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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꿈쩍 않던 펫팸족 마음…열번이고 찍으니 열렸다
애견용 피자·셀카찍는 장비…
반려견 아끼는 니즈서 출발

현대차 I`m DOgNOR 캠페인
불쌍한 공혈견 이미지 대신
헌혈한 강아지들 주인공으로
`한번에 4마리 살린다` 메시지

일회성 사회공헌 더는 안통해
지속적인 관심·진정성 중요
기사입력 2019.10.17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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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이노션]
지난해 2월, 미국 플로리다주 스톤먼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1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퇴학당한 학생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한 것이다. 사건 후 전교생은 트라우마와 죄책감 때문에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됐고, 생존자 중 한 명은 후유증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르렀다. 학교 측은 특단의 조치로 테라피도그를 들여왔다. 강아지들은 운동장과 복도, 카페테리아는 물론 수업시간에도 학생들과 어우러지며 심리치료를 도왔고, 아이들은 차츰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반려견(伴侶犬)은 짝 반(伴) 자, 짝 려(侶) 자를 쓴다. 사람이 일방적으로 돌보던 `애완`견으로서 의미는 사라지고, 그야말로 더불어 살아가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짝이 되었다. 더 이상 광고에 등장하는 강아지를 3B 전략(Beauty-미인, Baby-아기, Beast-동물을 등장시켜 주목도를 올리는 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 동물이 아니라 가족이기 때문이다. 반려견이 등장하는 광고 캠페인 역시 이전의 주제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주목을 끌기 위한 소재가 아니라, 반려견을 얼마나 헤아리느냐가 캠페인의 성공을 좌우하고 있다.

글로벌 펫 사료업체 페디그리는 `강아지와 편한 셀카찍기`를 진행하면서 휴대폰 위에 강아지 간식을 올려 꽂을 수 있는 작은 클립을 배포했다. 반려견을 안고 사진을 찍을 때 포즈 취하기가 힘든 점에 착안해 만든 캠페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총 800만번의 반응을 얻었으며, 캠페인 이후 페디그리 판매량은 15%가량 증가했고 칸, 스파이크스 아시아 등 국제광고제에서도 큰 상을 거머쥐었다.

반려견 주제에 관한 가장 도드라진 변화는 식품업계다. 버거킹은 딜리버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반려견 간식 `독퍼`를 증정하는 이색 캠페인을 진행했다. 버거킹 와퍼를 패러디한 독퍼는 반려견 간식으로 개의 후각을 고려해 맛과 향을 조절했다고 한다. `사람 먹는 음식은 강아지에게 주면 안 된다`는 애완견 시대의 인식을 넘어 `먹고 싶어서 침을 흘리는 가족을 옆에 두고 나 혼자 먹는 햄버거`에 대한 미안함을 마케팅에 반영한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미스터피자에서는 반려견 전용 피자인 미스터펫자를 출시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려견 관련 기업 역시 사회적책임(CSR) 차원에서 새로운 주제를 찾기 시작했다. 그동안 반려견과 관련된 CSR는 주로 유기견 문제였다. 캠페인 프레임과 규모는 차이가 있지만, 유기견의 불쌍한 모습을 통해 입양을 권하는 캠페인 혹은 유기견 사료 등을 제공하는 경제적 지원과 임직원 유기견 보호소 자원봉사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I`m DOgNOR` 캠페인으로 반려견 CSR의 새로운 시작을 열었다. DOgNOR는 반려견(DOG)과 헌혈 제공자(DONOR)의 합성어다. 반려견도 수혈이 필요한 순간이 있고, 그 혈액의 90% 이상은 `공혈견`으로부터 공급된다.

공혈견들은 철창 안에 갇혀 평생 피만 뽑히다 생을 마감한다. 공혈견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일부 공혈견들의 비위생적인 사육시설 환경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수혈을 받는 반려견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고, 작년에는 한국헌혈견협회가 출범하기도 했다. 실제로 1년에 한두 번의 헌혈은 건강에 좋기 때문에 헌혈 문화 확산은 여러모로 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반려 선진국처럼 헌혈 문화가 쉽게 정착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마음이 있어도 헌혈 병원과 멀리 있어 참여하지 못하는 견주들이 많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찾아가는 헌혈차`를 제작했다. 쏠라티를 개조해 만들어진 이 헌혈차는 채혈과 혈액 분석실 등 최신 장비를 통해 안전하게 헌혈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 캠페인 영상 제작에도 독특한 전략을 담았다. 공혈견들의 기사를 접한 견주들은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오히려 헌혈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 막상 헌혈 참여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실제 현혈견들을 주인공으로 스스로를 I`m DOgNOR라고 자랑하는 유쾌한 필름을 제작했다. `공혈견 문제 해결을 위한 헌혈 문화 정착`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나의 헌혈 한 번이 강아지 4마리를 살린다`는 실제 헌혈견들의 화법으로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내 심정적 허들을 없애자는 것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캠페인 시작 며칠 만에 신청자는 이미 기존 한국헌혈견협회의 등록 헌혈견 수를 넘어섰다.

특히 요즘은 CSR의 진정성과 관련성에 관한 이슈들이 제기되고 있다. 2019 스파이크 아시아에서 도시히코 타나베 덴쓰 CD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캠페인이 브랜드에 무조건 좋을까요?`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과거에는 브랜드가 좋은 캠페인을 한다면 모두가 박수를 쳤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브랜드 활동과 브랜드 스토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단 12%만이 그 캠페인과 브랜드의 목적을 연결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줬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I`m DOgNOR` 캠페인은 대기업의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모빌리티의 새로운 역할을 더했다는 의미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한국헌혈견협회,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과 협업을 통한 캠페인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CSR 활동에 가장 중요시되고 있는 `컬렉티브 임팩트(다양한 관련성을 가진 기업이나 단체가 힘을 합쳐 지속적으로 해결하는 사회적 문제 해결 방안)`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

[배금별 이노션 월드와이드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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