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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in Biz] 억만장자 거리에 드리워진 양극화의 그림자
기사입력 2019.10.10 0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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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센트럴파크 남측 57번가는 빌리어네어스 로(billionaires` row·억만장자의 거리)라고 불린다. 최근 290m 이상 되는 7~8개의 젓가락 모양 초고층 주거들이 들어서면서 붙여진 길의 이름이다. 런던,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등 여러 도시에도 빌리어네어스 로가 있다.

하지만 센트럴파크 조망 외에 허드슨강과 이스트강 조망, 맨해튼 남측의 도시 조망은 물론 해안 조망까지 가능하다는 사실이 경험해 본 이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남측 57번가는 특별히 주목을 받고 있다.

인근에는 러시안 티룸을 비롯 뉴욕현대미술관, 카네기홀, 링컨센터 등 문화시설이 집중돼 있다. 서측 콜롬버스 서클에 타임워너센터를 비롯해 최근에 허드슨야드 개발까지 이뤄지면서 거부들이 선호하는 주거지가 됐다. 전통적으로 뉴욕 어퍼 이스트 사이드 쪽이 고급 거주지였지만, 그 무게중심이 서측과 남측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회사 엑스텔이 카네기홀 건너편에 위치한 뉴욕의 심장 플라자 구역(Plaza District)의 웨스트 57번가에 `건축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프랑스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을 초대해 설계한 157번지 건물을 비롯해 다양한 고층 건물이 건립돼 있으며, 스타인웨이 타워, 노드스트롬 타워 등의 준공도 예정돼 있다. 해당 건물의 매입 비용은 얼마나 하고 누가 입주해 있는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지만, 셸컴퍼니(Shell Company)의 신탁을 통해 구입하므로 최종 명의자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알려진 바로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부동산 재벌 소호그룹의 총수 판스이·장신 부부도 있고, 대니얼 로브나 샌퍼드 와일 같은 금융가, 스팅과 같은 성공한 음악가, 제리양, 마이클 델과 같은 테크 자이언트 출신의 부자들도 있다.

근래에 헤지펀드 매니저 켄 그리핀이 센트럴파크 사우스 220번지 건물을 약 2700억원에 사들인 기록을 보면 이 지역 건물가격은 가히 천문학적일 것이다. 이곳은 불안전한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은 물론 아시아 투자그룹들과 중동의 자산가들로부터 기축통화 달러에 기댄 부동산 기반의 안전금고이자 투자상품이다.

그런데 어떻게 건물들이 이렇게 높이 올라갈 수 있었을까. 각 필지에는 건폐율과 용적률, 그리고 사선제한 같은 건축법적 규제장치가 부여돼 있다. 뉴욕은 역사적인 교회나 뉴욕 스튜던트 리그와 같이 보존이 필요한 건물의 에어라이트(air rights)라는 공중용적률의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이를 사들인 개발업자들이 자신들의 건물을 훨씬 더 높게 건설하면서 억만장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공간상품화한 것이다.

구조적 측면에서도 맨해튼의 암반 위에 건물 폭과 높이의 비율이 1대24의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콘크리트와 철골을 최적화하는 구조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라파엘 비뇰리가 설계한 파크 애비뉴 432번지 건물의 경우 12층마다 통풍층을 두고 상층부의 질량감쇠기(mass damper)를 통해 횡력에 의한 수평이동을 줄이기도 한다. 건물의 외관은 사각 네모인데 비엔나의 분리파운동의 주축이었던 요제프 호프만의 페이퍼 바스켓디자인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빌리어네어스 로를 두고 소위 0.01%만을 위한 주거를 만들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한다는 비판과 일평생 노력을 통해 거둔 것을 실현한 것이라는 양극단의 관점이 대립한다.


최근 건물들이 높이 올라가면서 센트럴파크 남측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문제와 평소에는 불이 꺼져 있다가 주인이 나타날 때에야 비로소 건물이 밝아지는 문제, 외국인 투자 형식을 통해 세금 회피, 돈세탁 등 편법 투기 상품이 될 수 있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일부는 경기가 어려워 40% 정도가 미분양이라며 호황기가 끝났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글로벌 도시 뉴욕이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는 사회적 편차의 그늘을 도시공간으로 시각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천의영 경기대 교수·서울건축문화제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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