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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Outlook] 유럽에선 선물 않는 공기청정기…역발상 마케팅으로 중국서 `대박`
아시아 소비자 사로잡은 스웨덴 공기청정기 `블루에어` 요나스 홀스트 이사
기사입력 2018.02.23 0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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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홀스트 이사 [사진제공 = 블루에어]
인공지능(AI), 3D프린팅 등 신기술 기반의 비즈니스가 본격화되면서 혁신적인 기술을 앞세운 기술 주도 기업들이 각광받고 있다. 스타트업 중에서는 마케팅을 최소화한 채 기술력 확보에 몰두하는 곳도 많다.

기술이 가장 중요한 환경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기업들은 기술력과 마케팅 역량 중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력을 갖고 있어도 이를 개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마케팅이 부족할 경우 그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웨덴 소재의 글로벌 공기청정기 제조·판매 기업 블루에어(Blueair)는 이 같은 고민에 대한 모범 답안 사례다. 블루에어는 1996년 설립돼 정전기의 흡착 원리를 이용한 헤파사일런트(HEPA Silent) 기술을 개발한 이후 꾸준히 기술을 개선하며 공기청정기 산업을 이끌고 있다. 2010년 미국가전제조사협회(AHAM)가 개발해 미국 환경청(EPA)의 검증을 거치는 청정공기공급률(CADR)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한 제품이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진행한 성능 평가에서 동급 대비 1위로 꼽히기도 했다. 블루에어는 현재 아시아, 유럽, 미주 지역 등 총 60여 개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성장이다. 주요 4대 시장 중 3곳이 아시아 국가들로, 한국에서도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바 있다.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20년이 조금 넘은 외국 기업이 문화와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른 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요나스 홀스트 이사는 최근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블루에어는 기술 주도 기업"이라면서도 "이를 활용한 최적의 마케팅 수단을 개발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기술과 마케팅 중 우선순위를 정하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2013년 블루에어에 합류한 홀스트 이사는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이끌며 아시아 지역에서의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그는 최근 신제품 발표를 위해 방한했다.

홀스트 이사는 특히 "소비자들 간의 입소문 마케팅을 활용한다"면서 기술력에 자신 있는 기업의 경우 입소문만큼 빠르고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3년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이 블루에어의 공기청정기 수천 대를 한꺼번에 구매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고 이후 블루에어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홀스트 이사는 이와 함께 "마케팅의 근본은 같지만 구체적인 모습은 시장마다 얼마든 다를 수 있다"면서 각 시장의 문화와 특성을 반영한 마케팅의 지역화(localized)를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2016년 유니레버(Unilever)에 합병된 이후 달라진 부분이 있나.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유니레버는 처음부터 블루에어의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공기청정기 전문 제조·판매에 더욱더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물론 네트워크와 마케팅 자원 등 유니레버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시너지 효과는 두 기업의 핵심 비전이 같다는 것이다. 유니레버와 블루에어는 모두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추구한다.

―블루에어가 기술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비결은.

▷블루에어는 항상 기술이 주도하는 기업이었다. 창립자의 비전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기청정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지난 20년간 이는 연구개발(R&D) 시스템과 기술에 분명히 반영돼왔다. 또 20년 전 개발한 헤파사일런트 기술이 이후 제품의 근간이 되고 있다. 높은 CADR 역시 이 덕분이다.

[사진제공 = 블루에어]
―B2C 기업엔 마케팅 역시 중요한데.

▷물론이다. 어떤 이들은 기술 주도(technology―driven)와 마케팅 주도(marketing―driven)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기술 주도 기업이라는 블루에어의 특성은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마케팅 수단을 개발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블루에어는 솔직한 소비자들로 하여금 블루에어 제품의 장점과 특성, 메시지를 다른 이들에게 전파하게 한다. 소비자가 우리의 목소리가 되게 하는 것이다. 뛰어난 기술력을 활용한 최적의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국가에서 마케팅을 하며 얻은 교훈이 있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은 똑같지만 그 구체적인 모습은 시장마다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배웠다. 마케팅 메시지는 각 지역에 맞춰져야(localized) 한다. 이를 간과하면 미처 생각지도 못한 범위의 소비자들을 놓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선물을 주는 문화를 고려해야 한다. 중국 사람들은 건강을 중시하며 가족과 친구에게 공기청정기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서양 시장에서는 그런 소비자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 시장과 소비자들의 특성은 무엇인가.

▷프리미엄 제품 시장이 매우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매우 강한 특징이다. 공기청정기의 성능, 즉 품질을 가장 중시하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 가격이 제일 중요한 기준인 것과는 정반대다. 자체 조사 결과 공기 오염을 실제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역의 소비자들은 최고급 제품을 사고 싶어하고, 공기 오염이 심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중간 가격대의 제품이 잘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청정기로 미세먼지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나.

▷결국에는 자동차에 있을 때나 밖에서 산책을 할 때 등 어떤 곳에서든 공기를 정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실외 공기 질도 바꿀 수 있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다만 실내 공기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바닥, 가구의 표면을 비롯해 다양한 화학재료 등 오염 원인들로 인해 실외 공기보다 더 심각하게 오염되는 경우가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음성인식 등 새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떠오르고 있는데.

▷블루에어의 제품들은 애플리케이션·가전기기 연동 플랫폼인 IFTTT(If This Then That) 프로토콜을 통해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Alexa)에 연결될 수 있게 하고 있다. 다만 IFTTT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기기 간 연결을 할 수 있어 우리가 모든 솔루션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 소비자들 역시 자신의 환경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개방된 솔루션과 제품을 원하게 됐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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