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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SK하이닉스 역대급 실적 뒤엔…`데이터 사이언스` 조직 있었네
기사입력 2018.02.09 0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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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데이터 전문 조직 `데이터 사이언스`. [사진 제공 = SK하이닉스]
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데이터 활용은 특정 산업에 편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인재들 역시 제조업보다는 금융과 정보기술(IT) 관련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센서와 카메라 등을 활용해 공정 과정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활용하는 스마트 공장이 점점 더 확산되고는 있지만 제조업에서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데이터 활용은 아직 그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딥러닝과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정보통신(ICT) 기술이 점점 더 본격화됨에 따라 수집되는 데이터의 양과 그 적용 범위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제조 기업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가능성을 일찍이 포착하고 전사적인 차원에서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 전문 조직을 만들어 매년 두 배씩 규모를 키우는 한편, 다양한 제도를 통해 데이터 중심 문화를 만들고 있다. 박성욱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5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우리는 여러 부족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역량은 빅데이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시장이 슈퍼 호황을 맞고 있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 등 기록적인 실적을 올렸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무려 319%나 급증한 것이다. 이 뒤에는 데이터 활용을 강화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SK하이닉스의 데이터 역량 강화 전략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전문 조직 `데이터 사이언스`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도체를 만드는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행보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에는 산업과 기업의 구분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반도체는 0.1도의 온도와 먼지 한 톨까지 미세하게 관리해야 하는 공장 내 환경에서 수백 단계 이상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미세한 온도 변화에 따라 제품 수율과 품질이 달라지고, 하나의 공정 변화가 나머지 수백 개 공정에 영향을 미친다. 또 이 모든 것이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 돼 쏟아지기도 한다.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과 가능성이 매우 큰 분야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 데이터 분석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조직인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를 신설했다. 과거 조직별로 흩어져 있던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을 한데 모아 약 30명 규모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이후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의 확대 속도는 SK하이닉스가 데이터 분석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상무급 임원을 데이터 사이언스의 리더로 배치하고 올해 초에는 임원 아래 6개 팀을 편성했다. 인원도 60여 명으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대부분은 통계학 및 산업공학을 전공한 데이터 전문가들로, 반도체 제조 현장과의 원활한 연계를 위해 반도체 엔지니어도 일부 배치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임직원을 또다시 두 배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의 주요 업무는 크게 두 가지다. 생산 현장의 데이터를 모으고 변환하는 `수집·가공`과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의미한 내용을 도출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분석` 기능이다. 딥러닝 등 외부 기술을 반도체 제조업에 적합한 형태로 변환·적용하고, 그에 맞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반도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 역시 데이터 사이언의 중요한 역할이다. 또 과거의 데이터 분석 업무가 생산 현장에서 요청하는 건의사항을 해결하는 지원적 성격이 강했다면, 현재는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발견되는 현장의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컨설팅 역할이 강해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 전사적인 데이터 역량 강화

SK하이닉스가 다른 기업과 차별되는 점은 전문적인 조직 신설·강화 외에도 전사적 차원의 데이터 역량 강화와 통계 기반의 의사결정 문화 확산을 위한 `데이터 분석 역량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5개 레벨로 구분돼 있는 일종의 `사내 자격증`으로, 레벨별로 갖춰야 하는 통계 이론 수준을 설정하고 인증 시험을 진행하게 된다. 인증 시험을 통과한 직원은 해당 레벨에서 정하고 있는 수준의 통계·데이터분석 역량을 갖춘 것으로 공식 인정받는다. 가령 레벨1은 기술 통계량과 확률 변수, 분포 등 기초적인 통계 입문 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레벨5까지 수준을 올리게 되면 딥 러닝, 머신 러닝 등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개발에 직접 활용 가능한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최고 단계인 레벨5 인증에 성공한 임직원에게는 별도의 포상을 진행하는 등 직원들의 자발적인 학습과 참여를 독려해 최대한 많은 직원이 데이터 역량을 갖출 수 있게 하고 있다. 레벨 수준과는 별개로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우수 조직을 선발하기도 한다.

시험과 인증을 준비할 수 있는 교육 과정도 지원한다. 임직원 누구나 사내 온라인 학습 시스템을 통해 수준별 커리큘럼에 따른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온라인 학습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개별 신청을 통해 전문가 및 교수의 오프라인 강의 수강도 가능하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조 공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제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SK하이닉스]
◆ 마케팅·공급망 관리 분야로 확대

SK하이닉스는 생산 현장에 집중되어 있는 데이터 분석 범위를 마케팅과 공급망 관리(SCM) 등 다른 부문으로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생산뿐만 아니라 고객과 시장, 재무 등 모든 부문의 데이터를 분석해 전사적 차원의 가치 최적화(optimization)를 이뤄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연구개발(R&D) 강화 및 인재 확보 노력 역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자연어 처리 연구와 프로세스 마이닝 등 데이터 분석 기술 확보, 딥러닝 알고리즘 범용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데이터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산학 협력과 장학생 제도 등을 활용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외부에서 본 SK하이닉스 `데이터 사이언스`
데이터 역량 인증제 통해 전체 임직원의 참여 독려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김성범 교수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SK하이닉스의 데이터 관련 활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외부 전문가인 김성범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의 평가를 들어봤다.

먼저 김 교수는 "스마트공장 바람이 불고 있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데이터 전문 조직인 데이터 사이언스 외 타부서 직원들의 데이터 역량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데이터 분석가와 현업의 엔지니어 사이에 생각의 차이를 발생시키고, 결국 데이터 분석의 효과가 올바르게 전달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아무리 유의미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얻어도 실제 그것을 적용하는 현업의 엔지니어가 그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데이터 역량 인증 제도 등을 통해 전체 임직원의 참여를 독려하는 핵심 이유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데이터는 단순 기술이 아니라 모든 기술의 기초가 될 과학(Science)"이라면서 "모든 임직원이 기본적인 역량 함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데이터 분석으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먼저 공정의 전반을 설명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데이터 자체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불량의 원인을 찾기 위해 해당 공정의 정보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불량은 과거 공정으로부터 누적된 영향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체 공정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의 핵심은 방법론이라기보다 데이터 그 자체에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는 "부서 간에 자유롭고 유연하게 공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지금도 반도체의 생산성이 양호하지만 위 과제를 달성해 데이터의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활용을 강화하면 지금보다 생산성을 더욱 높여 무결점 생산을 추구할 수 있다고 했다.

데이터 관련 인재들이 특정 산업에만 몰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제조업 분야의 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특히 "반도체 제조업은 매우 정밀한 공정 수행이 요구되는 특성상 설비와 공정 및 제품 등 측면에서 데이터 수집이 매우 잘돼 있다"면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반영해 공정의 효율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데이터 전문가로서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전사적 차원에서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 위한 최적의 무대"라면서 데이터 분석을 꿈꾸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매우 좋은 직장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공동기획 : SK하이닉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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