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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CEO] 엄마의 이름으로 만든 장애아 수학앱 이젠 전세계 어린이 공부도우미 됐죠
기사입력 2017.07.07 0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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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 Start-up / 20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교육부문 1위 휩쓴 에누마 이수인 창업자 겸 대표

내 아이가 장애가 있고 보통의 아이들과는 평생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걸 엄마가 알게 된다면? 많은 엄마가 죄책감과 무기력함에 빠진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엄마가 결국에는 이를 극복해낸다. 엄마라는 위치가 주는 엄청난 힘 때문이다.

엄마의 힘에 기업가정신을 더해 세계적인 교육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만든 사람이 있다. 바로 이수인 에누마 창업자 겸 대표다.

그가 만든 `토도수학`은 자폐 등 다양한 장애로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도 덧셈 뺄셈 등 기초적인 수학을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앱이다.

산수의 기본원리를 휴대폰 화면을 통해 쉬운 방식으로 접근해 이해를 높이는 방식으로 구성된 이 앱이 인기를 끌자 장애가 없는 학생들까지 이 앱을 활용해 산수를 배우면서 사업이 성장했다. 토도수학은 20개국 애플 앱스토어 교육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고 회사는 실리콘밸리와 한국 등에서 누적 500만달러(약 58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내 아이의 문제에서 시작한 이 대표는 이제 전 세계 아이들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선진국의 저소득층 아이들과 신흥국 아이들을 위한 교육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이다. 최근 에누마가 만든 소프트웨어는 가난한 국가 아이들의 문맹퇴치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대회`에서 준결승에 올랐다. 결승에 오르면 탄자니아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제 필드 테스트를 나서게 되고 여기서 가장 뛰어난 앱으로 인정받으면 1000만달러(약 114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비즈타임스는 지난달 8일 SK행복나눔재단 행사에 연사로 참석한 이 대표를 만났다. 에누마는 사회적기업으로 SK행복나눔재단의 투자를 받았다. 에누마는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돼 한국과 미국에서 직원 2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이 대표는 "컴퓨터와 달리 태블릿PC는 전기 소모가 적어 그 동네에 태양광 발전기가 하나만 있으면 동네 모든 아이들의 태블릿PC를 충전하는 게 가능해진다"면서 "이 태블릿PC에 담겨 아프리카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찾는 것이 바로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에누마를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게임회사에서 일하다가 2008년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게 된 남편을 따라갔다. 2008년 말 예정보다 일찍 아이가 태어났고 아이가 학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아이가 집중 치료실에 한 달 넘게 있어 힘들어하고 있을 때 어떤 의사가 지나가면서 한국에서 뭘 했는지를 물어봤다. 그 의사는 게임이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가볍게 얘기했다. 그때부터 내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게임회사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NC소프트 CSR팀과 연락이 닿아 그쪽의 지원으로 아이패드를 써서 장애아동을 위한 어떤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 프로젝트는 시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2012년에 종료됐는데 그 제품을 본 한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나를 찾아왔다. 그 사람이 초기 투자자인 K9의 마누 쿠마르다.

―그가 회사를 만들어보라고 제안한 것인가.

▷그렇다. 그가 아이를 위한 학습도구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했다. 나는 이민자라서 어떻게 회사를 만들지 모른다고 말했더니 "여긴 실리콘 밸리인데 당신이 여기에 와 있는 것은 인생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2012년 7월 에누마를 세웠고 남편이 박사과정을 마치고 합류했다.

―장애아이를 위한 프로그램인데 평범한 아이에게도 통했다.

▷2013년 토도수학 시제품을 들고 키즈콘퍼런스에 가서 베스트 디자인상을 받았다. 2014년 애플 앱스토어에 정식으로 출시해 몇 주간 1위를 했다. 또 언어를 바꿔 아시아 시장에 출시했는데 중국에서 4주 연속 1위를 했다. 그러다 보니 2015년 2월 소프트뱅크벤처와 중국 회사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만든 프로그램을 아이가 써봤나. 실제로 도움이 되었나.

