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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Focus] 흔들리는 韓보험산업…`블루오션` 펫·모빌리티보험 눈돌려라
日다이이치, 설계사 의존않고
디지털 헬스케어 등 상품 특화
7년간 금융권서 가장 高성장

韓보험사들, 자본확충 부담에
매물 쏟아지며 위기 커졌지만
고령화시대 맞춤상품 수요↑

사업모델 혁신에 매진하고
高비용구조 개편땐 성장 기회
기사입력 2019.12.05 0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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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한동안 정체된 듯했던 보험업계가 최근 들썩이고 있다. 전체 보험사 중 3분의 1이 주인이 바뀌었거나 바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니 그야말로 업계 재편 소용돌이다. 올 한 해에만 다섯 개 보험사가 새 대주주를 맞았다.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했고,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했다. 또 MG손해보험 대주주가 곧 JC파트너스로 변경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KDB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은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국내 사업 철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이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가까운 미래에 동양생명, ABL생명 그리고 교보생명이 M&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정도면 빅뱅 수준인데, 막상 또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는다.

보험은 이제 더 이상 매력적인 비즈니스가 아닌 걸까. 매수자들이 미온적인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제도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과 보험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 변화 때문이다. 보험업계에는 2022년부터 신재무회계(IFRS17)와 신감독회계(K-ICS) 제도 도입이 예상된다. 이에 따른 경영 방식 변화와 자본 확충 부담 증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 고령화·저금리 기조도 자본이 보험사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하지만 한국 보험산업의 가치 창출 능력과 잠재력을 생각하면 우려가 과해 보인다. 세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매물이 많지만 성과가 나빠서 나온 매물이 아님을 생각해야 한다.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오렌지라이프), 금산분리(롯데손해보험) 문제,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의 위탁경영 종료(동양생명·ABL생명), 주주 간 법적 분쟁(교보생명) 등 대부분 지배구조 관련 특수 사유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런 이슈가 동시에 불거져 한꺼번에 매물로 쏟아져 나왔다.

아울러 새로운 제도 도입이 실제로 끼칠 영향의 크기를 냉정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신재무회계와 신감독회계 도입은 보험업의 근본 패러다임을 바꾸고 보다 건강한 자본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변화다. 그런데 제도 도입 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지나쳐 보험사 가치가 실제보다 평가 절하된 측면이 있다. 유럽에서도 2016년 신감독회계(Solvency-II)를 도입했는데, 유럽 대표 보험사 주가는 도입을 앞둔 2~3년 동안 크게 하락했다가 도입 직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다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2년 신제도 적용을 앞둔 2019~2021년이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감으로 업권 전체가 저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은 시기다.

마지막으로 고령화와 저금리는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근본적인 보험 수요를 증폭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고령화가 진전되면 될수록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건강하고 풍요롭게 장수하는 `삶의 질`이 중요해진다. 그런데 `종신`이라는 개념으로 죽기 전까지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또 건강한 삶을 위한 보장을 담보하는 유일한 금융산업이 보험이다. 또한 디지털 혁명과 글로벌화 등은 전에 없던 새로운 보험 수요를 폭발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반려동물 보험, 드론이나 고가의 자전거 등에 대한 보험, 공유형 모빌리티 관련 보험, 사이버 리스크 등에 대한 보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보면 문제는 공급자, 즉 보험사에 있는 것이지 고령화 저금리라는 시장 환경에 있는 것이 아니다. 수요는 넘치는데 보험사가 고질적인 고비용 구조와 자산운용·리스크 관리 역량 부족으로 수요를 만족시킬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비용 구조를 개편하는 보험사에는 시장을 선점하고 손익을 개선해 승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우리보다 20년 앞서 저성장·저금리를 겪은 일본 보험사들의 성공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일본 보험업계는 1999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여러 개 보험사가 줄도산을 하는 등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007년을 전후해 선도 보험사를 필두로 과감한 혁신이 시도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 결과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일본 전체 금융업권에서 고성장을 하고 높은 자본효율성(ROE)을 창출한 업종 1~2위는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이었다. 다이이치생명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보험사가 성장하려면 설계사 등 기존 채널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새 고객과 상품을 발굴해야 한다는 원칙을 실행하기 위해 과감히 사업구조를 다시 짰다. 소비자 수요나 상품 경쟁력이 아니라 설계사 등 판매 채널에 의존하던 방식을 버리려니 기존 오퍼레이션과 영업 모델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네오퍼스트라이프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건강보험과 디지털 헬스케어에 주력하게 했고, 기존 다이이치생명은 종신보험 등 전통적인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를 통해 채널 간 충돌을 방지하고 상품마다 특성에 따라 최적 비용 구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새로운 기회를 제때 포착하고 기민하게 변신한 보험사 중심으로 일본 보험 시장은 재편됐고 이들이 전체 보험산업 성장성과 수익성을 견인했다. 그 결과 보험업이 금융권 중 가장 고성장하는 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 보험사 역시 잠재력이 높다. 최근 업계 재편은 단순한 주주 교체라기보다 혁신의 활력을 불어넣고 보험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선순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미래는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장권영 보스턴컨설팅그룹 MD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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