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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프린터 장인` 김대표의 자신감 "HP에 새 둥지 튼 삼성 인재 1300명…기업용 프린터의 판도 바꿀겁니다"
[Cover Story] 기업용 프린팅 `연구 허브` HP프린팅코리아 김광석 대표

세계 1위 프린터 제조회사인 HP
레이저와 A3 복합기 분야는 고전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 인수로
기업용 프린터 시장 강자로 부상

레이저 최초의 무한 토너 제품인
`네버스톱레이저` 작년 中서 출시

HP를 대표하는 핵심 연구허브로
두자릿수 이익률 낼 제품 만들것

글로벌 인재 모이는 HP 연구허브…판교밸리가 요동친다
기사입력 2020.01.16 0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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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여 명의 삼성전자 출신 연구인력은 이제 HP 문화에 다 적응했다."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는 2017년 11월 HP로의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서 HP프린팅코리아로 재탄생했다. HP의 일원으로 거듭난 지 만 2년이 흐른 작년 11월 HP프린팅코리아는 김광석 대표를 새롭게 선임했다. 그는 2년 동안 HP프린팅코리아의 개발팀장으로 재임했으며, HP와 삼성전자 간 인수·합병(M&A) 진행 당시 핵심 역할을 맡은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했다. HP 문화 전파와 운영을 지도하기 위해 파견됐던 임원들은 김 대표 취임에 앞서 이제 모두 본사로 돌아갔다.

김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와 인터뷰에서 "HP의 일원으로 원하는 성과들을 내줘야 하는 시점이 됐다"며 "HP 안에서 우리가 없으면 안되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되도록 중요한 위치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HP의 기업용 프린팅 `연구허브`로서 HP프린팅코리아의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HP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3D프린팅 허브, 이스라엘에 그래픽솔루션스프린팅 허브 등 세계 각국에 분야별 연구허브를 갖고 있다.

김 대표는 "프린터 시장 성장이 멈춰 있다고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기업용 시장은 여전히 프린터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용 프린터는 통상 양면 인쇄와 복사, 스캔, 팩스 기능 등을 탑재한 A3 복합기로 대표된다. HP가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했던 배경에는 약점이었던 기업용 프린터 시장 공략 강화 차원이 있었다.

HP는 세계 1위의 프린터 제조사지만, 잉크젯 영역의 비중이 컸다. HP가 레이저 프린터 제품을 다수 생산·판매하고는 있었지만 잉크젯 부문의 명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반면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는 레이저 프린터 쪽 비중이 컸으며 핵심 기술도 상당수 갖춘 상태였다. 기업용 프린터 시장은 레이저와 A3 제품의 비중이 크다.

김 대표는 "인수·합병 이전에 A3 복합기 시장 1~3등을 일본 업체들이 다 차지하고 있었고 HP가 이들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구하려 해도 생산이 쉽지 않았다"며 "기업용 시장 대응을 위해서는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삼성전자는 프린터 A3와 레이저 프린터 등 관련 특허를 6300개 보유하고 있었으며 1등이던 캐논과 대등한 수준까지 온 시점이었다"며 "2015년부터는 HP의 OEM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같이 개발하면서 개발속도와 제품 퀄리티를 보고 HP가 인수해야겠다는 자신이 들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HP로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앞선 레이저 프린팅 기술을 확보해 550억달러(약 61조원) 규모의 A3 복합기 시장에서 경쟁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김 대표는 "기업용 프린터 시장에서 마진이 박해지는 가운데 HP가 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도 이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을 개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중국에 출시한 기업용 프린터 `네버스톱레이저`는 레이저 최초의 무한 토너 제품"이라며 "올해는 후속 모델을 만들고 내년에는 기업용 프린터 시장 판도를 바꿀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P가 추진하는 비용절감과 구조조정 기조도 HP프린팅코리아에는 HP 프린터 사업부에서 핵심 연구개발 허브로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HP는 지난해 10월 3년간 글로벌 전체 인력 5만5000명 가운데 약 16%에 해당하는 7000∼9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 대표는 "HP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인건비가 비싼 미국 서부지역의 일을 많이 줄이고 그 일을 HP프린팅코리아로 많이 옮겨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이지만 그쪽에서 넘긴 일을 잘 이어받아 정착시키도록 노력하며 최대한 재능 있는 인재를 뽑아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삼성전자에서 비용을 아끼지 않고 인재를 많이 모아서 해외 박사 출신들뿐 아니라 국내 유수의 인재들도 많았다"며 "모두 그대로 HP프린팅코리아로 왔다. 좀 더 일하는 환경만 잘 만들어주면 더 폭발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HP프린팅코리아 대표 역할을 하면서도 개발팀장의 역할도 그대로 하는 만큼 김 대표는 연구인력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HP프린팅코리아는 직접 매출을 내는 법인은 아닌 만큼 HP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는 핵심 제품을 개발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의 프린터 등 제품 판매는 HP코리아가 국내 영업망을 갖추고 진행한다. HP코리아는 1984년 HP와 삼성전자의 합작으로 설립됐으며, 이후 35년 이상 국내 총판, 채널, 유통사 및 온라인 파트너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의 미래를 위한 업계 선도적 기술을 제공해 왔다. 2015년 11월, 한국HP에서 HP코리아와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로 분사했으며, 현재 PC, 프린터, 3D프린터 등 기업 고객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HP프린팅코리아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알파돔타워에 위치한 판교 사무실 개소와 같은 해 10월 경기도 및 성남시와 체결한 신사옥 건립에 대한 양해각서(MOU)로 한층 안정된 환경에서 HP 기업용 프린팅 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우선 판교에 입주함으로써 HP프린팅코리아는 1만여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한 판교의 지역적 이점과 환경,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김광석 HP프린팅코리아 대표는 "판교 알파돔타워 입주는 HP프린팅코리아가 새로운 둥지에서 국내 업체와의 협업 기회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임직원들은 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으며, HP프린팅코리아가 속한 지역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용 프린터에는 관련 부품만 1만2000개가 들어간다. 제품이 견고해야 되고 물질이나 설계, 시험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연구개발(R&D) 인력을 필요로 한다"며 "판교 입주로 우수한 인력을 새롭게 확보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HP프린팅코리아는 경기도 및 성남시와 체결한 MOU에 따라 2022년 초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고등지구에 지하 5층~지상 7층 규모로 친환경 R&D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판교 사무실을 거점 삼아 고등지구 R&D센터까지 HP 기업용 프린팅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조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등지구 R&D센터는 HP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직접 소유하는 부동산 자산이 된다. HP는 관리의 편의성 등으로 부동산 등 자산을 소유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고등지구 R&D센터는 한국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직접 매입했다.

