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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늘 같은 대답을 한다고 꼭 믿을만한 건 아니다
기사입력 2016.12.09 0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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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리더들이 믿을 만한 부하를 원한다. 반면 대부분의 리더가 믿었던 부하에게 배신당한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일이 좋지 않게 끝났을 때 믿었던 부하의 배신으로 인해 그렇게 되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런데 심리학 연구들을 종합하면 그 책임을 `믿었으나 배신한 부하`에게 쉽게 떠넘기는 리더에게 그리 관대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여기에도 매우 자의적인 착각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어떤 설문지를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사회과학에서 관련된 통계를 배우는 학부생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사항 중 하나가 신뢰도와 타당도다. 신뢰도(reliability)는 그 설문지가 반복해서 측정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가이다. 즉 일관성을 의미한다. 타당도(validity)는 그 설문지가 정말로 측정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측정하는가이다. 따라서 정확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둘은 명확하게 구분되어야 하며 결코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보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신뢰도가 높다고 해서 타당도도 높을 것이라는 착각이다. 즉 일관적인 결과가 나오면 정확하고 더 나아가 타당해 믿을 만하다는 오류인 것이다. 이를 두고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타당함의 착시(illusion of validity)라고 부른다.

일관적인 대답이나 결과를 내놓는 사람이나 사건을 보게 되면 그 일관성만으로 자신이 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는 착각의 경향이 커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1학년 학점이 거의 대부분 B인 학생과 A와 C가 각각 비슷한 수의 학생을 놓고 최종 졸업 학점을 예측하게 한다. 그리고 하나를 더 묻는다. 자신의 예측에 얼마나 자신감이 있는지 말이다. 즉 얼마나 믿을 만한가를 묻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 예측의 정확도와는 무관하게 전자의 학생에 대한 예측에 대해 더 큰 자신감을 보이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현상은 물건, 사람, 자연 현상 등 거의 모든 대상에 대해 이후 수많은 연구들에서 반복 관찰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같은 대답이나 결과가 나오는 통계적 신뢰도가 부지불식간에 정확한 내용과 관련된 타당도에 쉽게 전염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같은 대답을 하는 사람을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상황이나 조건이 바뀌었기 때문에 다른 방식과 행동을 취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늘 같은 그 말은 아첨과 같은 달콤한 말이거나 일어나는 상황을 보지 못하게 하는 눈가림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간혹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성실하고 진실한 사람`이라고 늘 말하면서도 정작 뛰어난 능력과 정확한 식견을 가진 사람은 중용하지 않고 몸종형이거나 돌쇠형, 혹은 아무 말 없이 그냥 말하는 대로 심부름 하는 사람만 좋아하는 리더들을 보게 된다. 이런 리더들이 대부분 일관적인 대답을 하는 부하를 믿을 만한 부하로 착각하는 부류에 해당한다.
그러니 자신이 믿을 만하다고 착각하는 부하에게 배신당했다는 식으로 자기의 책임을 줄여보려고 하는 리더가 더더욱 미워지는 것이다.

굳이 리더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돌아보자. 늘 같은 행동과 말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착각을 우리가 하고 있지 않은지. 더 나아가서 그 착각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부하들이 무엇을 잘못하면 `배신`당했다고 피해자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지 말이다. 결국은 그런 사람들만을 내 곁에 둔 나의 죄인데도 말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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