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제
  • mbn
  • 매경TV
  • 매경이코노미
  • luxmen
  • citylife
  • M-print
  • rayM
뉴스  ·  증권  ·  부동산  ·  비즈&  ·  교육  ·  스타투데이  · 
10월 31일 (토) MK thebiztimes
전체기사주별보기
경제용어 웹검색
Cover Story 바로가기 View&Outlook Case Study 바로가기 Trend 바로가기 Insight 바로가기 Human in Biz 미니칼럼 바로가기 Edu Club 바로가기

allview HOME > 20161209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Biz times] 잘못했을 때도 "죄송합니다" 잘못없을 때도 "죄송합니다"…이런 기업, 고객은 떠난다
[Cover Story] `사죄 없는 사과사회` 저자 숀 오마라 영국 에센셜 콘텐트 CEO

가짜 사과는 하지마라…진짜 사과는 이런거다

1982년 타이레놀 독극물 테러
제품 3000만병 전량수거·검사
대표는 광고나와 "폐기하세요"
총 1억달러들여 사태확산 막아
기사입력 2020.09.17 04:04:01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기업들은 비난을 받으면 해당 비난의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사과부터 하고 싶어하는 사과 충동(apology impulse)에 빠집니다."

영국의 PR·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 `에센셜 콘텐트`의 최고경영자(CEO) 숀 오마라는 최근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와 서면으로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영국 맨체스터대 경영대학원의 조직심리학 교수인 케리 쿠퍼와 함께 2년 동안 기업들의 공개 사과를 연구조사했고, 그 결과 많은 기업이 무작정 사과부터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발견했다. 심지어 일부는 진정한 사과조차 아니었다.

두 사람의 연구조사 결과는 최근 국내 출간된 공동 저서 `사죄 없는 사과사회(원제 The Apology Impulse :How the Business World Ruined Sorry and Why We Can`t Stop Saying It)`에 담겼다.

인터뷰에서 오마라 CEO는 기업들이 사과 충동에 빠지는 큰 이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소셜미디어 세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자사의 진짜 고객을 구분 짓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진짜 고객이 아닌, 소셜미디어의 `댓글 부대`가 자사를 비난해 기업 명성에 금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기업들은 일단 사과부터 하고 본다는 것이 오마라 CEO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사과가 아닐 수 있다. 오마라 CEO는 진정한 사과는 "짧고, 직접적이고(direct), 전문용어를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마라 CEO와의 일문일답 내용.

―기업은 잘못, 실수하거나 실패하게 됐을 때 어떻게 사과 충동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세 가지 질문을 해야 한다. 첫째는 `우리가 잘못하거나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다. 둘째로 물어야 할 질문은 `해당 잘못이나 실패의 강도는 얼마나 큰가?`다. 마지막으로 `해당 잘못이나 실패를 어떻게 고치고 만회할 수 있을까?`다.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후에 기업들은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중에게) 전해지는 사과는 거의 아무 쓸모없는 사과다.

―사과 충동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가.

▷적어도 매일 한 번씩은 일어난다. 2018년 1월을 되돌아보면 그달 기업의 사과 건수는 35개다. 최근 사과 충동에 빠진 기업의 예로 넷플릭스가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새로 선보일 프랑스 영화 `큐티스(Cuties)`의 예고편과 포스터를 공개했다(현재 큐티스는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큐티스는 보수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라온 11세 소녀가 자유로운 영혼의 소녀를 만나고 춤을 추며 꿈을 꾸는 내용의 영화다.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를 다뤘지만, 프랑스판 포스터와는 완전 다르게 넷플릭스가 공개한 포스터는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11세 소녀를 대상으로 한 성 상품화를 연상케 하는 포스터가 공개된 후 사람들은 `소아 성애자를 위한 영화 같다`며 넷플릭스에서 영화가 상영되지 못하게 해달라는 청원이 있었다.

