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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in Biz] 음식과 와인의 조합 `마리아주`…선입견을 깨라
기사입력 2017.09.08 0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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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뜻하는 불어 마리아주(mariage)는 음식과 와인의 조합을 뜻한다. 눈에 콩깍지가 씌어 결혼했더라도 반평생 죽네 사네 지지고 볶는 것이 결혼의 숙명이니, 와인과 음식의 조합 역시 오죽 까다롭고 복잡하면 여기에 비유되겠는가. 마리아주 하면 와인과 치즈, 스테이크와 레드와인, 생선과 화이트와인의 조합이 정석처럼 여겨진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결혼을 뜻하는 마리아주가 그렇게 단순할 리가 있겠는가. 와인과 치즈의 경우 흔히 먹는 체다나 고다 치즈라면 대체로 와인의 타닌을 누그러뜨려 함께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값비싼 브리나 블루 치즈는 오히려 어지간한 와인의 향과 맛을 압도한다. 이런 치즈는 풍미가 진하고 당도가 높은 디저트 와인이 천생연분이다.

스테이크와 레드와인도 맹신하면 곤란하다. 물론 양갈비와 시음 적기의 에르미타주는 마리아주의 백미로 꼽히지만, 모든 레드와인을 스테이크가 있어야만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키안티 와인이라면 고기보다는 파스타와 함께하는 것이 와인의 산도를 훨씬 더 잘 느낄 수 있다. 국민 고기 삼겹살 구이는 레드와인 못지않게 론 지역의 화이트와인을 곁들이면 와인의 유질감이 증폭되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화이트와인의 경우 생굴과 샤블리 와인의 조합이 대표적이지만, 같은 샤블리일지라도 그랑크뤼급으로 올라가면 와인의 무게감 때문에 굴의 비릿함이 도드라지고 와인의 아로마도 해치게 된다. 반면 생선 요리와 레드와인도 잘 어울릴 수 있다. 신선한 과실 향의 보졸레와 새우 구이, 충분히 숙성된 보르도와 도미머리찜 등은 한번 맛보면 그 매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시중의 와인 서적을 보면 와인과의 추천 음식으로 코코뱅, 하몽, 파에야, 염소젖치즈 등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문제는 우리가 이런 음식을 1년에 도대체 몇 번이나 먹겠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평범하고 일상적인 음식과의 마리아주를 고민하는 것이 우리 현실에 맞는다. 어느 음식이든 와인의 맛을 고려한 세 가지 틀만 명심하면 된다.

첫째, 와인의 산도와 당도를 명심하자. 비교적 산도가 높은 피노누아나 산지오베제 와인은 튀김이나 각종 전 요리에 잘 어울린다. 와인의 신맛이 음식의 기름기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데, 튀김이나 전을 초간장에 찍어먹는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둘째, 와인의 타닌을 고려한다. 타닌이 강하거나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은 갈비찜이나 불고기같이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음식과 잘 맞는다. 이 과정에서 음식 재료도 중요하지만 양념을 눈여겨보자. 같은 돼지갈비일지라도 양념의 강도에 따라 타닌이 강한 네비올로나 카베르네 소비뇽, 중간 무게감의 메를로, 스파이시한 시라 품종과의 조화로 나뉠 수 있다. 끝으로 이도저도 아닌 조합하기 어려운 음식들은 스파클링이나 샴페인을 선택하면 대개 무난하다. 샐러드, 빵이나 밥, 고기나 생선 요리 등 거의 모든 음식과 두루 다 잘 어울린다.

결론적으로 마리아주의 제1 원칙은 자기 입맛에 맞게끔 와인과 음식을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것이다.
그것이 와인을 나름대로 즐기는 분명한 이유가 된다. 마리아주 최고의 메뉴를 살짝 공개하자면, 그건 바로 따끈한 순대다. 적당한 기름기에 부드러운 질감, 고소한 첫맛과 쌉싸름한 뒷맛의 잘 만들어진 순대는 레드이건 화이트이건 거의 모든 와인에 어김없이 잘 어울리는 그야말로 마법의 마리아주 되시겠다.

[장지호 한국외국어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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