점 더 세분화되고 정교해지고 있다. 나이나 성별, 소득 수준으로 무리 지어 보는 데서 벗어나, 각자의 취향과 바람을 가진 개개인을 타깃으로 바라보게 됐다. 일방적으로 천편일률적인 콘텐츠를 전달하는 게 아닌, 관심을 보일 만한 콘텐츠를 적확한 이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뜻이다.

8편의 광고는 동남아, 미주, 일본 등 각각의 지역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콘텐츠 위주로 방송된다. 그리고 나머지 콘텐츠들은 검색 키워드나 관심사에 맞게 온라인으로 노출되어, `데이트`나 `연인`을 검색한 이에겐 로맨스 코리아가 노출되고, `유적지`나 `세계 불가사의` 등을 검색한 이에겐 미스터리 코리아가 노출되는 식이다. 유의미한 데이터들을 통해 콘텐츠를 좀 더 효율적으로 노출시키기 위한 의도다. 한류가 뜨거워지면서 한류 스타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던 콘텐츠들이 디지털을 통해 새로운 방식을 찾은 것이다. 한국 하면 남대문과 비빔밥 정도만 떠올리던 외국인들이 다양한 여행 콘텐츠에 흥미로운 인상을 받았으면 하는 의도도 있다. 지금까지는 한국에서의 레포츠나 판타지적인 여행을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외국인들의 다양한 바람과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매력적인 한국을 부각하고자 한 것이다.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일주일간 공항에 머물면서 그 곳에서의 느낌과 관찰을 담아 책으로 냈다. 그는 `공항`을 매력적인 장소로 인식한다. 떠나는 사람, 돌아오는 사람, 선물을 들고 가는 사람, 모든 사람을 의심해야 하는 보안요원, 비행기 조종사,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 공항에 오는 이유가 모두 다른 이들을 관찰하면서 알랭 드 보통은 글을 이어나간다.

"여행자들은 곧 여행을 잊기 시작할 것이다. 그들은 사무실로 돌아갈 것이고, 거기에서 하나의 대륙을 몇 줄의 문장으로 압축할 것이다. 배우자나 자식과 다시 말다툼을 시작할 것이다. 영국의 풍경을 보며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이다. 매미를 잊고, 펠로폰네소스반도에서 보낸 마지막 날 함께 품었던 희망을 잊을 것이다."

그의 책 `공항에서 일주일을`에 나오는 구절이다. 아무리 여행이 아름다워도 우리에겐 그 여행을 잊게 되는 시간이 온다.
하지만 여행은 한때의 여행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상에 지칠 때, 외로울 때, 친구가 그리울 때, 여행은 추억으로 문득문득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네고 다시 여행갈 이유를 만들어준다. 저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르지만, 여행은 늘 당신에게 뭔가를 아낌없이 내준다.

[신숙자 HS애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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