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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in Biz] `걸리기 전까지 먹는다`…스포츠 도핑의 흑역사
기사입력 2017.06.16 0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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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세계에서 도핑(doping)이 주는 유혹은 강렬하고, 결과는 달콤하다. 물론 대부분은 파국으로 끝나기가 쉽다. 그러나 몇 년 전 미국의 한 잡지가 실시한 설문에서 `특정 알약을 먹는 다면 반드시 금메달을 딸 수 있다. 그러나 7년 후 부작용으로 죽는다. 당신은 이 약을 먹겠는가`라는 질문에 80%가 넘는 선수가 복용하겠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그만큼 매혹적이다. 도핑은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금지된 약물을 사용하는 행위인데 테스트만 통과한다면 이루고자 하는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어 금지된 선을 넘기가 쉽다. 이 때문에 도핑 문제는 단순히 죄를 지은 범인과 이를 잡으려는 조직 간의, 선악이 분명한 단순 수사극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범죄 원인이 단순하지 않듯이 스포츠 도핑도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스포츠 비즈니스와 관련 있는데, 개인의 욕망이 출발점이지만 거대한 스폰서의 압력이 작동하고 팬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절박감도 있으며 팀(원) 간 경쟁과 알력도 얽혀 있다. 과거의 동독은 물론 최근 러시아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때로는 국가가 조직적으로 관여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범죄심리스릴러이면서 동시에 음모가 판치는 월스트리트 리포트이기도 하며 과학이 등장하는 SF이기도 하다. 이 첨예한 음모를 막기 위해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같은 조직은 이를 통제하기 위해 과거까지 추적하고 있으며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올해 도핑 방지를 위한 모바일 앱까지 출시했다.

사실 쫓고 쫓기는 `더러운 숨바꼭질`인 도핑의 역사는 꽤나 길다. 스칸디나비아 신화에는 정신이상을 감수하고 힘을 키우기 위해 광대버섯을 섭취하는 모습이 등장하고 고대 그리스 올림픽의 또 다른 이름은 도핑 올림픽이다. 심지어 로마의 전차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도 특정 풀을 달인 차를 마시고 말을 몰았다. 근대에 들어서는 다양한 약물이 등장했는데 1807년 런던에서 열린 장거리 경주에 참가한 선수는 아편을 먹고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경기해 500마일을 완주했다는 보고가 있다. 1865년 수영 경기에서 카페인 섭취가 문제가 된 이후 1887년 암페타민이 발견됐고 1930년대 테스토스테론, 1950년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 고통을 줄이고 피로를 감소시키는 약물은 끊임없이 공급됐다.

도핑은 스포츠를 불균등하게 만들어 온 여러 주범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일부 스포츠 선진국(또는 과학기술 선진국)이 도핑을 주도적으로 실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먼저 개발해 (발각되기 전까지) 효과를 즐긴 선수(국가)` 명단에는 옛 동구권뿐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도 꽤 들어 있다. 이들은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허점을 파고드는 신제품 또한 이들 나라에서 여전히 개발·발굴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BBC는 2014년 스테로이드같이 신체적으로 영향을 주는 금지 약물이 아닌 정신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약을 사용하는 브레인 도핑(brain doping)에 대해 보도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필요한 약을 먹고 경기 중 집중력을 높인다는 등의 내용이다. 급기야는 지난해 네이처가 브레인 도핑에 대한 확장된 개념을 게재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 등에서 진행 중인 연구인데 운동을 관장하는 두뇌의 특정 부위에 전기 자극을 줘 선수의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즉 두뇌에서 `아직 더 뛸 수 있다`는 신호를 줘 자전거 페달을 더 오래 밟게 한다거나 스키점프 선수의 균형감과 점프력을 증진시키도록 두뇌를 자극하는 것이다. 논란은 있겠지만 다른 차원의 도핑일 수 있다는 점에 힘이 실린다. 새로운 실험과 기술에 대한 노력은 인정한다. 아직까지는 효과도 불확실하다.


그러나 `도핑 제국주의`의 다른 모습이 나타나는 것 아닌가 염려스럽다. 약물에 관해 기술적으로 앞선 나라들이 상당 기간 비교적 자유롭게 도핑을 사용하며 국위선양(?)에 활용해 왔는데 이를 제재하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브레인 도핑 또한 이와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칠 것이라 예상된다.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정보기술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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