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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Guru] 비트코인 투자? 지금은 핀테크 혁신에 주목할 때
기사입력 2018.01.05 0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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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 자데자 세계은행그룹 IFC금융혁신팀 대표 인터뷰

지난달 12일 IFC 한국사무소에서 주관한 세미나에 참석한 기리 자데자 IFC금융혁신팀 대표가 핀테크 활용과 국내 스타트업·벤처캐피털의 동남아 시장 진출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IFC]
때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발명`보다 더욱 사람들에게 유용한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의 힘이 역사를 움직인다.

백열전구하면 떠오르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에디슨은 사실 백열전구를 `발명`하지 않았다. 그는 1879년 40시간 이상 빛을 낼 수 있도록 탄소필라멘트 백열전구를 `혁신`한 사람이다. 1835년 세계 최초로 백열전구를 `발명`한 사람은 스코틀랜드 천문학자이자 철학자인 제임스 보먼 린지(James Bowman Lindsay)다. 그러나 에디슨의 전구는 필요한 밝기와 수명을 만족해 가장 먼저 상업적으로 성공한 전구였기에 사람들은 에디슨을 백열전구의 발명자로 착각하곤 한다.

최근 금융 분야에서도 `발명` 대신 `혁신`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 1956년 설립돼 저개발 국가와 개발도상국의 민간 기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경제 개발을 지원하는 세계은행(World Bank)그룹의 국제금융공사(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에서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민간 부문 개발금융 국제기구인 IFC는 2000년대 초부터 90건, 10억달러 이상을 벤처캐피털(VC)에 투자했다. 지금껏 전 세계 핀테크(Fintech) 업체 30개와 VC 30개를 지원해 개발금융의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2016년 3월부터 IFC금융혁신팀 대표로서 글로벌 핀테크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된 기리 자데자(Giri Jadeja) 박사는 최근 한국 스타트업과 VC에 금융 혁신을 위한 파트너십을 제안하기 위해 방한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그를 만나 국내 스타트업과 VC가 어떻게 글로벌 확장과 혁신을 달성할 수 있는지 물었다. 자데자 박사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글로벌 진출 부진으로 인해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전 세계 신흥시장, 특히 문화적 친밀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IFC는 그간 개발도상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 가능한 개발금융이 특기였다. 왜 IFC는 금융혁신팀을 신설하고 당신에게 핀테크나 VC 관련 업무를 전담하게 했는가.

▷오늘날 우리들은 금융 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이은 `기술혁명`의 순간을 목도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인클루전(inclusion·포섭)`으로 불리는 과정을 통해 그간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않거나 할 수 없었던 사람들도 생산인구로 포함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인클루전의 속성 중 하나는 `접근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거다. 과거 은행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통해 새로운 경제활동에 포섭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면 핀테크는 기존보다 더 많은 사람을 포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난 기술 전문가는 아니지만 핀테크의 신기술은 비즈니스가 앞으로 굴러가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다.

―IFC의 전통적인 역할인 글로벌 민간 부문 개발금융에 대해서도 핀테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오늘날 신흥국 시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격차를 잘 보여준다. 내가 유년기를 보낸 인도 델리에서는 휴대전화를 하나 개통하려면 7년을 기다려야 했다. 아프리카는 지상 유선통신망이 부실해 유선전화 없이 곧장 모바일로 직행했다. IFC는 핀테크 등 첨단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신흥국을 좀 더 잘살게 도울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전통적인 인프라구조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일하는 필리핀,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은 과거 모국에 송금할 때 원금 중 15~18%를 비싼 수수료로 내야 했다. 지금은 핀테크 발전으로 1~2%만 내면 가능하다. 이런 핀테크 회사들에 IFC는 투자를 집행한다.

IFC의 핵심 사업 추진 방향은 두 가지다. 첫째는 더 많은 개인을 핀테크 혁명에 끌어들여 핀테크 사용자로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더 많은 사업가와 중소기업을 불러들여 핀테크 디지털 플랫폼에 오르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온라인 기반 비즈니스를 지원하려고 한다. 과거 보험료가 높아 가입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보험사, 대출 실적이 없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던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대부업체 등이다. IFC 금융혁신팀 업무의 마지막 종착지는 `글로벌 지급결제 인프라구조`다. 개발도상국에 지급·결제 인프라 구조를 만들어 세계 경제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핀테크가 기존의 전통적인 금융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고 어디까지가 핀테크인 것인가.

▷기술은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혁신`을 만드는 기술과 `발명`으로 이끄는 기술이다. 최초의 백열전구는 발명이었지만 오늘날의 할로겐 전등까지 개선한 것은 혁신이다. 기존 금융 시스템 속에서 벌어진 과정을 더 저렴하고 빠르고 효율적인 송금·결제 솔루션으로 금융시스템 밖으로 빼낸다면 이는 혁신이다.

발명은 수십 년이란 시간이 걸린다. 블록체인 기술과 비트코인처럼 말이다. IFC는 단기적으로 발명보다 혁신에서 우리가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우린 현재 발명 대신 혁신에 집중하며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 회사에 투자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예의 주시하고 있는 3~4개 핀테크 분야의 주요 비즈니스에 관심을 두고 있다. 물류, 원격의료, 온라인 교육, 전자상거래 등도 핀테크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한국도 초기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기업이 돼야 성장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나름의 방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데 왜 아직 한국에는 유니콘이 없을까.

▷한국 스타트업 중 유니콘이 나오지 않는 데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한국사회가 정신적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빠졌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한 번 실패하면 한국 사회가 당신을 실패자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실패자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지 않는다.

둘째는 한국 시장을 최종적인 시장으로 생각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은 페이스북보다도 먼저 `싸이월드`라는 비슷한 콘셉트의 비즈니스 아이템이 있었지만 글로벌 장악에 실패했다. 카카오톡의 경우 여전히 한국인들만 주로 쓰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이 됐다. 싸이월드나 카카오톡 역시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었다.

―한국 스타트업과 VC가 왜 신흥국 시장, 특히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야 할까.

▷한국 내수 시장만 보면 사업을 하기에 충분히 큰 시장이다. 그러나 당신은 한국에서 시작한 단 한 곳의 유니콘도 찾을 수 없다. 5000만인구 규모의 시장이란 태생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신흥 시장 중에서도 동남아 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는 문화적인 친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K팝의 유행이나 한류 등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한국 제품에 대해 수용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VC도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동남아 일대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동남아 지역은 6억명 규모의 시장이다. 관건은 한국의 앞선 기술과 인적자본을 글로벌 시장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의 문제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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