작년 11월 열렸던 판교 사무실 개소식 행사에 참석한 엔리케 로레스 HP 회장은 "HP는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혁신과 열정, 의지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최고 수준의 인적·물적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춘 성남시는 HP에 최적의 장소"라며 "한국에 새롭게 건립되는 R&D센터가 향후 기술 혁신을 선도해 HP의 비즈니스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P프린팅코리아는 판교와 고등에서 글로벌 프린팅 기술 혁신 거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우수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앞장서는 등 지역사회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외국계 기업 상당수가 영업 사무실이나 공장을 설치한 정도지만 HP프린팅코리아는 연구원들이 집에서 출근하는 위치에 있으면서 글로벌 시스템과 문화를 경험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회사"라며 "의지가 있고 능력이 있으면 승진과 여러 기회가 많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HP프린팅코리아가 한국에서 글로벌 기업의 연구 허브로 성공한 사례가 돼서 앞으로 외국계 기업들이 더 많이 진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학 졸업 후 30여 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김 대표는 삼성전자와 HP의 조직관리 시스템 차이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삼성은 조직관리 책임이 인사에 있다면, HP는 최상단에서 자기와 관련된 10명을 직접 관리하는 식으로 점차 확장돼 나아간다"며 "10명 중 1명이라도 구멍이 나면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관리하는 사람도 직원들도 능력이 없으면 버티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연공서열보다는 실제로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철저하게 따진다"며 "조직에 팀장 등 새로운 자리가 생기면 회사 내 공모를 통해 인터뷰 등을 진행해 선발한다"고 덧붙였다.

HP프린팅코리아는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인재 개발, STEM 교육, 지속가능성, 봉사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책임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여름 성남시사회복지협의회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활발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 전임으로 HP프린팅코리아를 이끌던 제임스 노팅엄 전 대표는 "한국은 비즈니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인재에 대한 접근성도 우수하다. 이러한 성장과 발전 가능성이 HP 투자의 발판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성공이 입지한 지역사회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동반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노팅엄 전 대표는 "HP프린팅코리아가 지금까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코트라(KOTRA)가 투자와 사업 운영 관련 질문이나 애로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동종 업계와의 연결을 도와줘 초기에 여러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노팅엄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있었던 `외국 기업의 날` 행사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R&D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국내 기술협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데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Cover Story] 최대 5000장…HP프린팅코리아 `네버스톱레이저` 개발

지난해 5월 중국에서 출시된 기업용 프린터인 HP의 네버스톱레이저(Neverstop Laser)는 HP프린팅코리아가 기획하고 개발해서 탄생시킨 제품이다.

HP의 전통적 사업 방식은 프린터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소모품인 잉크 카트리지를 통해 수익을 내는 형태다. 하지만 고객들이 중국 등에서 제조된 저가 잉크를 사용하면서 사업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프린터를 싸게 파는 대신 고객들이 HP에서 잉크를 구매하게 하거나, HP에서 잉크를 사지 않는 고객은 HP 프린터를 비싸게 구매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김광석 HP프린팅코리아 대표는 "네버스톱레이저는 HP프린팅코리아의 기술력을 활용해 기존에 판매되는 제품보다 10배 되는 용량에 토너를 넣어서 팔 때부터 이익이 나도록 하고, 토너 등 소모품을 통해서는 이익을 덜 보는 구조의 제품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네버스톱레이저는 처음부터 최대 5000쪽을 출력할 수 있는 토너가 톱재됐으며 자영업자들이 토너를 교체할 때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손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HP 관계자는"간단한 조작으로 토너를 교체할 수 있어 작업을 끝내는 데 30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이 토너 교체에 신경 쓰느라 업무를 하는 데 방해를 받지 않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버스톱레이저는 우선 중국의 소규모 기업을 타깃으로 했다. 중국에는 올해까지 약 4300만개 소규모 기업이 활동을 영위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버스톱레이저는 중국 출시 후 인도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HP프린팅코리아는 네버스톱레이저의 후속 모델 출시를 올해 준비 중이며 내년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인쇄 볼륨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있지만 과거와 비교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며 "한국이 너무 빨리 바뀌어서 그렇지, 많은 국가들은 종이를 기반으로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이상 비슷한 기조로 갈 것"이라고 프린터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개인용 프린터 시장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렌탈 사업 등을 토대로 하는 기업용 시장은 아직까지 사업을 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 김광석 HP프린팅코리아 대표는…

1985년 서울대학교 제어계측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입사 이후 줄곧 프린터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30여 년간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
그가 업계에서 `프린터 장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2005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10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그룹장, 2017년 에스프린팅 솔루션 상품화 개발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2년간 HP프린팅코리아의 개발팀장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11월부터 HP프린팅코리아 대표이사로 새롭게 취임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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