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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다빈치·아인슈타인과 가장 닮은 이는 베이조스"
[Books&Biz]
Invent and Wander / 월터 아이작슨·제프 베이조스
기사입력 2021.02.18 0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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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비록 언론과 서점에서 떠들썩하게 화제가 되지는 못했으나, 책꽂이에 꽂아놨다가 짬 날 때 한두 페이지씩 휘리릭 볼 만한 책을 한 권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출판에서 지난해 11월 펴낸 `Invent and Wander`.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발명하고 방황하라` 정도가 될까. 부제(The Collected Writing of Jeff Bezos)가 설명하듯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쓴 글들의 묶음집이다. 서지정보에 따르면 이 책의 작가는 월터 아이작슨과 제프 베이조스 두 사람이다.

책의 1부에는 경제·경영 서적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어디서든 한 번쯤 접했을 법한 베이조스의 유명한 주주서한(1997~2019년)이 연도순으로 묶여 있고, 2부엔 졸업식 축사나 회사에서 직원들과 공유한 이메일, 싱크탱크 인터뷰 등이 두서없이 섞여 있다. 세상에 처음 나온 원고는 없다. 인터넷을 뒤지면 어느 구석에선가 영상으로도 찾을 수 있을 만한 것들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두고 이미 다 나온 걸 짜깁기해서 돈 받고 파느냐는 `별점 테러`도 꽤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우선 월터 아이작슨이 쓴 책의 소개글(Introduction)이 압권이다. 아이작슨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르네상스 시대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 역사적 혁신가들의 전기를 써서 유명세를 탄 작가다. 특히 평생 신비주의로 일관했던 잡스가 죽음을 앞두고 아이작슨에게 자신에 관한 단 한 권의 전기를 써달라고 부탁한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미국 방송사 CNN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잡지사 `타임`의 전 편집장이었던 아이작슨은 종종 주변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지금 살아 있는 사람 중에 당신이 전기로 썼던 잡스·다빈치·아인슈타인 등과 가장 비슷한 사람은 누구인가?"

아이작슨은 주저 없이 `제프 베이조스`라고 답한다. 세상에 똑똑한 사람은 많지만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넘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런 사람들이어야만 진정한 `혁신가`가 될 수 있는데, 이 조건에 맞는 이가 바로 아마존의 창업자 베이조스라고 아이작슨은 설명한다.

아이작슨이 베이조스를 만난 건 1999년 그가 타임지의 편집장으로 있을 때다. 타임지는 매년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는데 그해 아이작슨 편집장은 누구를 선정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그는 나름 `올해의 인물` 선정 기준을 갖고 있었다. 꼭 유명한 글로벌 리더나 정치인 등이 아니어도 좋겠다는 것. 또 비록 경력이 짧은 기업인이라 할지라도 후에 동시대 사람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을 찾아보자는 쪽이었다. 대표적인 게 그가 1997년 올해의 인물로 발탁한 인텔의 CEO 앤디 그로브였다. 헝가리 출신의 가난한 난민 청년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을 이끄는 리더로 변신한 것을 조명한 것이다.

이 기준에 맞춰 아이작슨 편집장이 찾아낸 1999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은 1994년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을 창업한 베이조스였다. 아이작슨은 이 작은 회사가 세상에서 가장 큰 상점으로 변할지 그땐 몰랐다고 술회한다. 오히려 잡지가 나오고 매대에 깔리는 12월 말이 되자 아이작슨 편집장은 사람을 잘못 본 게 아닌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연중 고공행진을 하던 닷컴기업 주가가 그해 12월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닷컴버블 붕괴였다. 실제 아마존 주가도 한 달 후 40%가 뚝 떨어져 주당 6달러대로 가라앉는다.

당황한 아이작슨 편집장은 타임지 CEO에게 달려간다. 돈 로건 타임지 CEO에게 올해의 인물을 베이조스로 계속 가야 할지를 고민이라며 조언을 구한다. 그러자 로건 CEO는 "베이조스는 인터넷 기업이 아니라 고객서비스 기업을 하고 있다네. 닷컴버블이 다 꺼진 후에도 살아남을 것이야"라며 그냥 밀어붙이라고 한다. 돌이켜보면 탁월한 선택이었다. 세계 최고 부자 베이조스는 지금도 자신의 이력서에 `1999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을 반드시 쓰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시작된 이들의 인연은 이 책의 소개글로 이어진다. 아이작슨이 책에 실린 베이조스의 글들을 읽어보고 추려낸 중요한 베이조스 혁신 정신을 꼽으라면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중장기적으로 생각하라는 점. 1997년 아마존의 주주들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부터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을 창업할 때까지 줄곧 이어 내려오는 정신이다. 둘째, 고객에 대한 집착. 베이조스는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오로지 고객에 대해 집착하기로 유명하다. 셋째, 파워포인트 보고는 금물. 이건 애플 창업주 잡스도 같은 신념을 보였는데, 파워포인트나 슬라이드형 보고서를 만들지 말고 `글로 풀어쓴 최대 6페이지 메모`를 강조한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읽어보면 베이조스가 얼마나 문장이나 글에 집착하는지를 알 수 있다. 넷째, 큰 결정에 집중하라. 자잘한 결정 수백 개 하는 것보다 큰 결정을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게 리더들에게 중요하다는 부분이다. 다섯째, 올바른 사람을 고용하라. 만고의 진리다. 결코 쉽진 않지만.

아이작슨의 소개글 외에도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를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2부에 실린 베이조스의 `잡문들` 때문이었다.

베이조스는 고등학교 수석 졸업, 프린스턴대 물리학과 진학, 헤지펀드 근무 등 소위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었다. 그런 그가 왜 다 때려치우고 인터넷서점을 창업했을까. 주저할 것 없이 책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꼭 뭔가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읽는 상태 자체를 즐기는 `무용한 독서가` 베이조스가 여기저기 끄적거린 잡문들은 결코 하찮지 않다. 글을 쓰게 된 상황에 대한 설명이 굳이 따라붙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갖췄다.


이달 초 베이조스는 아마존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회사가 정점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조용히 물러선 것이다. 그의 다음 행보가 어디쯤일지 책 속에 그의 과거 그리고 현재의 문장들을 통해 짐작해 볼 만하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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