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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서로가 가진 자원 훤히 알때 구성원간 협동·배려 커진다
기사입력 2020.09.10 0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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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사회적 협동과 배려가 중요해 보이는 시절도 없는 듯하다. 나 하나만 규칙을 지키고 타인을 배려한다고 해서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는 건 아니라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도 절감하니 말이다. 하지만 굳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라 하더라도 협동과 배려는 거대 사회를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그런데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도움이 필요한 상대를 외면하는 것만이 이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움이 필요 없는데도 도움을 요청하는 것 역시 이기적인 모습이다. 심리학자들은 전자를 인색, 후자를 탐욕이라고 각각 부른다. 둘을 합치면 이기심이다. 그런데 이 이기심은 타고날 수도 있겠지만 상황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음을 심리학자들은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대표 격이 될 수 있는 연구 한 편이 최근 발표됐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의 심리학자 스콧 클라센스(Scott Claessens)의 연구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연구진은 사람들에게 70마리 소를 키우는 과제를 부여했다. 일종의 관리 게임인 셈이다. 관리에 실패해 64마리 미만으로 떨어지면 게임에서 탈락한다. 소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라운드가 지나가면서 일정 양만큼 늘어난다. 그런데 이때 무작위적으로 단계마다 20% 확률로 재난이 발생하며 이럴 때마다 소를 잃는다. 따라서 참가자들은 파트너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상대방의 도움 요청에 응할 수도 있다. 자신이나 상대방의 소가 64마리 미만으로 감소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런데 여기에서 참가자들은 두 종류 상황 중 하나에 속하게 된다. 자원 공개 조건에 있는 참가자들은 자신이 지닌 소 무리의 크기를 상대방도 볼 수 있다. 반면, 자원 비공개 조건에 있는 참가자들은 그 크기를 상대방이 절대 볼 수 없고 그 사실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이 두 종류 상황에서 사람들의 행동에는 분명한 차이가 관찰됐다.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공동체의 협동과 공생을 지키는 데 필요한 규칙이 최소 두 종류 있다. 첫째,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상대방에게 요청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도 요청하면 당연히 이는 `탐욕`이다. 둘째, 상대방이 도움을 요청하고 나에게 그럴 여력이 있다면 기꺼이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는 `인색`한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탐욕과 인색의 빈도와 정도가 상황에 따라 언제 어떻게 커지는가를 관찰했다.

결과는 확연한 차이로 나타났다. 자신의 자원을 공개하지 않는, 즉 숨겨진 자원을 가진 사람들은 공개된 자원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도움을 요청할 때 훨씬 더 많은 소를 가지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소를 요청했다. 게다가 이들은 도움을 요청받을 때는 그 요청을 거부할 가능성도 높았고 설령 받아들인다 해도 훨씬 적은 소를 상대방에게 제공했다. 즉 사람들은 자신에게 숨겨진 자원이 있을 때 더 탐욕스럽고 인색했던 것이다.
이 결과는 온라인에서 게임 형태로 했을 때와 통제된 실험실에서 했을 때 모두 안정적으로 관찰된 결과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 사회나 조직 내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지닌 것을 타인들이 볼 수 없거나 은밀하게 숨길 수 있는 상황에 있을수록 더욱 욕심을 부리고 더욱 인색하게 구는 경향성이 높아진다. 그러니 구성원들로 하여금 서로 더 협동하고 배려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가 가진 다양한 자원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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