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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in Biz] 제약회사가 미술관 짓는 나라
기사입력 2017.02.17 0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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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이면 세계경제포럼(WEF)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다. 올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면서 관심이 증폭됐다. 스위스는 다보스포럼뿐 아니라 바젤월드(시계)와 바젤아트페어(미술) 등 다양한 이벤트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세계의 많은 이들을 모이게 한다. 스위스는 원래 용병 파견으로 먹고살던 가난한 국가였지만, 지금은 인구 800만의 창의적인 강소국으로 자리매김했다. 15세기 이래 로마 바티칸의 근위병은 아직도 스위스 가드를 쓰고 있다.

루체른에 가면 암벽을 파서 새긴 상처받은 사자상이 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왕실을 지키다 죽어간 750여 명의 스위스 용병의 신의와 죽음을 기리는 조형물이다. 휴가로 죽음을 모면한 용병장교가 이들을 기리기 위해 모금하여 만든 기념비다.

이렇게 가난했던 스위스는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대학살(1572) 이후 프랑스에서 피난 온 위그노들의 기술과 목숨을 건 용병들의 신의가 결합돼 정밀과 신용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특히 라인강의 3국 국경에 위치한 바젤은 16세기 북유럽의 종교개혁을 피해 온 가톨릭 장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장인 길드와 무역이 번성하였고, 인쇄업, 염직가공업 등이 발달하며 금융도시로 재탄생했다. 바젤은 성서를 인쇄하면서 종이산업과 염직산업에 경쟁력을 갖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화학약품산업이 성장하면서 세계적 제약회사들을 성장시켰다.

이들 중에는 1930년대 세계 최초로 대규모 인공비타민C를 합성한 제약회사 호프만 라로슈(현 로슈)가 있고, 그들의 후원으로 세계 최고의 건축가그룹 헤르초크 앤드 드뫼롱(H&dM)이 설계한 샤우라거(Schaulager) 미술관(2003)이 있다. 이는 독어의 `schauen(보다)` 동사와 `lager(창고)`의 두 단어를 합쳐 만든 조어로 `보는 창고`라는 의미다. 입지부터 특이하게 산업단지에 자리 잡고 있고, 주 입구 형상은 무대가 파고 들어간 듯한 모습으로 이 지역의 흙을 섞은 노출콘크리트 재료를 사용해 주목을 받았다. 샤우라거 미술관의 취지는 `지금 당장은 이해되지 않지만 미래 지향적인 표현 방법으로 미술 작품을 구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한다`라는 설립 선언문이 잘 대변해 준다.

호프만 라로슈 창업주의 아들 임마누엘 호프만은 건축가의 딸이었던 아내 마야 호프만과 신혼부부 시절부터 미술품을 수집해왔다. 1932년 남편이 바젤에서 철도차량사고로 사망하자 마야는 1933년 남편을 추모하며 그가 컬렉션했던 작품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을 지원하는 임마누엘 호프만 재단을 만들었다. 매년 6월 바젤아트페어가 열리면 샤우라거에 이 호프만 재단의 컬렉션과 기획물들이 전시된다. 최근 로슈는 바젤에 초고층 사옥을 신축했는데 이 역시 건축가 그룹 H&dM이 설계하였다.

세계 1위의 제약회사인 노바티스 역시 바젤에 자리 잡고 있다. 노바티스는 자신들의 캠퍼스를 새롭게 조성하면서 H&dM은 물론 프랭크 게리, 안도 다다오, 세지마 가즈요, 알바로 시자, 렘 콜하스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하나씩 건물을 설계하도록 했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이 캠퍼스 투어는 바젤 관광의 핵심 프로그램이 됐다.

문화 창조란 편 가르기가 아닌 자본 축적과 문화 누적의 켜를 필요로 함을 절감하게 된다. 모처럼 올 9월 서울에서 열리는 UIA 2017 세계건축대회가 올바른 건축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천의영 경기대 교수·광주 폴리Ⅲ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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