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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즐기라는 말보다 행복을 줘라…업무 성과는 저절로 높아진다
기사입력 2021.04.29 0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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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 `일을 즐기면서 하라.` 어느 유명 강연자도 한국 운동선수들이 왜 창조적인 플레이와 롱런을 못하느냐에 관한 이유에 대해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기려고 하는데 유럽은 즐기면서 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국가대표로 오랫동안 활약하면서 한국 농구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긴 대선수 중 한 사람인 서장훈 씨는 `노력하는 자가 즐기면서 하는 자를 못 따라간다`는 말은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성인이 된 후 농구를 즐기면서 한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끊임없이 고통스러운 훈련을 견뎌낸 것뿐이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기도 했다.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심리학자인 필자에게도 참으로 많이 주어진 질문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둘 다 맞는 말이다. 과정은 분명 고통스럽지만 일이든 훈련이든 공부든 그 성취의 순간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더 성장하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공부는 즐겁지 않았다. 주위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열매가 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최선을 다하되 그 과정의 고통과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 역시 조금씩 능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훈련하는 것 자체는 여전히 즐길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서씨 말대로 `말장난`이나 `선배 세대의 무책임한 위로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솔직한 마음인 듯하다. 솔직히 말씀해 보시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정말 즐거운 일인가를. 분명한 건 일을 즐긴다는 말은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 매우 모호해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실질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이 바로 행복감이다.

운동선수들이 복용하면 안 되는 많은 금지약물 중 상당수가 그 자체로서 근육강화제의 효과만 가지는 것이 아니다. 심리적 변화라는 이차적 효과를 통해서도 반사이익을 거두는 부분이 상당하다. 즉, 금지 약물을 복용하면 1차적으로 심리적으로 웰빙감이나 만족감 혹은 효능감과 같은 행복 관련 정서들의 수준이 높아진다. 그리고 이렇게 높아진 행복감은 혹독한 훈련을 더 잘 이겨낼 수 있게끔 만들며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근육이 더 강화되고 체력이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도구라는 말을 한다. 내일 일을 더 열심히 하기 위해, 다음주에 있을 많은 일을 견디기 위해 오늘 비축해야 하는 에너지가 바로 작은 행복감의 경험이라는 에너지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리더들께서는 일을 즐기라는 모호한 말만 하지 마시라. 이에 더불어 그들에게 작은 행복감이라도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만들 고민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서은국 연세대 교수를 비롯한 많은 심리학자들이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즉 작은 행복감을 여러 번 느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에너지가 된다는 것이다. 작은 불편감을 계속해서 제거해 나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국내 한 기업은 얼마 전부터 최고급 에스프레소 머신을 각 층에 비치했다. 또 어떤 기업은 탕비실에서 양치질하는 불편감과 타인에게 주는 짜증을 없애기 위해 이른바 치카룸(양치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설치했다.
전자는 작은 행복의 추가를, 후자는 작은 불편감의 해소에 상당히 일조했는데 그 결과 모두 직원들의 업무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관찰됐다. 그저 즐겁게만 한다면 스포츠든 일이든 아마추어나 동호회의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더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작은 행복감을 여러 번 경험하게 해주는 배려와 조치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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