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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rism] 공감 못받는 비전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
기사입력 2021.02.18 0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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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어제 같은데 벌써 2021년을 시작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일이 일어났고 정말 힘들고 어려운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가족과 지인들이 무탈하게 2020년을 마무리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2021년을 맞이하면서 많은 조직에서 인사이동과 조직개편이 일어났다. 물론 요즘에는 인사이동이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리더를 맞이하고, 새로운 구성원을 맞이하면서 리더들은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고민하게 된다. 아마도 담당 조직의 비전을 새롭게 정립하고 구성원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한배를 타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다짐했을 것이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조직의 모습은 어떨까?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조직의 비전을 한마음 한뜻으로 추구하고 있을까? 비전은 구성원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한다. 배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지 알게 해주고 이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다 보니 거의 모든 조직이 비전을 갖고 있다. 하지만 리더들은 비전을 갖고 있다는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향이 있다. 리더십 수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전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된다. 조직에 비전이 있는지를 질문하면 대부분 그렇다고 답한다. 이어서 비전이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질문하면 의외의 이야기가 나온다. 비전은 회의실 액자에 있고, 다이어리에 있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결국 비전은 있지만, 비전이 역할을 하지 못하고 형식적이고 무용지물이라는 의미로 여겨진다.

모 기업 홍보팀장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1년 전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수립했고, 전사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동영상을 만들어 회사 전체에 배포했다고 한다. 하지만 1년 후 그 팀장은 회사의 비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비전 홍보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1년 뒤에 비전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비전을 선포했지만 이와 다르게 회사가 운영됐고, 이러다 보니 비전의 중요성과 가치를 잊어버린 것이다. 즉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업무를 수행하기에 바빴던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구성원이 비전에 대해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비전은 공감이 될 때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마음이 움직여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을 추구하게 된다. 공감 된 비전만이 구성원이 수행하는 업무에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숲을 알아야 숲속에서 나무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공감되지 않는 비전은 일회성 메아리에 불과하다.

리더들은 흔히 자신들 이야기를 구성원들이 당연히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구성원들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보는 게 아니라 손가락을 볼 수 있다. 비전이 공감 되기 위해서는 비전 설정 과정에서부터 구성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며 같이 비전을 만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전을 만드는 것은 단지 출발점일 뿐 조직 운영, 리더의 행동, 그리고 구성원들의 일상 업무에 비전이 깊이 있게 접목돼야만 비전은 의미를 갖게 된다. 스티브 잡스가 훌륭한 리더인 것은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자`는 애플의 비전을 제시하고 정보기술 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애플의 비전을 제품 개발에 끊임없이 접목시켰다.

성당을 짓고 있는 세 명의 벽돌공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성당을 짓고 있다는 비전과 자부심을 갖고 단순 업무인 벽돌을 놓는 것과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벽돌을 놓는 것이 큰 차이가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비전은 머리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공감 되고 마음을 뛰게 하고 일상에 접목돼 있어야 구성원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비전이 무엇인지 그 비전이 내 마음을 뛰게 하는지 다시 한번 찾아봐야 한다.

[윤석화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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