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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Guru] 당신의 회사가 잘나가는 건…`조용한 영웅`이 많기 때문
베스트셀러 작가·음악가 `데이비드 츠바이그`…투명인간의 세가지 특징
기사입력 2014.09.18 15: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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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The New Yorker)라는 미국 잡지가 있다. 지식인들이 보는 대표적인 잡지로 손꼽힌다. 이 잡지사에는 `팩트 체커`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기자들이 쓴 기사가 팩트(사실ㆍfact)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팩트 체커들의 학력과 역량은 기자 이상이다. 16명 중 대다수가 명문대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다. 절반 이상이 중국어ㆍ아랍어 등 외국어 하나쯤은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러나 독자들은 팩트 체커의 존재를 모른다. 기사에는 기자 이름만 적혀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팩트 체커들은 `인비저블(invisibles)`, 즉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불만은 없다. 타인에게 인정을 받느냐는 부차적이기 때문이다. 무대 뒤에서 언론의 사명에 기여하고 있다는 데 만족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음악가인 데이비드 츠바이그 역시 보그(Vogue) 등 유명 잡지에서 팩트 체커로 몇 년을 일했다. 그러면서 그는 팩트 체커들에게 놀라움을 느꼈다. 그들은 남들에게 인정을 받고, 안 받고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최고 인재들이 모여 최고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츠바이그는 우리 사회에 이 같은 투명인간들이 얼마나 많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그는 유럽과 아시아를 여행했다. 초고층 건축 엔지니어, 향수 조향사, 마케팅 전문가들을 만났다. 놀랍게도 이 세상에는 조직 곳곳에 투명인간들이 있었다. 다만 잘난 척하는 나르시스트의 목소리에 묻혀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었다. 츠바이그가 투명인간들을 찾아 이들의 특징을 분석한 책 `인비저블`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는 최근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에서 "투명인간들은 타인의 인정 같은 외적 보상이 아니라 일에서 순수한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조직 안에서 `조용한 영웅(silent heroes)`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츠바이그와 일문일답한 내용이다.

-투명인간은 일 자체에서 기쁨을 얻는 특성이 있다고 했다.

▶투명인간은 일 자체에서 가치를 찾으려고 한다. 타인으로부터 듣는 칭찬ㆍ인정은 부차적이다. 물론 투명인간도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그러나 투명인간에게 그 효과는 오래 가지 않는다. 공항 등 대형 건물에서 `길찾기 안내(웨이파인딩ㆍwayfinding)` 표식을 총괄 디자인하는 짐 하딩이 그런 예다.(공항의 길안내 표식이 탁월하다고 웨이파인딩 전문가를 칭찬하는 사람은 없다.) 하딩은 "타인의 찬사와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게 목적이었다면 오래전에 그만두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길찾기라는 퍼즐을 푸는 도전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이 일을 한다"고 했다.

-투명인간은 업무에 완벽해질수록 더욱 투명인간이 된다고 했다. `완벽함=보이지 않음`이라는 공식까지 제시했다.

▶보통 사람들은 일을 잘하면 더욱더 타인의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상당수 투명인간은 그 반대다. 일을 잘할수록 남들의 눈에서 사라지게 된다. 다시 말해 투명인간은 무대 앞이 아니라 `무대 뒤`에서 일하기를 선택한다.(웨이파인딩 또는 팩트 체크가 그 같은 경우다. 업무가 무결점에 가까울수록 대중은 웨이파인딩 전문가, 팩트 체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길 안내가 엉망이거나 팩트 체크가 잘못됐을 때에야 비로소 사람들은 이 전문가들을 찾아 불만을 터뜨릴 뿐이다.) 나는 투명인간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믿을 수 없게 다양한 분야와 산업에서 투명인간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투명인간은 일반인을 뛰어넘는 대가(master) 수준으로 업무를 해낸다고 했다.

▶`보이지 않음(invisibility)`이 그 원동력이다. 투명인간은 대중에게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대중의 관심과 인정을 받을 가능성이 결여돼 있다. 덕분에 투명인간은 타인의 관심이나 돈과 같은 외적 요인에 의해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일 자체의 가치로부터 마음속 깊이 동기가 부여된다.

이렇게 내적으로 동기부여가 되면 더 높은 성과를 올린다. 돈과 같은 외적 요인에 의해 동기부여가 된 사람들을 앞선다. 이는 방대한 심리 연구에서 이미 입증됐다. 샘 글럭스버그 프린스턴대 교수의 심리실험이 그중 하나다.(이 실험에서 한 그룹의 참여자들은 복잡한 업무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돈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반면 다른 그룹은 그런 얘기를 듣지 않았다. 실험 결과 전자의 업무 성과가 더 낮았다.)

