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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목표 클수록 중도 포기 쉬워…게임처럼 한단계씩 밟아가야
기사입력 2020.09.03 0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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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개인이나 조직에서 늘 물어보시는 질문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왜 우리는 막판에 힘이 달리는 걸까요?" 혹은 "왜 저는 후반전에 약할까요?" 실제로, 처음에는 야심 차게 시작을 하고 꽤 진도가 나가더라도 결국 후반부의 중요한 시점에 동력을 상실해서 허탈하게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신다. 정말 노력 부족일까? 아니면 기량이 부족해서일까? 하지만 비슷한 노력과 기량으로도 목표에 매우 수월하게 다가가고 결국 달성하는 타인이나 타 조직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결론은 목표를 하나만 설정해서 탈이 난 것이다. 궁극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목표지점에 비해 현재 상태에 상대적으로 더 가까운 이른바 마중물 목표들을 몇 개 더 중간에 설정해 놓아야만 한다. 이 점에 소홀했기 때문에 동력을 상실했던 것이다.

최근 이 질문에 상당히 속 시원한 대답을 해주는 연구 한 편이 발표됐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의 심리학자 스콧 마우라 교수 연구진은 사람들이 다양한 일들을 해 나감에 있어서 목표를 어떻게 그리고 몇 개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최종 목표에 도달할 가능성에 크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현재 체중이 90㎏인 사람이 75㎏까지 감량하려고 한다. 사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상당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자! 이제 75㎏이 될 때까지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자`라고 목표를 단일하게 설정하면? 십중팔구는 중간에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 반면, 목표를 이렇게 잡으면 어떨까. `일단 85㎏으로 1차적으로 가자. 그리고 다음 단계는 80㎏이다. 그리고 최종 지점은 75㎏.` 이렇게 세 개의 목표를 설정한 경우에는 다이어트의 성공 확률이 급격하게 올라갔다. 왜일까? 목표를 이렇게 최종 지점 하나가 아닌 일종의 `범위`로 잡으면 심리적으로 훨씬 몰입하기가 쉬워진다. 왜냐하면 중간중간에 성취감이라는 정신적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최종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목표 지점은 매우 이상적이다. 따라서 현실 상태와는 매우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 이상적인 지점에 다다른 자신은 굉장한 자부심을 지닌 상태일 것이고 현실의 자신은 그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이를 두고 심리학자들은 이상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라고 부른다. 두 자아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고 싶어 한다. 전자는 또 다른 성취를, 후자는 어떻게든 안주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주하고자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작은 목표라도 `달성`했다는 성취감을 필요로 한다. 그래야 점진적으로 자신을 이상적 자아로 바꿀 수 있으며 다음 도전을 하고픈 동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임이 재미있고 계속하게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게임은 스코어라는 다소 지루한 단일 목표와 더불어 스테이지나 미션이라는 별도의 작은 목표들을 다수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100만점이라는 엄청난 스코어를 달성하고 싶은 게이머가 있다고 해보자. 당연히, 굉장히 여러 번 그 게임을 해야만 100만점이라는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
따라서 중간중간 실수와 좌절이 얼마나 많겠는가. 따라서 100만점이라는 고지 하나만 게임 속에서 제시되면 많은 게이머들이 결국 그 게임을 포기하고 그만둘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영리한 게임 제작자들은 100만점으로 향해 가는 중간중간에 계속해서 `스테이지`나 `미션`이라는 마중물 목표를 여러 개 설정해서 돌파할 때마다 갑자기 축하나 달성을 의미하는 즐거운 음악과 함께 `스테이지 클리어` 혹은 `미션 컴플리트`라는 문구를 화려하게 보여준다. 목표를 앞에 두고 중도 포기하는 모습이 속출한다면 그 사람을 탓하기 전에 목표의 수와 종류를 얼마나 단순하게 설정했는가부터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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