이에 대한 넷플릭스의 반응은 어땠을까. 넷플릭스는 트위터 계정에 다음과 같이 사과문을 올렸다. "영화 `큐티스` 홍보를 위해 부적절한 포스터를 사용한 점에 대해 깊게 사죄 드립니다. 이는 괜찮지 않은 행동이었습니다. 독립영화를 다루는 국제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의 `월드 시네마 드라마틱 디렉팅` 부문 수상작을 대표하는 홍보 포스터도 아니었습니다. 현재 영화 포스터와 영화 설명 부문은 수정된 상태입니다"고 전했다.

이는 전혀 설득력이 없는 사과문이다. 넷플릭스는 홍보마케팅 전략을 짜고, 회의를 거쳐 해당 아이디어가 선정돼 진행시켰다.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모으기 위해서 적정선을 지키지 못해 비난받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사과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해달라.

▷저서에서도 설명했듯이 크게 세 단계가 있다. 우선 해당 잘못이나 실수가 기업이 사과해야 할 일인지 결정해야 한다. 내부 정책 등을 토대로 정직한 자기반성 시간을 갖고 실제 기업이 잘못한 일인지를 따져야 한다. 만약 기업이 잘못한 게 아니라면, 사과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사과를 요구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무언가라도 얘기해야 한다면, 사과 대신 설명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2017년 7월 제트블루는 항공기 안에 있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행동을 한 일가족 다섯 명을 항공기에서 쫓아냈다. 이때 제트블루는 해당 가족에게 사과하는 대신 상황을 설명했다. 제트블루 대변인은 `데일리메일`을 통해 제트블루 임직원들이 해당 가족의 탑승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똑같이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문제를 제기한 가족의 어머니가 가족들을 쫓아낸 제트블루 승무원들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졌지만, 여론은 제트블루 편이었다.

두 번째 단계는 얼마나 미안해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특정한 잘못이 기업의 탓이라고 판단되면, 어느 정도 강도의 표현으로 사과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소한 잘못인데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 사과는 과장돼도,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떠넘겨서도 안 된다.

마지막 단계는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를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우선, 기업이 사과를 해야 한다면 직접적으로 죄송하다고 말해야 한다. 또한 기업이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인지, 아니면 (기업의 잘못으로 피해를 본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할 것인지 등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사태를 바로 잡기 위한 구체적 전략도 짜고 실행해야 한다. 1982년 시카고에서 타이레놀 캡슐을 복용한 후 7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누군가가 타이레놀 캡슐에 청산가리를 주입해 발생한 사건이다. 타이레놀 제조사 존슨앤드존슨의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제임스 버크는 미국 전역에서 판매 중이던 타이레놀 제품을 모두 다 회수했다. 1억달러를 들여 타이레놀 제품 3100만병을 회수한 것이다. 그리고 TV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타이레놀 캡슐을 폐기하라고 말했다. 시카고 밖에서는 오염된 타이레놀 캡슐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사과는 그 의미를 상실할 수도 있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진정한 사과란 어떤 것인가.

▷진정한 사과는 짧고, 직접적이고, 전문용어를 배제한다. 대개의 사과문은 `(기업의) 가치` `목표 달성 실패`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조직이 무언가를 잘못하거나 실패했을 때 전하는 사과는 잘못이나 실패의 이유를 설명하고, 그로 인해 고객들이 어떠한 피해를 입었는지 인정하며, 해당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저서에서도 말했지만, 진정한 사과를 한 기업의 예로는 미국의 항공사 제트블루가 있다. 2007년 2월 14일, 진눈깨비로 인해 제트블루의 비행기들은 활주로에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당시 제트블루 측은 일부 기상 예측을 기반으로 진눈깨비가 비로 바뀔 것이라고 판단하고 승객 탑승을 진행했다). 장시간 플랫폼에서 기다린 사람들도 있었고, 비행기 안에 갇혀 기다린 승객들도 있었다. 결국 기상악화로 닷새 동안 1000여 편의 제트블루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이때 제트블루는 대규모 결항에 대한 대비책 마련과 고객과의 소통에 실패했다. 이후 제트블루 설립자이자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데이비드 닐먼의 편지가 공개됐다. 닐먼 CEO는 `친애하는 제트블루항공 고객 여러분, 죄송하고 당혹스럽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보다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사과문을 시작했다. 그리고 항공 결항의 원인을 밝히고, 고객들이 입은 피해를 인정하고 설명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향후 항공 운항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설명하는 `제트블루 고객 권리장전`을 내놓았다. 닐먼 전 CEO의 사과문에서는 `실수` `통제할 수 없는 요인` 등의 단어가 없었다. 그는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고 상황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기업의 사과는 리더가 전달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잘못의 원인을 제공한 조직원이 직접 사과하는 게 더 효과적일까.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조직 리더가 대표로 사과하는 것이 가장 좋다. 리더가 대표로 사과하면 조직 전체가 해당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가 나타난다.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기업이 사과를 할 최적의 시간이 따로 있나.

