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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CEO] 인터넷 없어도 실시간 통역 척척, 어디든 마음놓고 여행 떠나세요
기사입력 2018.03.23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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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번역기 `일리` 출시…日스타트업 `로그바` 요시다 다쿠로 대표

[사진 제공 = 로그바]
일본 최초 근대 문학작가 나쓰메 소세키에 관한 일화가 하나 있다. 그가 영어수업 도중 한 학생이 `I love you`를 `난 너를 사랑한다`로 번역하자 나쓰메는 "일본인이 그런 대사를 입으로 하겠는가? `달이 예쁘네요`라고 옮기면 그 뜻은 전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1900년대 초반 `사랑합니다(愛しています)`라는 표현이 일본인들에게 주는 문화적인 위화감이 심했기 때문이다.

나쓰메의 일화는 역사적인 실체가 증명되지 않은 내용이다. 그럼에도 많은 일본인이 그의 일화에 수긍했던 까닭은 단순히 단어를 단어와 매칭하는 기계 번역이 담아내지 못하는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사람은 느낄 수 있기 ?문이다.

30년 가까이 기계번역 패러다임이었던 통계적 기계번역(SMT·Statistical Machine Translation)은 언어 데이터베이스(DB)인 `병렬 코퍼스(Corpus·말뭉치)`를 활용해 어와 어절, 구 단위를 통계적인 최빈값을 기준으로 번역했다. 정확도는 높아졌지만 영어와 한국어처럼 어순이 크게 다른 언어를 번역할 때 어색한 결과가 많이 나왔다.

`딥 러닝` 기반의 신경망 기반 번역(NMT·Neural Machine Translation) 기술이 확산되자 기계번역은 문장의 맥락을 이해하고 통째로 올바른 순서로 번역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자연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서비스 품질을 위해 `코퍼스` 데이터의 질과 컴퓨팅 스케일을 개선하는 게 화두로 떠올랐다.

코퍼스를 만들기 위해선 큰 초기 구축비용을 들여 방대한 텍스트를 디지털화해 일일이 분석해야 한다. 따라서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AI) 시장에 진입하려는 스타트업은 IT 대기업과 직접 경쟁이 불가능하다. 번역뿐 아니라 소리를 텍스트로 바꿔주는 음성인식에서도 주변 소음, 에코, 말투 등 다양한 변수에도 정확한 인식 결과를 내기 위해 방대한 훈련 데이터가 필요하다.

구글, 바이두 같은 글로벌 IT 기업이 모바일 통역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함에도 `웨어러블 자동번역기`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나가는 스타트업이 한국에도 상륙했다.

일본 스타트업 로그바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인터넷과 연결 없이 일방향 통역을 제공하는 해외여행자용 독립형 웨어러블 기기 `일리(ili)`를 출시했다. 작년 12월 한국어 버전 신제품을 개발해 국내 사전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요시다 다쿠로 로그바 대표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 2년 연속으로 올해의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을 만든 인물이다. 2015년 독특한 인터페이스의 반지형 웨어러블 기기 `링`에 이어 2016년 공개한 `일리`가 상용화된 것이다. 그는 지난달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방한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그를 따로 만나 웨어러블 번역기와 기계번역의 미래 전망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한 내용.

―반지형 웨어러블 `링`은 아이디어는 참신했지만 사업적으론 실패작이었다. 스타트업인 `로그바`는 실패를 겪고도 어떻게 살아남아 다시 신제품 `일리`를 출시할 수 있었나.

▷`링`은 당시 블루투스와 웨어러블 기기가 만났다는 점에서 트렌디했지만 일반 소비자가 사려고 하지 않아 실패했다. 난 항상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왔다. 신제품 개발 시도의 80~90%는 항상 실패했다. 실패에 좌절하기보다 빠르게 회복하는 게 더 중요하다. 우리는 실제로 `일리`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작년 6월부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미쓰비시와 SBI 등이 투자한 700만달러에 달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자금 덕분에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

―`일리`의 강점은 무엇인가. 구글 번역 같은 무료 모바일 솔루션과 어떻게 경쟁 가능한가.

▷웨어러블 하드웨어로서 강점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빠르고 편하게 통역해 준다는 점이다. 여행사, 호텔, 식당 등 기업 간 거래(B2B) 고객을 대상으로 기기 렌탈사업과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미 무료 번역 스마트폰 앱이 많지만 실제로 해외여행 시 현지에서 외국인을 처음 대면하는 상황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웨어러블 자동번역기와 구글 번역은 타깃 시장이 다르다고 본다.

―매일 iOS 시리의 음성인식이나 구글 번역을 통해 통·번역 레퍼런스가 쌓이고 있다. 이는 통·번역 소프트웨어(SW) 엔진 발전으로 이어진다. 로그바는 번역 엔진을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가.

▷번역 엔진 구조는 △자국어 음성인식 △번역 △외국어 발음 등 3단계로 이뤄졌다. 기본적인 일본어 코퍼스는 일본 문부과학성 사업에서 출발했지만 단계마다 로그바의 고유 노하우가 들어가 있다. 우리도 번역 엔진 `STREAM`에 심층신경망을 반영했다. 데이터를 저장한 클라우드 서버에서 딥러닝을 진행하고 있다. `일리` 기기 안에 자체 메모리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있다.

일반 코퍼스 DB는 방대하지만 여행 상황에 한정한 DB는 `일리` 기기에 저장할 수 있다. 사용자 동의하에 DB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처럼 디지털 코퍼스가 부족할 경우 현지 인력을 채용해 코퍼스를 만들고 있다. 우리의 핵심 역량은 기계번역 기술이나 알고리즘이 아니다. 대신 실제로 어떤 문장을 여행자들이 말하는지에 집중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여행회화 가이드북을 펼친다면 99%는 `일리`의 번역이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글 번역 같은 경우 여행을 제외한 분야라면 우리보다 정확도가 높을 것이다.

―웨어러블 자동번역기는 앞으로 어디까지 진화할까. 해외여행 가이드나 전문 통역사는 미래 일자리가 사라질까.

▷만화 `도라에몽`에 나온 `통역 곤약`처럼 웨어러블 자동번역기는 하나만 있으면 외국인과도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 같다. 지금 기계번역의 수준은 해외여행지의 온라인 접속 환경에 따라 좌우되지만 미래에는 전 세계가 언어의 장벽을 넘어 통합될 수 있다. 현재 `일리`를 여행 특화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외국어 교육이나 응급의료 현장에서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또한 주일미군 등 국방협력 분야에서도 수요가 있다.

여행가이드나 통역사의 일자리는 우리 제품과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우리 제품은 쉽게 자신이 전하고 싶은 말을 하는 즐거운 여행이 목적이라면 여행 가이드나 통역사는 전문적인 지식을 다루기에 아직 우리가 완벽히 번역할 수 없다. 오히려 이들과 공존하면서 해외여행 시장이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기계번역의 미래는 외국어를 몰라도 자신감 있게 외국인과 잘 말할 수 있는 데에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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