▷내 관심이 내 아이의 나이를 따라가는 것 같다. 처음에는 장애 영유아의 인지훈련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다음에는 말을 못하는 영유아, 그다음에는 유치원 수준까지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장애아에서 교육 격차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됐다고 들었다.

▷미국에는 태어나서 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지 책을 거의 보지 못한 빈곤 가정 아이들이 굉장히 많다. 단순히 아이의 공부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다. 현재 태블릿PC 가격이 싸게는 8만원 정도까지 떨어졌다. 이제는 개발도상국 아이들이나 선진국의 가난한 아이들이 이를 사용할 수 있다.

―개도국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대회에 도전했다는데.

▷아프리카에서 전 국민에게 교육을 시키는 데는 막대한 재정이 들어간다. 교사를 배치하고 양성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컴퓨터와 달리 태블릿PC는 전기 소모가 적어 그 동네에 태양광 발전기가 하나만 있으면 아이들을 위한 태블릿PC를 충전하는 게 가능해진다. 하지만 단순히 기계만 있어서는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소프트웨어다. 아프리카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찾는 것이 바로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다.

―이 대회에서 준결승에 올라 현재 상위 12개 팀 중 하나다.

▷대회는 2019년 끝나고 총상금이 1500만달러다.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이 언어와 수학을 동시에 가르치는 킷킷스쿨이다. 코이카CTS 펀드 지원을 받아서 테스트하고 있다.

―좋은 일을 하지만 돈도 벌어야 하지 않나.

▷미국에서 스타트업과 사회적 벤처의 차이는 크지 않다. 사회적 미션을 가지고 있는 것과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것 사이에 차이가 없어야 하는 것이 정답이다. 아시아 부모들이 토도수학을 좋아하니까 이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재무적인 수익이 명확하지 않은 것을 해야 하는 때도 있다.

―미국에서 여성 창업자로 힘들었던 것은 없나.

▷실리콘밸리는 훌륭한 점이 많다. 비유하자면 한국어도 잘못하는 캄보디아 이민자가 한국에 와서 기술만 가지고 창업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실리콘밸리는 영어를 못하고 이 나라 좋은 대학도 안 나오고 네트워크가 없어도 실력이 있고 이를 사줄 사람이 있으면 성공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이라는 것, 언어가 약하다는 단점은 좋은 스태프로 극복할 수 있었다.

―둘째가 최근에 태어났다고 들었다.

▷이제 100일이 됐다. 첫째는 만 여덟 살이 됐다. 남편과 아이 보는 일을 정확히 50대50으로 한다. 미국 회사 사무실에 조그만 아이 방이 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 데 장점이 있나.

▷우리 회사 대부분 사람들이 다 아이가 있는 엄마 아빠다. 부모로 산다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아이를 기르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앞에 두는 편이다. 딱히 휴가나 병가 규정 없이 쓰겠다고 하고 가면 된다. 엄마 아빠라는 존재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 아닌가. 어떤 시간에 반드시 회사에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으면 생각보다 일을 할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회사 사람들은 아이가 학교에 있을 때 일하다가 중간에 아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이가 잠자리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일을 또 한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 투자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계속 학습이 어렵고 장애가 있는 아이를 위한 제품을 만들 것이고, 회사보다 부모 역할이 우선이 될 것이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그랬더니 투자자들이 `괜찮다, 멋지다`고 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우리 같은 작은 스타트업으로 같이 하기 어려운 좋은 사람이 찾아온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절대 안 되는 것이 있다. 저는 유축을 하면서 일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그럴 때는 8시간 근무가 불가능하다. 엄마들은 아이가 아플 때도 제대로 일할 수 없다.
우리 직원 중에 애들 방학 때는 회사를 두 달씩 쉬는 사람도 있다. 회사는 꼭 이래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지 않으면 풀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는 어떻게든 해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덕주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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