-투명인간의 또 다른 특성은 꼼꼼함(Meticulousness)이라고 했다. 왜 그 같은 특성을 갖나.

▶꼼꼼함은 모든 투명인간에게서 발견될 수 있다. 꼼꼼함은 투명인간이 내적으로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만약 당신이 일 자체에서 기쁨과 만족을 얻는다고 해보자. 그러면 더욱더 깊이 당신의 일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그 결과 당신은 업무에 더욱 꼼꼼해지고 더욱 헌신하게 될 것이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과 꼼꼼함이 결합되면서 투명인간은 더 큰 성과를 낸다고 했다. 예를 들어달라.

▶스테픈 사우어 코넬대 교수는 과거 탱크부대 장교였다. 그는 무대 뒤에서 지원 역할을 맡은 병사들의 역할과 자부심에 대해 말하곤 했다. 예를 들어 탱크 정비공은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못한다. 그러나 매우 양심적인(conscientious) 방법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이 왜 매우 양심적일 수 있을까. 그것은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을 추구하지 않으면서도 꼼꼼하게 일하기 때문이다. 양심은 조직에서 존경받는 사람들의 속성이다. 이는 투명인간이(스스로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지 않는데도) 조직에서 동료들과 상사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이유다. 투명인간은 조직에서 `조용한 영웅(silent heroes)`이다.

-투명인간은 무대 뒤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투명인간은 막중한 책임을 지는 일은 맡지 않으려고 할 것 같다. 이런 일은 무대 앞으로 나와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투명인간은 기꺼이 막중한 책임을 진다. 책임지기를 즐긴다. 진짜로 책임을 지느냐 마느냐는 무대 뒤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투명인간은 남들이 자신에게 부여한 몫 이상으로 최종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진다.

예를 들어보자.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손꼽히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대표 건축물로 `폴링워터(Fallingwater)`가 있다. 이 건물을 시공한 엔지니어들은 설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하지만 완고한 건축가인 라이트가 설계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몰래 설계를 고쳐 시공했다. 나중에 엔지니어들이 옳다는 게 증명됐다. 엔지니어들이 설계를 바꾸지 않았다면 폴링워터는 무너졌을 것이다. 엔지니어들은 폴링워터라는 걸작 건물에 대한 대중의 찬사는 모두 라이트의 몫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들의 몫은 전혀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러나 이들은 건물에 대해 마지막까지 책임을 졌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개의치 않았다.

-요즘은 자기 PR의 시대다. 이런 문화에서 투명인간은 점점 예외적인 존재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점도 있다. 오늘날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목청을 높이는 문화다. 이런 상황에서 투명인간은 좌절감과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다. 때로는 분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투명인간의 특성이 점점 예외적이라고 여겨질수록 투명인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타인과 협력하며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투명인간의 세 가지 자질, 즉 꼼꼼함과 책임지기,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지 않기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대 뒤에서 일하는 투명인간은 실제 공헌에 못 미치는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클 것 같다.

▶관리자들은 조직 안에서 누가 투명인간인지부터 살펴야 한다. 자신의 공헌을 과시하기 위해 모든 사람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 회의에서 맨 먼저 손을 드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보여서는 곤란하다. 관리자들이 주의 깊게 관찰하기만 하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타인의 관심을 끌려는 사람들보다 조용한 사람들이 조직에 더 큰 공헌을 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투명인간은 도처에, 모든 조직에 있다.

-투명인간의 삶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투명인간의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 더 큰 성취감을 느낀다는 심리학 연구 결과는 매우 많다. 일 자체에서 얻는 보상과 만족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오늘날과 같이 경쟁이 치열한 자기 PR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당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러닝머신 위를 달리며 계속 타인과 경쟁하는 삶을 살고 싶은가. 아니면 도전적인 일 자체에서 지속적인 만족을 얻는 삶을 살겠는가. 투명인간은 후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 He is…

데이비드 츠바이그(David Zweig)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음반 제작자 겸 가수, 기타 연주자다.
2개의 음반을 냈으며 `스위밍 인사이드 더 선(Swimming Inside the Sun)` 등의 소설도 출간했다. 투명인간의 특징과 공헌에 대해 쓴 `인비저블(Invisibles)`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뉴욕타임스, 애틀랜틱(The Atlantic) 등에서 프리랜서 언론인으로도 활동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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