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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아무도 안보던 기내 안전영상…K팝 만난 후 브랜딩 효과까지
디지털시대 고객 관심 끌려면
보고싶게 만드는 콘텐츠 필수

영역 경계 모호해지는 `빅블러`
광고마케팅 콘텐츠에도 적용

대한항공, 딱딱했던 안내영상
K팝 뮤비처럼 제작 집중도↑
유튜브 통해 전세계서 입소문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만들어
기사입력 2020.01.16 0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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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K팝 뮤직비디오 콘텐츠로 선보인 새로운 기내안전영상. [사진 제공 = SM C&C]
산업용어로 쓰이는 `빅블러(Big Blur)`란 단어가 이제는 광고마케팅 영역에서도 전성기를 맞고 있다. 본래 `빅블러`란 첨단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사회 현상도 급격히 변화하게 되면서 기존에 있었던 영역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즉, `배달의민족`이 잡지를 출간하고 `아마존`이 유기농 식품점 홀푸드를 인수하여 `아마존고`라는 무인점포를 운영하고 드론으로 택배사업을 하며, `구글` `애플` 등이 핀테크를 통해 금융시장에 박차를 가하는 등 모습들을 흔한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광고회사 `이노션`은 AI 선글라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렇듯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은 기업들의 광고마케팅 활동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모바일 중심 디지털매체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2020년 광고미디어별 총 광고비 점유율은 디지털(46%), 방송(30%), 인쇄(14%), 옥외(9%)로 예측된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미디어환경 변화가 광고계에도 빅블러 시대를 가져왔다고 보인다. 스마트폰 등장은 지금까지의 모든 마케팅 활동을 뒤흔들어 놨으며 TV, 라디오, 잡지, 신문 등의 4대 매체의 필승 운영 공식을 깨 버렸다.

많은 브랜드들이 오디언스에게 빠르게 관심을 받기 위한 방법으로 더는 TV광고에 의존하지 않으며, `15초의 예술`을 위해 정교한 콘셉트와 임팩트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하기 위한 노동에 집착하지 않는다. 기업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소비자가 듣고 싶고, 보고 싶고, 퍼 나르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광고`가 아닌 `콘텐츠`를 제작하여 소비자와 소통하고 소비자가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브랜딩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회사가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스포츠회사가 영화를 만들고 배달 앱 회사가 잡지를 만들고 드링크회사가 뉴스룸을 만드는 시대. 이러한 흐름 중심에는 바로 `콘텐츠`가 있고 더욱 효과적인 광고마케팅을 위해 `콘텐츠` 간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

얼마 전 큰 반향을 일으켰던 `LG트롬의 백조세탁기 50주년` 콘텐츠는 한 편의 따뜻한 근대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듯 빠져들어 집중하게 만든다. 최불암 씨가 출연하는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형식으로 제작되어 지난 50년의 세탁소와 세탁기 향수에 잠기게 만든다.

이러한 `콘텐츠`의 힘은 최근 대한항공이 선보인 `기내안전영상` 사례에서 더욱 극명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명실상부 세계적 주류 음악 장르가 된 `K팝`과 항공회사의 `안전영상`의 만남이라니. 그야말로 파격의 파격이 아닐 수 없겠다. 구름 사이를 뚫고 비행기로 보이는 창문 속으로 들어가자 경쾌한 리듬의 노래가 시작된다. 이내 화려한 K팝 아티스트들이 등장하고 원조 한류스타 보아가 홀로그램으로 기내안전정보를 전달한다. 보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이 어우러져 중요한 안전정보가 자연스럽게 집중되어 귀에 들어온다. 대한항공은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프로젝트 그룹 `SuperM`과 함께 브랜드송(SONG)을 제작하고 이를 토대로 기존의 딱딱하고 지루한 기내안전정보 영상을 보고 싶고, 집중하게 만드는 콘텐츠로 바꾸어 놓았다.

필자는 사실 지금까지 비행기를 탈 때마다 기내영상이 나오는 시간에는 눈을 감고 있거나, 비행기모드로 전환 전 막바지 톡이나 메시지를 하는 게 일이었다. 즉, 단 한 번도 제대로 기내안전영상을 시청한 적이 없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 중 많은 분이 필자와 같은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대한항공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기내안전영상을 K팝 뮤직비디오 콘텐츠로 선보이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하나는 그동안 무시돼 오거나 지루한 존재였던 기내안전영상을 승객들이 더욱 더 집중하여 볼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다른 하나는 대한항공의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새롭고 역동적인 느낌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빅블러 현상이 있다.

지금까지는 광고마케팅의 영역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항공기 내에서 방영되는 `기내안전영상`이 대한항공의 브랜딩 영상 역할까지 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본 `기내안전영상`을 그야말로 콘텐츠화하였다.

티저영상을 만들어 TV, 유튜브, 극장을 통해 오디언스에게 사전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전 항공기 기내 방영 첫날, 유튜브에 함께 공개하여 비행기를 탄 승객에게 보여지는 안전을 강조하는 영상뿐 아니라 전 세계 오디언스의 눈길까지 붙잡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의 유튜브 채널은 본 영상이 공개되기전 4만1000명이었던 구독자 수가 13만4000명(1월 13일 기준)으로 3배 이상 증가하며 전 세계 항공사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유하게 되었고 티저영상 조회 수는 732만회, 기내안전영상은 1381만회라는 조회 수(1월 13일 기준)를 현재까지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항공사와 세계적인 음악 장르로 거듭난 K팝 간 만남의 화제성과 집중도는 기내 안전정보 전달 본연의 역할을 공고히 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 세계적 콘텐츠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즉, 이는 이제 더 이상 광고와 콘텐츠를 분리할 수 없는 시대라는 반증이며 콘텐츠 안에서의 경계도 사라지고 있는 바야흐로 광고마케팅의 빅블러시대를 말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 환경 속에서 광고가 콘텐츠가 돼가고 있으며 누가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얻어 낼 것이냐는 싸움에 그 룰은 없지만, 콘텐츠는 있다.

[강상욱 SM C&C 광고사업부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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