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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Focus] 엔터 산업의 규칙을 흔든 K-팝의 힘
스타 직접 육성등 비즈니스 모델 차별화
전략적 장기 인재관리·치열한 내부 경쟁
소셜미디어 통해 팬과의 관계 재정립을
영어·일어 앨범…지역맞춤형 전략 추구
기사입력 2016.12.09 0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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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조회 수가 26억건을 돌파한 싸이(PSY)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강남스타일은 2012년 전 세계적인 히트곡이 되면서 K팝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최근 가수 싸이의 세계적인 히트곡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조회 수 26억뷰를 돌파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그룹 빅뱅은 미국의 경제 매거진 포브스가 선정한 2016년 최고수입 셀러브리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빅뱅의 수입은 4400만달러(약 513억 원)에 달한다.

일부는 케이팝(K-Pop)이 유튜브에서 몇몇 뮤직비디오가 유명하게 알려진 정도, 혹은 일시적인 문화적 현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 잘 짜인 안무, 비주얼 측면의 강조 등 콘텐츠 측면에서 강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 케이팝의 성공을 전부 설명하기는 어렵다. 케이팝의 전 세계적인 성공은 단기간에 이루어진 우연도 아니고 흥미로운 문화적 현상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요소가 케이팝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을까? 잘 살펴보면 케이팝은 비즈니스 혁신을 꿈꾸는 많은 기업에 다음의 네 가지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첫째, 비즈니스 혁신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한다. 즉, 기존의 경쟁 체제 하에서 이기는 기업이 아니라 새로운 자기만의 게임 규칙을 만들어 경쟁을 압도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관점의 엔터테인먼트산업 비즈니스 모델은 스카우트나 오디션을 통한 `재능찾기(talent finding)`에 기반하고 있었다. 그러나 케이팝의 비즈니스 모델은 잠재력을 가진 어린 나이의 연습생들을 발굴하여 이들을 발전시키는 `재능육성(talent making)`에 기반하고 있다. 어떤 해외 음악 제작사들도 케이팝 모델처럼 수년 간에 걸친 인내력을 가지지 못한다. 사업모델이 인재 육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기획사들은 철저한 기획 과정을 거쳐 회사가 의도한 바대로 원하는 아티스트들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고, 특정 연예인에게 의존할 필요도 없다. 케이팝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 마치 구매-공정-판매의 단계를 거치는 제조업체의 그것을 보는 듯하다.

애플, 아마존, 우버 등 혁신을 주도한 글로벌 기업들은 기존의 패러다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이를 넘어선 새로운 게임의 규칙들을 내세웠다. 제품의 기능성이 아닌 고객 경험에 중점을 둔 애플, 미국의 전통적인 유통채널을 완전히 붕괴 시켜버린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둘째, 비즈니스 혁신은 전략적인 인재관리(talent management)를 요구한다.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든다는 케이팝 회사들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전략적 인재관리가 필수적이다. 한국의 기획사들은 이미 준비된 스타가 아닌 스타로 키울 수 있는 9~10살의 어린 아이를 찾는다. 이 역시 단순한 선발 과정은 아니다. SM 엔터테인먼트는 매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오디션을 진행하며, 30만명 이상의 지원자 가운데에서 소수의 인원만을 선발한다.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숙소 생활을 하며 스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여러 훈련을 받는다. 이는 단순히 가창력, 안무 등 직접적인 것으로부터 연기, 외국어, 미디어 인터뷰 방법 등 글로벌 스타가 필요한 모든 사항을 포함한다. 스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보장도 없고, 언제 데뷔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이 연습생들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GE의 최고경영자(CEO)인 제프리 이멜트, 휴렛패커드의 CEO인 맥 휘트먼 등을 배출해 인재사관학교로 불리는 P&G는 핵심 인재를 입사에서부터 체계적으로 관리 육성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케이팝 회사들은 어떠한 것이 적절한 선발 과정인가, 기업이 어떻게 내부 육성을 추진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인재 육성의 과정은 지속적인 평가와 검증의 연속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셋째, 혁신은 고객과의 관계관리를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가의 문제를 수반한다. 케이팝의 중요한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저비용 고효율 채널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층과의 두터운 관계를 형성해 왔다는 점이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자신들의 소속 가수와 음원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데 적극적이며, 이는 팬들과 소통을 하는 가장 중요한 채널로 활용된다. 2010년YG엔터테인먼트 소속가수인 태양이 솔로앨범 `Solar`을 발매했을 때, 다른 전통적 홍보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도 소셜미디어만을 활용하여 북미의 음원차트를 휩쓴 것은 잘 알려져 있다. 2011년의 SM 엔터테인먼트의 파리콘서트도 효과적인 고객과의 의사소통 방식의 좋은 사례이다. 원래 기획했던 콘서트가 15분만에 매진되자, 유럽의 팬들은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플래시몹으로 추가 콘서트를 요구해 화제를 일으켰다. 팬들의 요청에 따라 SM 측은 즉각적으로 두 번째 공연을 기획했고, 이 공연 역시 10분 이내에 매진되었다. 소셜미디어는 고객으로부터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고,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다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소셜미디어의 시대에 기업들은 고객과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혁신은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요구한다. 케이팝의 경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보기 드물게 지역 맞춤형 전략을 추구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소녀시대는 한국어 가사뿐만 아니라 영어와 일본어로 된 앨범을 내면서 각 지역 소비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었다.

점점 늘어나는 외국인 아티스트들도 보다 현지 시장에 효과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서 같은 회사 소속 가수로 한국에서 활동했던 EXO-K, 중국에서 활동했던 EXO-M의 사례는 글로벌 기업이 어떻게 시장별로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해야 하는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의 경영환경은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시장의 선도자가 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케이팝의 성공은 이처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여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경영자들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유레카를 외쳤던 아르키메데스처럼 전혀 뜻하지 않은 분야에서 교훈을 얻기도 하니까.

※이 기고는 11월 Harvard Business Review 에 수록된 오원용 교수와 이무원 연세대 교수의 기고를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오원용 교수는 가수 이소라의 `생일축하해요` 등 한국 대중가요를 직접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오원용 캐나다 캘거리대 해즈케인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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