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제
  • mbn
  • 매경TV
  • 매경이코노미
  • luxmen
  • citylife
  • M-print
  • rayM
뉴스  ·  증권  ·  부동산  ·  비즈&  ·  교육  ·  스타투데이  · 
5월 16일 (일) MK thebiztimes
전체기사주별보기
경제용어 웹검색
Cover Story 바로가기 View&Outlook Case Study 바로가기 Trend 바로가기 Insight 바로가기 Human in Biz 미니칼럼 바로가기 Edu Club 바로가기

allview HOME > SK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CEO 심리학] 나이들면 `윈-윈` 협상 어려운 이유, 진짜 속마음 꼭꼭 숨기기 때문이죠
기사입력 2021.04.15 04:05:03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얼마 전 오랜만에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소통과 화합`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강의를 마치고 난 뒤 호기심 많아 보이는 한 아이가 필자에게 손을 들어 이런 질문을 했다. "어른들은 우리 보고 싸우지 말라고 늘 타이르는데 왜 TV나 유튜브를 보면 어른들이 더 많이 싸우는 건가요?" 다소 당돌해 보이지만 결코 틀렸다 할 수 없는 이 중요한 질문에 어른으로 불릴 만한 나이가 된 필자 역시 얼굴이 붉어지며 말문이 막혔다. 사실, 누가 누구를 가르친단 말인가. 실제로 협상 테이블에서 아이들은 훨씬 더 `윈-윈`에 능숙하다. 어른들은 왜 이를 잘 못할까.

캐슬린 카피스(Cathleen Kappes) 독일 힐데스하임대 박사를 위시로 한 연구진이 그 이유를 밝혀냈다. 최소한 이들의 연구 결과만 놓고 보면 나이 들수록 윈-윈이 어려워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추세인 듯하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이 자체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 더욱 의미심장하다. 일단 이들의 연구를 살펴보자. 연구진은 청년(평균 23.5세)과 상대적으로 노년층에 해당하는 성인(평균 71.9세) 각각 45명을 대상으로 쌍을 이뤄 협상 게임을 하도록 했다. 협상 당사자는 양쪽 모두가 청년이거나 노인인 경우도 있었지만 어느 한쪽만 청년(즉 상대편은 노인)인 경우도 있었다. 연구에서 사용된 협상 내용은 한쪽이 집주인이고 다른 쪽은 세입자다. 참가자들은 입주 날짜, 주방기구 확충, 욕실 리모델링, 그리고 임대 기간 등 총 4가지 측면에서 협상을 벌이도록 돼 있다.

당연히 참가자들에게는 각자 자신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무엇은 덜 중요한가에 대한 우선순위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기초해 협상 결과가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가가 결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가장 중요한 항목에 있어 많이 양보해야 할수록 협상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고, 다소 덜 중요한 것에 있어서는 꽤 내놓게 되더라도 결과의 만족도에는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 것이 당연하니 말이다.

결과는 분명했다. 청년들끼리 협상을 하면 협상 결과에 대한 양쪽의 만족도가 가장 균형을 이뤘다. 양쪽의 만족도 총합의 결과도 가장 높았다. 그리고 청년·노인으로 이뤄진 협상의 경우가 뒤를 이었다. 노인끼리 협상한 결과는 그리 원만해 보이지 않았다. 일단 협상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으며 양쪽의 만족도 합 역시 가장 낮았다. 즉 이 경우가 `윈-윈`과 가장 거리가 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두고 `노인들은 비타협적인 욕심꾸러기`라는 단순한 결론에 바로 도달하는 분들은 없으셨으면 한다. 핵심은 이런 결과가 왜 나왔느냐, 즉 원인이니 말이다. 연구진은 어느 연령대가 협상을 하든 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의 우선순위를 상대방에게 고집스럽게 숨기는 경우에 협상이 윈-윈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밝혀냈다. 내가 나의 선호도를 숨기니 상대도 이를 반영하는 안을 나에게 제시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양쪽 다 이러면 협상 결과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결렬되는 경우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청년끼리 협상하더라도 이렇게 패를 숨기면 윈-윈은 물 건너가게 마련이었고, 노인끼리라 하더라도 자신의 우선순위를 공개하면 매우 수월하게 윈-윈으로 가더라는 것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논문 말미에서 연구진이 독자에게 하는 충고다. 아무리 윈-윈을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강하더라도 어쨌든 노인은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젊은이는 자신의 우선순위를 시원하게 공개하는 장점이 있다. 이 두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신구 세대가 조화를 이뤄가며 일할 수 있는 사회가 가장 윈-윈에 가깝다는 말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관련기사

빈칸
PDF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