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제
  • mbn
  • 매경TV
  • 매경이코노미
  • luxmen
  • citylife
  • M-print
  • rayM
뉴스  ·  증권  ·  부동산  ·  비즈&  ·  교육  ·  스타투데이  · 
2월 21일 (화) MK thebiztimes
전체기사주별보기
경제용어 웹검색
Cover Story 바로가기 View&Outlook Case Study 바로가기 Trend 바로가기 Insight 바로가기 Human in Biz 미니칼럼 바로가기 Edu Club 바로가기

insight HOME > Insight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Insight] `광고 아닌 광고`가 뜨는 시대…"기존 문법 버려라"
기사입력 2017.01.06 04:01:04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오! 진짜 짧은 다큐` 캠페인이 한국광고홍보학회가 선정한 2016년 광고대상을 수상했다. 말 그대로 다큐가 광고상을 받았다.

OtvN이라는 채널(광고주)을 위해 TBWA코리아(광고대행사)가 제작한 콘텐츠. 여기까진 기존 광고와 다를 게 없다. 고민의 시작도 다른 광고 제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OtvN이라는 케이블 TV 채널이 생겼는데, 이 새로운 채널을 어떻게 알리고, 어떻게 사랑받게 만들 것인가. 중장년층을 위한 라이프 엔터테인먼트 채널이라는 내용을 잘 담아 광고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광고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았다. 더욱이 요즘과 같은 미디어 환경이라면. TV가 유일한 매체라서 TV에 나오는 광고를 무조건 볼 수밖에 없는 시대가 아닌 스마트폰, PC, IPTV 등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만 골라 보는 요즘 같은 시대라면.

우리 채널은 이런 채널입니다라는, `일방적인 광고`만이 답일까? 사람들이 찾아서 보고 싶어할, 재미있는 콘텐츠야말로 채널을 알리고, 사랑받게 할 답이 아닐까? 그렇다면, 중장년층 타깃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는 뭘까? 의미 있지만, 재미도 있는 콘텐츠. 전에 없던 새로운 채널이니까, 전에 없던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 결과 태어난 것이 `오! 진짜 짧은 다큐` 캠페인. 다큐멘터리지만, 광고의 문법으로 위트와 감각을 더했다. 지루할 틈 없는 2분 이내의 짧은 다큐 12편. 세상의 편견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 역사 속 돈키호테부터, 나이가 들어도 도전을 멈추지 않은 돈키호테,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며 열정을 갖고 살아가는 수많은 돈키호테들이 다뤄졌다. 어떤 편은 `겸재 정선`이나 `세종`과 같은 인물의 돈키호테적 면모가 소개되기도 하고, 또 어떤 편은 잡지 `뿌리 깊은 나무`나 `올레길`과 같은 무생물이 주인공이 되어 돈키호테로 묘사되기도 했다. OtvN의 메인 타깃 반응은 뜨거웠다. 여전히 삶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고, 문화적 콘텐츠에 갈증이 큰 중년층을 위한, 말하자면 취향 저격 콘텐츠였던 것이다.

사실, 광고 아닌 광고가 상을 받는 것은 이미 세계적 흐름이 된 지 오래다. 1953년 창설된 대표적 국제 광고제인 칸 광고제의 경우, 2011년 그 이름부터 칸 광고제(Cannes Advertising Festival)에서 칸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Cannes Festival of Creativity)로 바꾸었다. 그저 이름 하나 바꾼 변화가 아니라 광고 영역이 TV 광고나 신문 광고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매체 속, 다양한 콘텐츠로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변화다.

2013년 칸 국제 광고제 수상작을 살펴보자. `바보 같이 죽는 방법(Dumb ways to die)` 캠페인은 호주 지하철 광고로, 어린이들에게 지하철 안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러나 통상적인 15초 TV 광고는 아니다. 오히려 귀여운 캐릭터들의 뮤직비디오에 가깝다. 캠페인 제목처럼 바보 같이 죽는 기상천외한 방법이 노랫말이 되어 흥겨운 멜로디에 실렸다. 머리카락에 불을 붙이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먹거나, 빨래 건조기에 들어가 숨거나, 방울뱀을 애완 동물로 기르거나 하는 식의 바보 같이 죽는 방법이 나열되다가 지하철 안전 사고 내용이 은근슬쩍 들어가 어린이들의 머릿속에 남게 만들었다. 캠페인은 나아가 어린이들을 위한 스마트폰 게임이 되었고, 동화책이 되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캠페인이 단지 재미있는 콘텐츠로 회자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지하철 사고율을 줄이는 것에 기여했다는 사실이다.

그 이듬해 수상작 중 하나인 볼보(Volvo)의 `라이프 페인트(life paint)` 캠페인은 한발 더 나아갔다. 자동차 브랜드인 볼보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으로, 광고 캠페인 또한 안전을 메인 콘셉트로 펼쳐왔다. 그런 볼보가 이번엔 야간 자전거 운전자를 위한 보호용 야광 스프레이를 제작해 `라이프 페인트` 캠페인을 진행했다. 헬멧이나 옷, 자전거에 뿌리기만 하면 일주일가량 야광 효과가 지속되는 스프레이 페인트를 만들어 배포한 것이다.

사람들은 열광했고, 순식간에 캠페인은 전 세계 다양한 매체로 퍼져나가 (별도의 광고비 지출 없이!) 무려 1억3000만뷰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뉴스가 될 만한, 사람들이 찾아서 보고 싶은 콘텐츠의 힘인 셈이다. 이제 사람들은 볼보에 대해 자동차를 안전하게 만드는 브랜드를 넘어 도로 위 안전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하게 고민하며 노력하는 브랜드로 생각할 것이다.

다시, 한국광고홍보학회의 작년 광고대상 선정 기준을 살펴보았다.
`한 해 동안 가장 성공적으로 브랜드 호감도와 경쟁력을 향상시킨 캠페인`. 형식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다. 다큐지만 광고상을 받을 수도 있겠구나 끄덕였다. 광고 제작 가이드도 수정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되 사람들이 먼저 찾는 콘텐츠를 만들 것. 그것이 브랜드에도 긍정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니.

[김재호 TBWA Content Director(콘텐츠 디렉터)]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관련기사

빈칸
PDF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