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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탄소중립 …`분산에너지` 키워 대응을 [Science in Biz]
정부 10차 전력수급 계획서
재생에너지·원자력 늘렸지만
생산·수요의 경직성 심하고
지역 편중 크다는 단점

분산에너지 특별법 신속 통과로
재생에너지 원전 수용성 높여야
기사입력 2023.01.25 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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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에너지 산업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 개의 중요한 목표 달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에너지 산업은 더 이상 변화가 없는 평온한 산업이 아니며 점점 더 안정적인 운영이 매우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이제는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않고 많은 변화를 선제적으로 수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큰 변화가 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지금까지의 전력 산업 구조와는 매우 다른 새로운 구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또 하나의 큰 목표는 이렇게 새롭게 변화하는 전력 산업 구조에서 미래 신사업이 활성화되도록 적극적으로 기존 규제를 개선하고 혁신 친화적인 시장 및 제도를 조성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전력 시스템은 지금까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체계로 운영되고 있으며 최첨단 하이테크 제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 많은 도전 과제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향후 활용이 대폭 늘어난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2030년 발전량 비중 목표는 원자력 25%, 재생에너지 20.8%였지만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원자력이 32.4%로 7.4%포인트 증가했고, 재생에너지는 21.6%로 0.8%포인트 증가했다. 이렇게 늘어나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우리 전력 시스템에서 잘 수용해야 하는데 두 에너지는 전력 생산의 경직성이 심하고, 지역 편중이 심하다는 두 가지의 큰 문제점을 갖고 있다.



첫 번째, 전력 생산이 경직성이 심하다는 것은 우리가 전력 생산량을 그때그때 조절할 수 없어 전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태양이나 바람 등 자연 조건이 좋을 때 생산되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기 대단히 어려운 에너지원이다. 게다가 재생에너지는 특히 하루 동안에 생산되는 시간이 적어 같은 전력 생산량 대비 송전 시설이 많이 필요하다. 원자력 역시 생산량 조절이 가능은 하나 쉽지 않다. 수요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일정량을 꾸준히 출력을 내는 것이 효율성이 높은 에너지원이어서, 역시 수요가 적을 때 생산된 전기는 활용하기 어렵고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두 번째, 지역 편중이 심하다. 신규 재생에너지는 특히 호남 지역에 60%가 넘게 집중되어 있다. 장기적인 국토의 균형적 발전 문제를 차치하고도, 지역 수요를 초과해 생산된 전기를 수요지로 공급하기 위해선 많은 송전 시설의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 원자력의 경우에도 향후 증설과 수명 연장이 동해안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추가적인 송전 건설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밀양 송전선 건설과 최근의 동해안~신가평 송전선 건설에서 보여지듯, 많은 지역 민원으로 제때에 완공되기 어렵고 경제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두 가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효과가 높은 방안 중 하나는 늘어나는 분산에너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며, 또한 늘어나고 있는 분산에너지에 대응하여 인프라스트럭처를 강화하는 것이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 가지 목표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제시하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분산에너지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분산에너지에 대한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고 확실한 보상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



최근 국회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이러한 어려운 전력 산업 구조 변화 상황을 해결하고 미래 전력 신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시장과 제도를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의미가 크며 시의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분산에너지특별법의 추진은 첫째, 우선 전력계통의 관리 및 수용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배전망의 안정적 관리를 향상시키는 것이고 둘째,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의 분산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특히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계통에 큰 부담을 주는 데이터센터 등의 주요 전력 수요를 지역적으로 분산하는 것이고 셋째, 분산에너지에 진화적인 시장과 제도를 조성하여 미래 성장동력인 전력 신산업을 활성화하여 주는 효과를 갖고 올 것으로 생각된다.

분산에너지특별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 보면 다섯 가지의 핵심을 갖고 있다. 첫째, 일정 규모 이상의 태양광·풍력 등 분산에너지를 통합하여 시장에 입찰하고 참여하는 정보기술(IT) 기반의 통합발전소(VPP)를 도입하는 것이다. 둘째, 배전 계통에 연결된 분산에너지에 대한 제어와 급전을 시행하는 배전망을 관리하는 배전망운영자(DSO)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셋째, 신규 전력 다소비 시설의 소유자와 부동산 개발사업자에게 일정 용량의 분산에너지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넷째, 분산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을 지정해 전력거래 특례 등을 적용하여 다양한 미래 전력 신사업을 실험할 수 있는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을 만드는 것이다. 다섯째, 전력계통 영향 평가 지역을 지정하고 해당 지역 내 대형 에너지 수요자의 신규 진입을 평가하는 것이다.


분산에너지는 지난 20여 년간 매우 중요한 미래 에너지 정책의 일환이면서 미래 신산업 성장동력으로 자주 언급됐으나, 실제로는 제대로 육성되지 않았고 예산적인 측면에서 지원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태양광과 풍력이라는 분산에너지가 주 에너지 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고, 경직성과 지역 편중으로 계통 관리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분산에너지 육성과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 전력 산업의 어려움이 일부지만 해소되고 미래 성장동력인 전력 신산업이 활성화되기를 기원한다.

[김희집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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