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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에 닥친 유동성 위기, 체질 개선 기회로
기사입력 2023.01.25 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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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상승하고 자산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곳곳에서 유동성 위험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보험사마저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상황이 꽤 심각하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2012년 이후 지난 10년 동안 수지차 비율과 유동성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2022년 2분기 기준 가중평균 수지차 비율은 30%, 유동성비율은 160%까지 내려왔다. 특히 하위 5개사 평균은 각각 -8%, 114%에 달한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우연한 불운이 겹쳐 생긴, 일시적인 상황으로 여긴다. 그렇지 않다. 대외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업계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근시안적 상품 개발과 판매다. 국내 보험사는 오랫동안 리스크 관리 체계와 면밀한 수익성 분석 없이 단기 매출을 우선시하며 고금리 저축성 상품과 퇴직연금 상품을 무리하게 판매했다. 정교한 금리 및 해지 시나리오 분석과 리스크 평가 역량이 바탕이 된 저축성 보험과 퇴직연금은 건전한 보험사를 만드는 좋은 사업이지만, 우리 보험사들은 이런 바탕 없이 해당 사업을 확장해왔다. 둘째, 구시대적 자본 및 자산부채 관리 방식이다. 부채가 고정금리형이면 투자자산도 이에 맞춰 유지되는 것이 기본인데, 당장의 장부 이익을 위해 처분하는 경우가 흔하다.

셋째, 유동성 관리 체계나 노하우가 없다. 자산부채는 물론 유동성까지 포괄하는 종합 리스크 정책, 지표, 프로세스,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하다. 국내 보험사의 전사적 리스크 관리 체계에서 유동성 항목은 아예 빠진 경우가 많았다. 지금 보험사들은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하려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고금리 일시납 저축형 상품을 판매하고, 후순위채를 발행하거나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역마진 위험, 이자비용 가중, 자산평가손 실현 등을 초래하고 기업의 미래가치를 파괴하는 미봉책이다. 지금 우리 보험사에는 미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스마트한 단기 대응책과 구조적 체질 개선이 동시에 필요하다. 해외 선진사처럼 철저한 고객관리와 재보험사 및 자본시장과의 협업 등으로 단기 유동성 부담을 줄이는 한편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와 플랫폼을 도입하고, 관리 지표를 정의해야 한다. 또한 이 체계 및 플랫폼과 연계해 위험 한도 설정, 평가,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프로세스, 책임, 역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자산운용 전략의 고도화도 시급하다.
목표 지급여력비율, 목표 수익률과 변동성, 적정 유동성 리스크를 모두 반영해 모델링할 필요가 있고, 그 결과값이 내외부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재분석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분석 결과값에 따른 질서 있는 자산 매각과 투자가 실행되어야 한다. 위기를 실질 이익체력과 자본력 개선의 계기로 삼아아 한국 보험 산업에 미래가 있다.

[장권영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코리아 매니징디렉터파트너(M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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