▷물론 사과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업은 즉각적으로 사과하지는 않아도 된다. 미국 오벌린대의 신시아 프란츠 교수와 현재 로펌 홀랜드 앤드 나이트의 변호사인 코트니 배틀리너의 연구논문 `일찍 사과하는 것보다 늦게 사과하는 것이 낫다`에서 사람들이 즉각적 사과는 무성의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 나타났다. 그래서 기업이 사과를 하려면 우선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고 정확히 무엇을 잘못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하지만 자기반성의 시간은 너무 오래도록 가져서도 안 된다. 사과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기업이 사과하는 것을 잊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사과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사내변호사가 `사과를 하지 말라`고 조언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사과를 하고 잘못을 인정하면 사람들이 해당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소송을 건다. 기업으로부터 보상을 받기 위해 소송을 거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입장을 기업이 들어주고 이해해주기 바라는 마음에 소송을 낸다. 그런 이유로 (고객들이 소송을 걸기 전) 기업이 먼저 사과를 하고 고객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표현하면, 해당 기업이 소송당할 확률은 낮아진다.

기업이 사과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잘못한 것이 무언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2018년 8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모란디 다리가 붕괴돼 43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교량을 책임지고 있던 이탈리아 유료도로 사업체 오토스트레이드퍼 이탈리아는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했지만, 공식적으로 명쾌하게 사과하진 않았다. 기자회견에서 당시 CEO였던 지오바니 카스텔루치는 "사과와 책임은 서로 연결된 것입니다. 누구든 자신이 책임을 느낄 때 사과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교량 붕괴의 명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기에 분명한 사과 대신 이렇게 말을 하며 입장을 밝힌 것이다.

―가짜 뉴스의 등장으로 기업들은 다양한 루머에 시달리기도 한다. 가짜 뉴스가 발생하면 기업은 진짜 자사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대중에게 사과해야 할까.

▷절대로 사과해서는 안 된다. 부도덕적인 조직들은 소비자의 불만을 무기 삼아 (가짜 뉴스를 만든 후) 경쟁사가 실제로 행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 사과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나쁜 PR 전략을 세워 경쟁사에 해를 끼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짜 뉴스의 희생양이 된 기업이 사과한다면, 이는 자사의 `사과 기록`에 남고 뉴스에도 전파되기 때문에 절대로 가짜 뉴스에 대해 사과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시대에 오프라인 소통보다 온라인 소통이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오프라인 사과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경향이 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사과가 시작되면서 사과의 의미가 퇴색됐다. `미안하다`는 말의 본래 의미가 차츰 사라졌다. 저서에서도 말했듯이, 기업이 잘못했을 때 진정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대중에게 사과를 하기보다는 이제 사과는 일종의 기업 홍보 활동이 돼버렸다.

▶▶ 숀 오마라 CEO는…

영국 센트럴랭커셔대(University of Central Lancashire)에서 현대음악을 전공하고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5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PR·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 `에센셜 콘텐트`를 설립하고 현재 대표로 재직 중이다. `기업문화에 대한 흥미`라는 공통점이 있는 케리 쿠퍼 교수와는 몇 년 동안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던 사이다. 공동 저서 `사죄 없는 사과사회`는 원래 오마라 CEO가 홍보 시점에서, 쿠퍼 교수는 심리학 시점에서 기업의 사과와 관련해 기고를 하려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윤선영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최신기사

빈칸
PDF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